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g君 Blues...
악기들의 도서관 (김중혁, 문학동네, 2008.) 본문
0-1. 전에 여기에 썼던 한 서평에 저자께서 직접 댓글을 다신 이후로, 이 블로그에 올리는 서평에서 불만을 표현하기가 살짝 부담스러워진게 사실이다. 내가 다른 사람 글을 두고 좋으네 안 좋으네 할 처지가 안 되는게 엄연한 사실이니까... ^^;;
0-2.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다시 그런 일이 일어날 확률이란게 매우매우 낮다. 그러면 또... 좀 불만스러운 점을 쓰는 것도 아주 나쁘지는 않겠지. 세상에 블로그라는게 얼마나 많으며, 서평이라는건 그보다 더 많으니까. 농땡이 대학원생이 혼자서 대충대충 쓰는 서평이니까...
1. 지난번에 읽었던 '펭귄뉴스'보다 아주 약간 감흥이 덜한 것 같다. 물론 그것이 소설 자체의 감흥이 좀 떨어져서인지, 현재의 내 상태가 감흥을 받기엔 너무 다운된 상태이기 때문인지는 확실치 않다. 아무래도 후자 쪽인 것 같긴 하다. 더욱이 김중혁의 소설이 시작하고 끝맺는 방식이 후련하고 개운한 마무리가 아니라, 어라라?? 하다보면 끝나는 그런 것이다 보니 더 그런건 아닐까 싶다.
2. 이제 겨우 소설집 두 권을 읽었을 뿐이라 다소 섣부른 감이 있긴 하지만 굳이 글 길이를 늘이기 위해 한 마디 얹자면... 김중혁의 단편소설에서 즐겨 사용되는 구성은 1인칭 관찰자 시점에서 미스테리한 어떤 인물을 관찰하는 것이다. 펭귄뉴스에서도 그랬고 이 책에서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알 수 없는 속셈을 가지고, 어떤 특정한 분야에 대해 몰두하고 있으며, 자신만의 폐쇄적인 공간에서 살아가는 그런 사람.
3. 음반을 사면 가끔 평론가들의 설명이 함께 들어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소설집에도 간간이 평론가들의 해설 같은 것이 들어있다. 내가 좀 멍청해서 그런건지, 문학평론에서 흔히 사용하는 '리비도'나 '상호텍스트성', '키치', '메타픽션' 뭐 이런 알 수 없는 (그리고 그것들이 없어도 살아가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을 것 같은) 단어들을 보면 문학을 평한다는 것도 정말 어려운 일인 것 같다. 그리고 소설 그 자체보다 해설이 더 어려운건 대체 무슨 까닭일까 하는 생각도 든다.
4. 소설책은 읽다가 마음에 드는 구절이 있으면 표시를 해 둔다. 이 책은 다 읽고 나니 딱 두군데에만 표시가 되어있다. 책을 쓴 소설가가 바뀐 것은 아니니까 표현 그 자체가 달라진 것은 아닐거고, 그러면 결국 바뀐건 그걸 읽는 나겠지. 뭔가를 받아들인다는 것도 멘탈이 건강할 때나 가능한건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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