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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 근황 18 - 휴식의 중요성 본문

잡走나부랭이

달리기 근황 18 - 휴식의 중요성

Dog君 2019. 4. 11. 05:08


2019년 4월 10일 수요일 아침 달리기.


평균 페이스 : 5분 11초


운동 시간 : 1시간 1분 4초


  거의 매일 달리기를 한다는 것은 곧 거의 매일 내 몸 상태를 확인한다는 뜻이다. 정강이 쪽 근육에 피로는 얼마나 쌓였는지, 관절에 무리가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상체 자세는 얼마나 꼿꼿이 잘 유지하고 있는지, 어제 과식한 것 때문에 몸이 무거워지지는 않았은지, 의지가 약해지지는 않았는지 등등을 거의 매일 아침 체크할 수 있다.


  사실, 여기 오기 전까지 2019년의 달리기 실적과 체력은 형편 없는 수준이었다. 작년 11월에 하프를 달린 이후로 추위 핑계를 대면서 거의 운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동호인들 사이에서는 겨울에는 체력을 유지하기만 해도 대단한 거라는 말이 있는데, 그게 무슨 말인지 이번에 확실히 깨달았다. (그러고보니 실외 달리기를 본격적으로 한 이후 처음 맞는 겨울이었구나.) 달리기를 해 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실내 달리기와 실외 달리기는 약간 다르다. 물론 기본적으로는 둘 다 달리기니까 공유하는 부분이 더 많지만, 또 그렇다고 완전히 같은 것은 아니다. (완전히 다른 운동이라고까지 하는 사람도 있는데, 에이 ㅋㅋㅋ 그래도 그 정도는 아니다. 운동부심도 좋지만, 그것도 좀 적당히 부려야지.) 실내 달리기는 어느 정도 했지만 실외 달리기를 3개월 가까이 거의 안 하다보니 실외 달리기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 것이다. 그러던 것을 여기에 와서 매일 실외 달리기만 하다보니 어느 정도 체력이 회복되는 느낌이 든다.


  그런데 매일 달릴 수 있다는 것에 좀 흥분해서일까. 지난 월요일에는 내가 내 몸을 너무 혹사시키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정강이 쪽 근육에 피로가 너무 많이 쌓였는지 발을 내디딜 때 다리가 휘청하는 느낌을 종종 받았는데, 3.5km 한 바퀴를 채 돌지 않아서 서너번 정도 휘청했다. 속도가 형편 없이 떨어진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이미 그 전날부터 그랬다.) 곧바로 달리기를 멈추고 그냥 쉬기로 했다. 그렇게 화요일까지 푹 쉬고 오늘 다시 달리니 몸이 한결 가볍다. 공원을 세 바퀴 완주했다. 암스테르담 온 이후로 가장 긴 거리다.


  휴식의 중요성을 새삼 느꼈다.


  느긋하게 생각하자고 매번 마음먹지만, 나도 사람인지라 어쩔 수 없이 거리와 속도에 집착하게 된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면서 스스로를 몰아치게 되기도 한다. 하루라도 쉬면 게으름을 부리는 것 같아서 괜히 스스로에게 민망해진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따라오지도 않는 몸을 혹사시키는 것이 가장 나쁜 것이다. 오늘 당장 1km 더 달리겠다고 욕심냈다가 혹여 부상이라도 당하면 그게 더 큰일이다.


  매일매일 몰아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매일매일 내 몸의 상태를 확인하고, 기분 좋게 달리고, 충분히 쉬어야 한다. 속도와 거리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것, 절대 까먹으면 안 되겠다. 즐겁게 오래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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