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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 근황 23 - 애플워치5 본문

잡走나부랭이

달리기 근황 23 - 애플워치5

Dog君 2020. 3. 12. 19:42

  애플워치5를 샀다. 애초에는 스마트워치를 살 계획이 전혀 없었지만, 어쩌다보니 애플워치를 사게 됐다.


  스마트워치가 빛을 발하는 여러 순간 중 하나는 운동을 할 때다. 특히 달리기에서 엄청난 빛을 발한다. 그러니 나 역시도, 기왕 비싼 돈 들여 애플워치를 산 걸 굳이 활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애플워치를 사고 한 달 정도가 지난 지금, 야아... 이거 진짜 요긴하다.








  달리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스마트워치 구입을 고려할 때 가장 궁금한 점 중 하나는 아마도 거리의 정확도일 것 같다.


  실외에서 달릴 때는 암밴드를 차고 달리면 자연스럽게 정확한 거리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지금까지의 내 경험상 숲이 우거지거나 커브가 많은 길의 경우에는 조금씩 오차가 나기는 하지만 오차의 정도가 크지 않은데다가 정확도 역시 계속 개선되는 중이므로 크게 문제삼을 부분은 없는 것 같다.


  문제는 실내에서 달릴 때다. 트레드밀 위에서 뛸 때는 위치가 변하지 않기 때문에 그냥 뛰어서는 정확한 거리 정보를 얻기가 어렵다. 물론 스마트워치 없이 암밴드에 스마트폰을 차고 달려도 거리 정보가 입력되기는 한다. 아이폰의 경우 기기에 내장된 관성계를 이용한다던가 뭐 어쩌고저쩌고 하는 것들을 이용해서 거리를 자동으로 측정한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이게 오차가 꽤 크다. 트레드밀에 기록되는 거리를 기준으로 하면 대략 15% 정도 거리가 더 길게 기록된다. 트레드밀 위에서 10km를 뛰면, 아이폰에는 11.5km 정도가 기록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실내달리기를 할 때는 그냥 달리기가 끝난 후에 수동으로 기록을 입력해 왔다. (아무리 기록 욕심이 나도 그렇지 15%씩이나 추가로 입력하는 건 사기지, 사기...)


  Nike Run Club 앱의 경우, 이렇게 수동으로 입력한 기록은 '챌린지'에 반영되지 않는다. '챌린지' 그까이꺼 안 하고 말지 싶기도 하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챌린지'를 달성하는 것도 중요한 동기부여이기 때문에 이 점이 다소 아쉬울 수도 있다. (대신 '달성 기록'이나 '러닝 레벨'에는 반영된다.)






  그래서 러너라면 누구나 스마트워치 구입을 한번쯤 고려하게 된다. 실내에서 달린 기록도 제대로 인정받고 싶으니까.


  그래서 기왕 애플워치를 산 김에 애플워치의 실내달리기 정확도를 계산해 보려고 한다. 애플워치 그 자체의 기능에 대해서는 다른 블로그에도 리뷰가 충분히 많으므로 전문 리뷰어도 아닌 내가 그런 것까지 따라 쓸 필요는 없을 것이고, 그저 보통의 평범한 러너인 나는 이런 정도로나 할 수 있겠다. 애플워치 구입을 고민하는 러너에게 이 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먼저, 나의 달리기 환경을 정확히 밝혀야겠다. 첫째, 내가 이용한 트레드밀은 개선스포츠의 KS-T70 이다.



  이 트레드밀은 시간이 다소 짧게 기록되는 경향이 있어서, 실제로 뛴 시간보다 트레드밀에 표시되는 시간이 조금 더 짧다. 굉장히 큰 차이까지는 아니고, 대략 1시간에 1분 정도다. 예를 들어 실제로는 1시간을 뛰었을 때 트레드밀에는 대략 59분 정도로 표시된다.




  둘째, 달리기 속도는 모두 11.2km/h로 세팅했다.




  이런 조건 하에서 기록한 나의 달리기는 아래와 같다.




트레드밀 시간 

트레드밀 거리(A)

애플워치 시간

애플워치 거리(B)

오차(B/A*100-1)

42:00

7.895km

42:40

8.15km

+3.23%

45:00

8.480km

45:32

8.68km

+2.36%

36:00

6.800km

36:27

7.03km

+3.38%

39:00

7.360km

39:30

7.51km

+2.04%

42:00

7.940km

42:41

8.26km

+4.03%

39:00

7.370km

39:37

7.83km

+6.24%

45:00

8.515km

45:39

8.88km

+4.29%

42:00

7.940km

42:31

8.17km

+2.90%

45:00

8.530km

45:48

8.77km

+2.81%

45:00

8.530km

46:14

8.54km

+0.12%

전체

+3.10%


  애플워치의 실내달리기는 심박수를 통해 거리를 추산하기 때문에 당일의 컨디션에 따라 오차가 들쑥날쑥이다. 평균적으로 대략 3% 정도 더 길게 기록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3% 차이면 크다면 크다고도 할 수 있는 정도지만, 그냥 스마트폰만 들고 뛰었을 때의 오차가 15% 정도였다는 것을 생각하면 애플워치의 측정값이 상당히 정확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위의 표에서 마지막 값이 유독 눈에 띈다. 어떤 경우에도 2% 이하로 떨어지지 않던 오차가 갑자기 0.12%로 뚝 떨어지기 때문이다. 저 값에 대해서는 설명이 좀 필요하다.






  저 날 달리기를 하는 중간에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애플워치가 손목을 통해서 감지한 심박수로 거리를 측정하는 거라면, 애플워치를 손목에 좀 더 타이트하게 매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달리는 중간에 (전체 거리의 절반 정도) 애플워치를 손목에 아주 타이트하게 조였다. (나는 평소에 구멍 하나 정도 여유를 두고 헐렁하게 시계를 맨다.) 그러면 어쩐지 애플워치가 손목 심박수를 더 정확하게 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그 결과가 위 표의 마지막 값이다.








  이 값을 통해 애플워치를 얼마나 타이트하게 매느냐에 따라 거리측정값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애플워치의 타이트한 정도'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애플워치를 더 타이트하게 매고 달려 보았다. 그랬더니 아래와 같은 값이 나왔다.




트레드밀 시간 

트레드밀 거리(A)

애플워치 시간

애플워치 거리(B)

오차(B/A*100-1)

42:00

7.940km

42:35

7.88km

-0.76%

42:00

7.930km

42:28

7.66km

-3.40%

42:00

7.955km

42:57

7.92km

-0.44%

45:00

8.530km

45:46

8.53km

0.00%

전체

-1.13%


  좀 더 짧게 기록되기는 하지만 오차범위가 1% 초반으로 확 줄었다. 장거리 달리기에서 거리 측정이 아주 정밀할 수는 없는 법이니 이 정도 차이는 충분히 무시할 수 있다.






  자, 지금까지의 내용을 요약해서 결론을 내리자면 이렇다.




  애플워치 실내달리기의 정확도는 상당히 신뢰할만하다. 애플워치를 타이트하게 매면 오차가 줄어든다.




  물론 이것은 불과 14개의 데이터로 얻은 결론이라는 점을 잊지 말자. 더 정확한 결론을 얻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계속 변수들을 추가하면서 (트레드밀을 바꾸거나, 속도를 더 올리거나) 데이터를 더 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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