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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事나부랭이

근황 5

Dog君 2010. 6. 24. 19:27
1-1. 약 2년 가량 큰 문제없이 사용해오던 핸드폰이 뽀각. 문자메시지 저장용량이 100건 밖에 안 되고 100건이 다 차면 모든 문자메시지를 씹어버리는 가공할 기능을 제외하면 딱히 불만없이 잘 써오던 차였는데 하필 마음도 싱숭생숭하고 날씨도 덥고 돈도 없는 이 상황에 요추골절이라니.

1-2. 늦어도 내일쯤이면 봉급이 들어올거란 생각이 들어 순간적으로 '아이폰?' 싶었지만 가만 생각해보니 지난달 빵꾸난거 메꾸고 나면 이번 달도 남는거 없구나...하는 생각이 들어 그건 됐다 싶다. 그냥 이번에도 '공짜폰 아무거나 주세요'라고 비굴하게 말해야지. 킷힝.

2-1. 내일이면 드디어 '제2회 프로포절 발표회'. 남들은 한번이면 다 통과하는거 두번씩이나 하려고하니 좀 쑥쓰럽기도 하고 쪽팔리기도 하고 그렇다. 재수하는 애들 마음이 이랬던건가.

2-2. 사실 한 사흘 전부터 써놓은 프로포절을 거의 거들떠도 안 보고 있는데 이 정도면 잘 썼지 쿠후후...하는 마음은 아니고 그냥 더 본다고 해서 더 나아질 것 같지 않아서 그렇다는거. 정확히 말하자면 '그래도 어찌됐건 써놓긴 했잖아?'하는 마음에 더 가까운건데 그래서 그런지 마음도 (의외로) 여유롭고, 그래서 평소에 못 읽었던 책도 읽고 그러면서 살고 있다.

2-3. 이렇게 여유로우면 120% 발표 때 깨지던데... 아 몰라몰라.

3. 주경철의 '문명과 바다'를 후루룩 읽어해치우고 지금은 '빅토르 세르주 평전'. 빅토르 세르주야 유명한 혁명가이긴 했지만 탁월한 이론가라거나 대중선동가라기보다는 문필가에 가까웠던 탓에 후세에는 좀 안 유명한 감이 있다. 트로츠키주의자들 사이에서도 '러시아 혁명의 진실' 정도가 읽히는 정도니까. 책을 읽으며 한 때 많은 시간을 투여했던 그 이름들과 논쟁들을 만나니 살짝 낯부끄럽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하고.

4. 여전히 변혁은 필요하고 이데올로기도 유효한 것이라고 믿지만 실제 행동은 전혀 그렇지 않은 관념적 변혁론자로 살아가는 대학원생에게도 인상적인 구절이 있어 옮겨본다.

  프롤레타리아트에게 더 큰 이익이 된다는 이유로 마차 바퀴 아래 제 몸을 던질 필요가 있다고 여기는 혁명가의 현실감각은 노동계급이 크게 패한 이튿날에 자기들이 권좌에 오를 더없이 소중한 기회를 얻는 벼락출세자의 현실감각과는 사뭇 다르다.


  그러나 이물을 장식하는 이 숭고한 조상彫像에
  정적이 있으라!
  맹렬한 항해는 계속되고,
  항로는 희망행이다

  언제 네 차례가 될까? 내 차례는 언제일까?

  항로는 희망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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