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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君 Blues...
베니스에서 죽다 (정찬, 문학과 지성사, 2003.)
1. 소설가 정찬을 따라가보겠다는 새해 결심의 첫걸음을 막 디뎠다. 2. 물론 이 소설은 이탈리아의 베니스와는 별 관련이 없다. 만루장은 공설 운동장 뒷담 맞은편 길가에 있었다. 운동장 담 길을 오를 때 동네 아이들은 종종 신발을 벗고 도랑물 속을 걷곤 했는데, 건너편 만루장에서 흘러나오는 향긋한 내음에 코를 킁킁거렸다. 1960년대의 가난한 아이들에게 중국 음식은 호사였다. 값이 가장 싼 자장면도 보리투성이 밥에 비하면 정승 음식이었다. 만루장에서 어머니가 주문한 것은 놀랍게도 탕수육이었다. 아이는 탕수육이라는 음식을 먹어본 적이 없었다. 먹어보기는커녕 들어본 적조차 없었다. 먹어본 적도 들어본 적도 없는 그 낯선 음식이 아이를 단번에 도취시켰다. 오묘한 형태와 빛깔에, 형언할 수 없는 향기에, 절미한..
잡冊나부랭이
2013. 3. 5. 2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