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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리뷰오브북스 10호 (서울리뷰, 2023.) 본문

잡冊나부랭이

서울리뷰오브북스 10호 (서울리뷰, 2023.)

Dog君 2023. 8. 6. 12:41

 

  서리북은 받을 때마다 같은 말을 하게 됩니다. "책 한 권으로 즐기는 지적 호사."  늘 그러하듯 이번 호에도 괜찮은 책에 대한 괜찮은 서평이 그득합니다. 더욱이 이번 호 특집은 '베스트셀러'라서 특히 더 많은 분들에게 공감을 살만한 서평이 많습니다. (기획 조오타-) 베스트셀러라는 것이 으레 그러하듯 여기저기 읽었다는 사람은 많고, 책을 둘러싼 말들도 많은데, 정작 각 잡고 제대로 쓴 서평은 흔치 않지요. 이번 호에서 다룬 베스트셀러는 다른 분들도 많이 읽으셨을테니 이번 호만큼은 특히 더 사서 읽어볼 가치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박사하기'나 '태권V와 명랑소녀 국민 만들기'는 저도 무척 재미있게 읽고 간단한 독후감을 남긴 적이 있는 책이라 이 또한 반가웠습니다.

 

  그나저나 요 아래의 인용문은 읽다가 아주그냥 현웃이 제대로 터졌네요. 어디 가서 대놓고 말하기엔 입이 간질간질했던 내용인데 여기서 이렇게 대놓고 이야기해주니까 속이 시원합니다. 다음에 어디 가서 강의 같은 것을 할 일이 있으면 종종 인용할 것 같습니다 ㅋㅋㅋ

 

  흥미롭게도 이 책은 어느 정도 사회적 성취를 이룬 중년 세대가 특히 좋아한다. 자신의 삶을 신화로 만드는 힘이 있다. 유년기의 어려움을 겪은 주인공이 뜻밖의 스승을 만나 가르침을 받는다. 그리고 모험을 겪으며 수많은 역경을 물리친다. 종종 인간적 실수도 저지르지만, 후회하며 더 나은 인간으로 성장한다. 그리고 비로소 삶의 행복과 영적 성취를 이루며,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 평화로운 시대를 만든다. 노래방에서 프랭크 시나트라의 〈마이 웨이〉를 부르며.
  너무 익숙하지 않은가? 호메로스(Homer)의 『오디세이아』에서 크리스토퍼 놀란(Christopher Nolan)의 〈인터스텔라〉에 이르기까지 반복된 플롯이다. 만약 작가를 꿈꾸고 있다면, 그래서 대중적인 빅히스토리의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면, 이 도식을 따르는 것이 안전하다. 수천 년간 반복적으로 흥행이 보장된 '잘 만들어진' 구성이다.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는 사실 『오디세이아』의 인류학적 변주인데, 이에 더해 인지혁명과 행복, 자본주의와 과학혁명 등 새로운 세대에 알맞은 에피소드를 더하며 크게 성공한 대중서다. 아귀가 딱딱 맞도록 수많은 이야기를 잘 전개해 낸, '아주 잘 쓰인' 책이다. (박한선, 「아주 잘 쓰인, 그러나 '생각'해야 할 - 『사피엔스』」, 71쪽.)

 

  이우창 (...) 제가 늘 아쉽게 생각하는 사실은 언론과 출판 쪽에서 학계에 대한 이해도가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입니다. 반대로 그 분야에서도 똑같은 이야기를 합니다. 언론과 출판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연구자들은 너무 모르고 관심도 없다고 말이죠. 이공계의 경우는 어느 정도 국가의 부와 국력을 이루는 데 당연히 필요한 영역이라는 합의가 있지만, 상대적으로 인문사회 분야는 자기 존재 이유를 증명하지 않으면 사회가 그 의미를 인식하지 못합니다. 이런 차원에서도 언론, 출판 분야와 상호 연결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상호 연결을 위해서 좁은 의미의 연구자 공동체에 국한되지 않는 지적 공동체, 네트워크, 클러스터를 구축하려는 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두얼·이우창·정인관, 「대학원이란 무엇이어야 하는가 - 『한국에서 박사하기』」, 2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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