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g君 Blu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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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冊나부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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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君 2019. 2. 17. 12:58


  식사를 마치자 남자는 소년을 데리고 다리 밑의 자갈이 깔린 곳으로 갔다. 남자는 물가의 얇은 얼음을 막대기로 밀었다. 남자는 무릎을 꿇고 앉아 소년의 얼굴과 머리카락을 씻겨주었다. 물이 너무 차서 소년이 울음을 터뜨렸다. 그들은 자갈을 따라 내려가 깨끗한 물을 찾았다. 남자는 다시 최선을 다해 소년의 머리를 감겨주었으나 소년이 차가워서 신음을 토하자 결국 그만두고 말았다. 남자는 불빛을 받으며 무릎을 꿇고 담요로 소년의 머리를 말려주었다. 교각의 그림자가 개울 건너 말뚝 같은 나무줄기들 위에서 부서졌다. 이애는 내 아이야. 남자가 말했다. 나는 내 아이의 머리카락에서 죽은 사람의 뇌를 씻어내는 거야. 이건 내가 할 일이야. 이윽고 남자는 소년을 담요로 싸서 안고 불가로 데려갔다. (86쪽.) 


  도랑에서 부싯돌과 처트 조각을 발견했지만, 결국 불이 잘 붙는 것에 휘발유를 흠뻑 적셔 바위 밑에 갖다놓고 바위 옆면을 펜치로 치는 것이 더 쉬웠다. 이틀 더. 이어 사흘째. 그들은 쫄쫄 굶고 있었다. 시골은 약탈당하고, 유린당하고, 파괴당했다. 부스러기 하나 남기지 않고 샅샅이 뒤져갔다. 밤은 눈이 멀 정도로 추웠고 관 속처럼 어두웠다. 아침이 오기까지 그 긴 시간에는 무시무시한 정적이 깔렸다. 마치 전투 전의 새벽처럼. 소년의 양초색 피부는 거의 투명했다. 커다란 눈으로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으면 낯선 사람 같았다. (1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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