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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구입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2 본문

잡事나부랭이

기타구입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2

Dog君 2009. 5. 25. 12:38
 자, 지난번에 이어 오늘은 각종 주변 장비와 각종 소모성 용품등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주변 장비들은 당신의 사운드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들이고 유지보수용품 들은 당신의 기타가 얼마나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을지를 결정하는 물건들이다.

  그러나 우리의 기타 키드들은 이러한 부분에 대해 생각 외로 신경을 잘 안 쓰는 경우가 많으며 구체적인 구입 가이드 또한 찾아보기 힘든 관계로 반드시 일독을 권하는 바이다.

  또한 이 글 역시 지난 1편 역시 겨털로 기타치는 본인의 무지의 소치로 인해 부정확한 정보 및 틀린 정보가 곳곳에서 발견될 가능성이 다분하므로 어디 가서 이 내용으로 주름을 잡지는 말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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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스트링 (★★★★★)

  영어로는 스트링String라고 하고 한자로는 현弦, 순우리말로는 줄이라고 한다. 이 세 용어 모두 흔히 쓰이는 것이므로 잘 기억해두기 바란다. 다만 이 글에서는 좀 유식해보이는 효과를 노리기 위해 스트링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도록 하겠다.

  스트링이라고 하면 그냥 쇠로 된 줄로만 알고 있겠지만 알고 보면 이 놈도 나름대로 규격이 있다. 바로 게이지Gauge라고 하는 것인데 이것은 줄의 굵기를 의미한다. 게이지는 009, 010 등의 숫자로 표시가 되는데 이것은 6번줄(가장 가는 줄)의 굵기를 의미한다. (내 기억이 정확하다면 단면의 지름일거다.) 즉, 009라는건 6번 줄의 굵기가 0.009mm라는 뜻이다. 나머지 다섯개의 줄은 거기에 맞춰 일정한 비율로 굵기가 굵어진다고 보면 되겠다.

  그렇다면 이 굵기는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것일까.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간단하겠다. 줄이 가늘수록 잡아당기는 강도(이것을 '장력'이라고 한다)가 떨어지기 때문에 각종 테크닉을 구사하기가 쉽다. 반대로 굵어질수록 다루기는 힘들고 기타 본체에 많은 무리가 가해지겠지만 그 소리가 훨씬 더 두툼한 맛이 있다. 참고로 미국 남부 특유의 거칠고 두툼한 사운드를 자랑했던 스티비 레이 본은 013이라는 초빡센 게이지를 썼다는 점을 기억해두자.

  "그럼 기타를 잘 치는 사람일수록 굵은 걸 쓰나요?"하는 질문이 나올 수 있겠다. 하지만 소리가 두툼하다는 것 때문에 무조건 굵은 것을 선호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만큼 섬세한 사운드를 뽑기 어렵다는 뜻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후에 실전에서 사용하게 될 각종 테크닉을 구사하는데도 여러가지로 어려움이 따른다. 실제로 통기타는 일렉에 비해서 스트링의 게이지가 굉장히 높은데 해보면 알겠지만 일렉의 테크닉을 통기타에서 구사하려면 엄청난 빡셈이 수반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대부분의 보급형 기타가 010이상의 게이지를 견디질 못한다. 바디와 넥이 스트링의 강도를 이기지 못해 약간씩 휘어지는 사태가 발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보급형 기타를 사용하는 압도다수의 기타키드들은 009~010의 게이지를 선호하는 편이다. 다만 여기서 주의할 것은 스트링 게이지는 자기 마음대로 막 바꾸면 안 된다는 사실. 위에서 말한 넥의 휘어짐을 방지하기 위해 기타에 약간의 '세팅'이 필요한데, 이건 초보가 하기엔 어렵고 설명하기도 번거로우므로 반드시 주변의 기타 거성 혹은 지정 대리점 및 전문 기타 가게에 위탁하도록 하자. 따라서 기타를 구매할 때 처음 달려나오는 스트링의 게이지를 확인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본인의 기타, Sommy는 010 게이지를 달면 넥이 약간 휘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세팅을 약간 빡세게 해서 겨우겨우 010 게이지를 쓰고 있음을 참고해도 좋다.

  그 다음 중요한 것은 관리와 교체주기. 일렉의 스트링은 평화방의 통기타처럼 한번 끼워놓고 천년만년 쓰라고 말하기엔 좀 그렇다. 일단 매우 간단한 연습을 했더라도 손가락의 유분이 스트링에 묻게 되고 이걸 그냥 방치해두면 곧장 녹이 슬어버리기 때문에 비싼 돈 주고 산 스트링은 하루아침에 망칠 수도 있다. 그러니 스트링에 손을 댔다면 반드시 전용 헝겊으로 스트링을 깨끗하게 닦아주자. 교체주기는 본인이 느끼기에 소리가 예전 같지 않을 때 바꾸는 것이 정석인데, 매일매일 초열심 트레이닝을 하는 사람은 2주 만에 갈아끼우는 사람도 있다. 본인도 한창 연습 열심히 할 때는 3~6주에 한번씩 갈아끼웠지만, 요즘은 절대 그렇게 안 한다는 거. 그리고 스트링은 교체한 이후에 완전히 튜닝이 고정될 때까지 시간이 좀 걸리기 때문에(새 기타는 더 심하다) 공연 2, 3일 전에 줄을 교체하는 짓은 고압선을 물걸레질하는 것과 같은 자살행위임을 기억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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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면 과연 어떤 줄을 살 것인가. 중요한 것은 역시 브랜드. (그렇다. 기타 세계에서 브랜드는 매우 큰 힘을 지닌다. 된장남 소리 들어도 어쩔 수가 없다.) 다양한 종류가 있겠으나 선택의 폭은 본인이 사용했던 3종류 중에서 하나를 고르면 큰 문제가 없을 것 같다. 이보다 더 싼건 국산인데 그 품질이 상당히 의심스러운 수준이며, 이보다 비싸게 되면 비용부담이 너무 커진다. 본인은 GHS, Daddario, Ernie-Ball을 써봤다. GHS는 가격 대 성능비가 가장 좋은 스트링으로 알려져 있으나 코팅이 쉽게 벗겨져 조금만 관리가 소홀해도 수명이 순식간에 짧아지는 편이고, 다다리오는 그에 비해 강도가 상당히 괜찮은 축에 속하고 3개 중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쪽이다. 어니볼은 앞의 2개 보다 약간 비싸긴 하지만(+1000원) 그 수명이 가장 길다고 할 수 있다.

  어떤 게이지를 사용하고 어떤 브랜드를 사용할 것인지는 본인의 느낌이 가장 중요하다. 적어도 각 게이지와 브랜드를 3~6세트 정도를 써본 다음에 자기 손에 가장 잘 맞고 기타와의 궁합이 좋은 것을 고르는 것이 정석이다. 그렇다. 어떤 스트링을 고르느냐 역시 당신의 연습량에 달린 문제인 것이다.



2. 메트로놈 (★★★)

  원래대로라면 그 중요도가 별 다섯개를 줘도 모자람이 없는 물건이지만 여러가지 대체용품들이 있는 관계로 구매중요도에서는 별 갯수가 확 떨어지는 비운의 장비라 하겠다.

  기타 연습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테크닉? 박자? 속도? 정확성? 정답은 박자와 정확성이다. 테크닉이랑 속도는 진짜 하나도 안 중요하다. 물론 나도 TV에 나오는 멋진 기타리스트들처럼 현란한 스피드와 테크닉을 자랑하고 싶겠지만 그건 테크닉과 속도 연습을 한게 아니라 박자와 정확성 연습의 결과이다. 그리고 그 박자와 정확성을 키우기 위한 가장 중요한 장비가 메트로놈이다.

  요즘 시중에서 파는 메트로놈은 가격의 차이는 있지만 성능의 차이는 그다지 커 보이지 않고 기능의 차이도 결정적으로 중요하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메트로놈이 있느냐 없느냐지 어떤 메트로놈이냐는 그닥 중요치 않다. 메트로놈은 진짜 아무거나 사도 된다. 단 하나 살펴볼 것이 있다면, 볼륨 조절 기능이 있거나 이어폰을 꽂을 수 있는지만 확인하면 되겠다. 메트로놈 소리가 생각보다 시끄럽기 때문에 반복적으로 들려오는 똑딱소리가 의외의 민원을 발생시킬 수도 있다는 거. 다만 구매중요도가 떨어지는 이유는 대체용품을 구하기 쉽기 때문이다. 특히 컴퓨터. 컴퓨터 프로그램 중에 메트로놈 기능을 대신할만한 프로그램이 꽤 여럿 있으므로 이것을 잘 활용하면 연습공간이 제약(컴퓨터 앞에서만;;;)되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메트로놈의 빈 자리를 훌륭히 메울 수 있다.



3. 튜너 (★★★★★)

  제대로 소리도 안 나는 기타를 들고 연습을 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물론 각종 교본들과 기타 좀 친다 싶은 사람들은 줄 두개를 나란히 퉁겨서 소리의 높낮이를 맞추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본인은 아직 이거 못한다. 여기에 관한 일화 한 가지.

나: 저도 줄 2개 퉁겨서 튜닝하는 거 좀 알려주세요.

사부님: 씨바, 니가 무슨 절대음감이냐?!?!

  그렇다. 우리는 절대음감 아니다. 자신의 귀를 믿지 말자. 다시 한번 말하지만 그런거는 좆나 고수들이나 하는거 아니면 다른 악기들 연주하면서 충분한 음감을 키운 사람들이나 구사하는 고급 스킬이다. 우리는 우리의 상태에 대해 좀 더 겸허해져야 한다. 기타 들고 띵딩~하면서 튜닝하는거 멋있어 보인다고 함부로 따라하지 말자. 우리는 황새가 아니다. 뱁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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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튜너는 적어도 2, 3만원 이상 투자할 것을 권한다. 성능이 결정적으로 차이가 나는 것까진 아니지만 저가형의 경우는 쓰기가 다소 복잡하거나 유용한 기능이 없거나 정확도가 조금씩 떨어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정확한 사운드를 위해서라도 조금 더 돈을 쓰는 것을 권한다. 왼쪽처럼 메트로놈과 튜너가 함께 있는 물건들도 있으니 이런 것도 나름대로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겠다. 물론 제일 좋은 것은 10만원을 훌쩍 넘어가는 아날로그형 튜너겠지만 우리는 좆나 고수 아니잖아?



4. 이펙터(★ ~ ★★★★★)

  이펙터는 그대의 기타 레벨-업과 함께 조금씩 늘려가야할 장비이기 때문에 구매 중요도를 산정하기가 대단히 어렵다.

  기타라는 것은 간단히 말하면 스트링의 진동을 전기신호로 변환시키는 장치이다. 즉, 소리 그 자체가 아니라 전기신호이기 때문에 인위적인 '왜곡'이 가능해진다는 말로 해석할 수도 있는데 이 '왜곡'을 가능케 하는 것이 바로 이펙터이다. 이펙터는 기타리스트들이 자기 발 밑에 두고 연주 중간중간에 발로 꾹꾹 밟아대는 그것인데 그 때문에 '꾹꾹이'라고도 불린다. 간단한 이펙터 기능은 앰프에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기타 구입 직후에는 이펙터를 사는 것이 낭비일 수도 있으나, 어느 정도 자기가 의도하는 사운드가 생길 경우 이펙터는 반드시 필요하다.

  이펙터의 종류는 진짜 좆나게 많다. 더럽게 많다. 이 많은 것 중에 대체 뭘 사야할지 대책이 안 설 정도로 많다. 하지만 가장 많이 쓰이는 순서대로 구매한다고 한다면 일단은 '디스토션'을 사는 것을 권한다. '디스토션'이라는 건 락과 메탈에서 지겹도록 들리는 지기지기징~하는 이펙트라고 보면 된다. 즉, 밴드에서 가장 많이 쓰는 사운드라는 뜻이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는 '코러스'(or '딜레이')를 많이 산다. 말 그대로 메아리 치듯 소리의 파형이 쪼개져서, 떨리는 듯한 소리가 들린다고 보면 되겠다. 자세한 것은 직접 들어보는 것이 제일 좋다. 사람에 따라서는 '오버드라이브'를 사는 경우도 많지만 이 효과는 '디스토션'의 약화버전이라고 보면 되기 때문에 디스토션과 앰프에 내장된 이펙터의 효과를 통해 커버하는 사람도 있다.

  아, 그리고 한가지 더. 이펙터를 사면 이펙터에 전기를 공급해주는 어댑터도 사야한다는 점 까먹지 말자.



5. 앰프 (★★☆)

  여기서 말하는 앰프라 함은 당연히 연습용 앰프다. 공연용 앰프는 업체에서 빌리니까 당신이 살 필요도 없고 또 그러기엔 대단히 비싸다. 얼마나 비싼고 하면 당신의 기타보다 더 비싸니 그것만 알아두도록.

  앰프의 규격은 W(와트)로 표현되는 출력으로 가늠한다. 일반적인 소규모 공연에서는 50~100W 정도를 사용하고 영화 '스쿨 오브 락'에서 잭 블랙이 카고 바지 주머니에 끼우고 있던 휴대용 앰프는 3W 정도로 보면 된다. 즉, 어디에서 쓸 것이냐에 따라 가격과 출력이 천차만별이라는 사실.

  일단 가정에서 흔히 사용하는 연습용은 5~30W 정도를 사용한다고 보면 얼추 맞다. 가장 많이 쓰는 것은 10W 내외다. 5W까지 내려가면 지나치게 출력이 낮아서 이펙터의 효과를 잘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30W 정도까지 올라가면 부피도 그렇고 소리도 가정에서 쓰기엔 아주 약간 큰 감이 있다. 어차피 집에서 쓸거라면 십중팔구 헤드폰을 끼고 연습해야겠지만 말이다.

  기타 본체만큼이나 중요하진 않지만 브랜드도 조금은 따지는 것이 좋다. 다른 이유도 많겠지만, 앰프는 대개의 경우 끝끝내 중고시장으로 직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네임밸류는 적정수준의 중고판매가를 보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너무 어처구니없는 중소브랜드를 구매할 경우 고장도 잦고 애프터서비스도 힘든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내 경험상 기타 장비들 중에서 앰프가 제일 고장 잘 난다. 지금 평화방에 있는 50W 앰프도 고장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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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외의 주변 물품들로는 피크, 케이블 등이 있으나 오늘은 아침부터 글을 썼더니 매우 배가 고픈 관계로 이것으로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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