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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 12년 (솔로몬 노섭, 열린책들, 2014.)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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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 12년 (솔로몬 노섭, 열린책들, 2014.)

Dog君 2024. 4. 1. 21:46

 

  무엇에도 굴하지 않는 인간의 의지만큼 (그것이 아무리 작고 사소한 것이라 해도) 숭고하고 아름다운 것도 드물 겁니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많은 것들이 그 숭고함과 아름다움 덕분이겠지요.

 

  이 무시무시한 도구들을 대령하자마자, 두 남자는 나를 붙잡고 거칠게 옷을 벗겼다. 말했던 대로, 내 두 발은 바닥에 단단히 묶여 있었다. 래드번은 나를 끌어당겨 벤치 위로 엎어지게 했고, 내 손목의 쇠고랑 위로 무거운 발을 얹고는, 손목 사이를 고통스럽게 바닥에 짓눌렀다. 버치가 노를 들고 나를 때리기 시작했다. 벌거벗은 내 몸 위로 연거푸 타격이 이어졌다. 무자비하게 휘두르던 팔에 힘이 빠지자, 그는 매질을 멈추고 아직도 내가 자유인이라고 주장하느냐고 물었다. 나는 그렇다고 대답했고, 그러고 나면, 가능한 만큼 아까보다 더 빠르고 더 거세게 구타가 시작되었다. 버치는 다시 지칠라치면 똑같은 질문을 반복했고, 똑같은 대답을 들었으며, 다시 잔인한 노동을 계속했다. 그러는 내내 그 악의 화신은 온갖 사악한 욕설을 쏟아 냈다. 결국 노가 부러져 그의 손에는 쓸모없는 손잡이만 남았다. 그래도 나는 굴복할 생각이 없었다. 악랄한 그 모든 매질도 내 입에서 내가 노예라는 더러운 거짓말을 끌어낼 수는 없었다. (...) (49쪽.)

 

  그날처럼 태양이 하늘에서 그렇게 느리게 움직인 적이 없었고, 그날처럼 태양이 그렇게 뜨겁고 사나운 햇살을 퍼부은 적이 없었다. 적어도, 내게는 그랬다. 그때 내가 무슨 생각―혼미한 머릿속에 수많은 생각들이 밀려왔다―을 했는지 말할 생각은 없다. 다만 그 긴긴 하루 동안, 자기 주인 밑에서 먹고, 입고, 채찍질당하거나 보호받는 남부의 노예들이 북부의 자유로운 흑인들보다 행복하다는 생각을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만 말해 두겠다. 그 후로도 나는 그런 생각은 한 적이 없다. 그러나 북부 여러 주에서조차, 인정 많고 호의적인 사람들 다수는 내 견해가 잘못되었다면서, 논쟁으로 그 자기 주장을 입증하려고 할 것이다. 아, 어쩌랴! 그들은 나와는 달리, 노예제라는 쓴 잔에서 단 한 방울도 마셔본 적이 없는 것을, 해가 막 질 무렵, 포드가 거품으로 뒤덮인 말을 타고 마당으로 들어섰을 때, 내 가슴은 한없는 기쁨으로 마구 뛰었다. 채핀이 문간에서 그를 맞았고, 짧은 대화를 나눈 뒤 포드는 곧바로 내게 걸어왔다. (123~124쪽.)

 

  일부 지역에서 흔히 생각하는대로, 노예들이 자유라는 단어를 이해하지 못한다는―자유의 개념을 납득하지 못한다는―견해는 잘못된 것이다. 심지어, 내가 알기로 노예제가 가장 비참하고 잔인한 형태로 존재하는 바이유 뵈프―그곳의 노예제는 많은 북부 주들에는 전혀 알려지지 않은 특징들을 보인다―에서조차, 가장 무지한 노예들도 대체로 그 의미를 충분히 잘 알고 있다. 그들은 자유에 속한 특권과 면제들―자유가 그들에게 노동의 성과를 주고, 가장의 행복을 누리도록 보장해 줄 것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 그들은 자신의 처지와 가장 저열한 백인의 처지가 어떻게 다른지 분명히 알고 있으며, 그 백인이 그들이 애써 일한 결과를 가져가고, 어떤 구제책이나 저항하고 항변할 권리도 주지 않은 채 억울하고 이유 없는 처벌을 하게 해주는 법의 부당성 또한 분명히 깨닫고 있다. (249~250쪽.)

 

교정. 초판 1쇄
186쪽 밑에서 1줄 : 족쇄을 -> 족쇄를
253쪽 밑에서 10줄 : 다ㅇ가갔다 -> 다가갔다
274쪽 밑에서 2줄 : 재대로 -> 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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