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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事나부랭이

2012년 4월 25~28일의 근황

Dog君 2012. 4. 28. 22:45

1. 늘 말하지만 요즘 내게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은 공백이다, 공백. 일한 내용을 쓸 수도 있겠으나 그것도 나름 나랏돈 받아서 하는 사업인지라 내 멋대로 내용 스포일러했다가 문제되면 나만 뭐되는거라서 그러지도 못하겠다.


2-1. 금요일에는 광주에서 올라온 정인우씨를, 유상수형과 김아람씨와 함께 만났다. 그러고보니 요즘 통통통 사람들과 술자리가 잦다. 인우씨랑 6시 30분에 만나고 7시 즈음에 학교에서 오는 상수형을 좀 늦게 만나기로 되어있었는데 정작 6시 30분에 만난건 상수형이었고 인우씨는 30분 넘게 늦었다. 약속시간 늦는걸 정말 싫어하는 상수형은 약간 흥분한 듯 했지만 그래도 뒤끝없는 사람이라 불같이 화를 낸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아람씨는 소개팅을 마치고 10시 넘어서 왕십리에 등장했다.


2-2. 먼저 만난 셋이서 요기를 좀 하고 최근 사학과의 단골집으로 자리잡은 베이컨트 하우스로 자리를 옮겼다. 베이컨트 하우스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일단 안에 누가 있는지 정탐하는 과정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교수님이 계신다거나 후배놈들이 저글링처럼 바글거릴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그 날은 아무도 없어서 편한 마음으로 맥주와 치킨 퀘사디아를 먹었다. 암만 생각해도 베이컨트 하우스는 치킨 퀘사디아가 진리다.


2-3. 미군정기 체육교육에 대해 쓴 인우씨 석사논문을 받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인우씨는 벌써 강의를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단기목표로 '인기폭발시간강사'를 설정한 나로서는 매우 부러운 이야기다. 물론 강의를 한다는게 지금 내 생각처럼 결코 낭만적인 일일리는 없지만 그래도 교단에 서서 분필가루 날리면서 앞에 앉은 애한테 침도 좀 튀기면서 애들이 알아먹던 못 알아먹던 상관없이 졸라 후까시를 잡으면서 떠들어댄다는건 뭔가 좀... 간지나는 일이다.


2-4. 그러던 중 교수님이 등장하셨다. 뭔가 중요한 회의를 마치고 오셨는지 좀 심각한 표정이셨는데 나도 어쩌다보니 자연스럽게 다음 자리로 옮겼다. Zorn으로 옮겼다. 소개팅을 마치고 돌아온 아람씨가 합류했고 또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헤어졌다. 인우씨는 한 1년째 연애중이라고 하고 아람씨는 결별 이후 소개팅에 힘을 쏟고 있다고 한다. 나도 뭔가 어서 서둘러야겠다는 생각을 살짝 했다.


3-1. 토요일, 그러니까 오늘은 아침 댓바람부터 주구장창 걸었다. 다음 수요일에 도청 공무원 등등등을 뫼시고 답사가 예정되어 있는데 그거 때문에 혼자서 사전답사를 다녀온 것이다. 지난 가을부터 겨울까지 열댓번은 걸었던 길인데 봄이 되어 걸으니 또 뭐가 다르다. 안 보이던 길도 더 찾아냈고 길이 바뀐 곳도 있다. 지난 겨울에 독산성에 올라갈 때는 폭설이 내린 직후여서 산 올라가다가 추워서 뒤지는줄 알았는데 이번에 가보니 그 때 갔던 길은 길이 아니었다;;;; 지난 겨울의 나는 눈 쌓인 야산을 헤메는 한마리의 멧돼지였던가보다.



3-2. 확인해야 할 곳이 그렇게 많은 것은 아니었지만 점심먹은 시간 빼고는 줄곧 걷기만 했더니 꽤나 피곤했다. 경치가 좋고 바람이 시원해서 그나마 낫긴 했다.


3-3. 이쯤 되면 그냥 이 동네 문화유산해설사 같은거 해도 되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역사문화탐방로 개발사업은 사실 쫌 많이 힘들었는데 힘든만큼 배운 것도 많은 일이었다. 어지간한 토박이보다 길도 잘 알게 되었고 무엇보다 수원, 화성, 오산 쪽 민담, 설화, 지명 유래 같은건 거의 다 외워야만 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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