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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事나부랭이

Flying University of Transnational Humanities 후기

Dog君 2010. 6. 17. 10:23
1. 제1회 Flying University of Transnational Humanities가 끝났다. 지난 10일에 참가자들이 숙소에 도착하는 것을 확인하는 것부터 어제(16일) 오전 마지막 정리토론까지 했으니 꼬박 1주일을 여기에만 매달린 셈이다. 막상 행사가 끝난 어제 오후에는 약간의 피로가 느껴지는 정도였는데 하루쯤 지나고 나니 적당한 만족감과 적당한 불만족감이 섞인 묘한 감정이 든다.

2-1. Language: 개인적인 이야기로부터 시작하자면 결국 모든 문제는 언어의 문제로 수렴된다. 시집을 가면 벙어리3년 귀머거리3년 뭐 어쩌구저쩌구 한다고 했는데 국제학술회의에서 스태프로 일하면 그거 비슷한 감정 느낄수 있다. 행사장에서 오가는 말이 대충 어떤 소린지는 알겠는데 내가 정말 이걸 제대로 이해한건 맞는지 확신도 좀체 서질 않는데다가 뭔가 논의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는게 빤히 보임에도 불구하고 불만조차 토로하지 못하는 이 저질영어같으니라구.

2-2. Understanding: 그래도 예전에는 듣는건 나름 아주 부족하지는 않다고 생각했었는데 확실히 젊은 학생들이라 그런지 교수들에 비해 말도 빠르고 사용하는 언어도 낯설다. (꼭 그 이유 때문에 못 알아들었다고 변명하는 것 같...) 아, 알프 뤼트케 교수가 확실히 우리 생각해서 쉬운 영어 쓰셨던게 맞구나. 새삼스럽게 감사의 마음이...

2-3. English: 일전에 연구소를 방문했던 한 미국교수의 강의를 듣고 저으기 놀란 적이 있다. 동아시아 근현대사를 전공했던 교수였는데 그의 '근대'에 관한 이해가 생각보다는 깊지 않은 것 같다는 인상 때문이었다. 그 교수의 견해에 대한 비판을 퍼붓고 싶은게 아니라, 이보다 더 깊은 이해와 논의를 한국학계에서도 충분히 발견할 수 있는데도 어째서 한국의 학자들은 그만큼의 명망을 누리지 못하는지 의문이 들었다는 뜻이다. 오직 영어를 능통하게 할 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몇곱절이나 되는 청중을 확보할 수 있다는 사실. 한편으로는 무한한 블루오션을 제공하는 것이기도 하면서 영어가 가지고 있는 권력으로서의 측면도 보여주는 것 같아 약간 씁쓸한 맛도 있다. 그래도 어쩌겠나. 결론은 그냥 영어공부 열심히 하자는 이야기.

3-1. Common Ground: (아마 모든 학술행사가 다 그렇겠지만) Transnationalism이라는 낯선 개념을 다루는 첫번째 행사였던데다가 학생들 역시 각양각색의 분과학문에서 몰려든 덕분에 거의 모든 학생토론은 대체 어디서 교집합을 찾을 것인가에 집중되었다. 누구나 예상가능한 상투적인 상황전개이긴 하지만 이 점이 동시에 아쉬움을 남긴 것도 사실이다.

3-2. Lecture and Seminar: 각자의 공감대가 부족한 상황에서 수업이 진행되다보니 정작 토론시간에는 수업내용에 관한 풍성한 논의가 진행되기보다는 Transnationalism을 어떻게 이해하고 어디에서 공감대를 구축해나갈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말았다.

3-3. I hope to: 물론 이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처음이니까 당연할터이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이 매년 똑같이 반복되어 Transnationalism에 관한 논의가 매년 제자리걸음을 걷는다면 그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그 내용과 인적구성(교수와 학생 모두를 포함하는)에서 충분한 연속성을 갖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4. etc: 스태프 입장에서 할 얘기가 뭐 얼마나 더 있겠나. 그냥 영어공부 열심히 해야한다는 것 정도. 사실 이번에 영어 때문에 자존심 좀 상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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