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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君 Blues...
1. 논문이 나왔다. 내 이름 석자가 표지에 박혀있다. 막상 받으면 기분이 좀 묘하거나 아니면 적어도 남다른 감회라도 조금 있을줄 알았는데 개뿔... 그냥 덤덤하더라. 2. 숫자를 그렇게도 싫어했던 내가 어쩌다가 경제사를 주제로 학위논문을 쓰게 됐을까 싶다. 춤추듯 난무하는 숫자들과 표, 그래프들을 보자면... 일단 시원하게 욕부터 하자. 씨발. 3. 지도교수님과의 이런저런 절충(혹은 경합, 그것도 아니면 갈등?) 끝에 내용도 좀 꺾이고 주장도 좀 정을 맞았다. 사실은 다른 이야기를 좀 더 하고 싶었는데 그렇게 쓰면 아무래도 말이 안 되는거 같다고 하시더라고. 4. 대학원 들어와서부터 어렴풋이 느끼던걸 논문 쓰면서 확실히 느끼게 됐다. "나 진짜 공부 좆나 못 해." 5. 논문 쓰는데 많은 도움을 주셨던..
1. 노회한 역사가답게 세상을 바라보는 눈도 그렇게 바라본 세상을 글로 풀어내는 솜씨도 무엇 하나 쉬이 보아 넘길만한 것이 없다. 이 세상에서 역사학이란 무엇이며 무엇을 할 것인가 거듭 고민한 결과가 아마 이 책일 것이다. 2-1. 그가 책 내내 숨기지 않고 있는 것이 젊은 연구자들과의 생각의 차이. 책을 읽고 있는 나조차도 '에이 이건 아닌거 같은데용 ㅋㅋㅋ' 하는 생각이 여러번 들었던걸 생각하면 꼭 맞는 말이다. 2-2. 선생으로서는 그것이 못내 아쉬운 모양이지만 앞세대가 만들어둔 것에만 안주하여 그 이상의 이야기를 꺼내지 못한다는 것도 젊은 세대로서는 게으른 것이다. 부지런히 까고 부지런히 물어뜯는 것이 우리 세대의 임무겠지. 3. 간만에 긴장 풀고 편하게 독서했다. 즐거웠다.
1. 그는 자신의 기억을 신뢰할 수 없기에 끊임없이 기록한다. 물론 거짓은 기록하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를 기록한다. 2. 반전이 어쩌구저쩌구 말들은 많지만 내가 보기엔 그다지 반전이랄 것 까지도 없는게, 영화 내내 기록에 의존한 기억이란 결코 완전하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거. 그러면 결국 주인공의 의식의 흐름이 어디선가 분명 뒤틀릴 것은 분명하다. 그 점을 의식한다면 사실 그 반전이란 것도 어쩌면 애초부터 예측 가능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3. '기록'들을 모두 모아서 재구성한다고 해서 '과거'가 온전한 모습으로 완성되지는 않는다. 원인은 다양할 수 있다. 애초에 우리가 어떤 사건을 인지하는 능력 자체가 한정된 탓일 수도 있고, '기억' 자체가 왜곡된 것일 수도 있으며, '기록'이 그 '기억'을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