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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君 Blues...

책을 읽으면서 적잖이 당황했습니다. 사회적 소수자에 대해 아주 모르는 것은 아니라고 내심 자부하고 있었는데, 미등록이주민에 대해서는 정말 아무 것도 몰랐다는 것을 이 책을 읽고서야 깨달았습니다. 저는 미등록이주아동이라고 하면 그저 불법체류자가 낳았기 때문에 교육이나 의료에 대해 아무런 권리도 누리지 못하는, '서류상으로 존재하지 않는' 아이들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저의 생각은 한참이나 부족하고 왜곡된 것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미등록이주아동이 고등학교까지 다닐 수 있다는 것도 몰랐습니다. 고등학교까지라도 다닐 수 있으니 다행이라는게 아닙니다. 미등록이주아동은 그렇게 평범한 모습으로 제 주변에 이미 오래 전부터 존재하고 있었다는 것을 저는 그제서야 깨달았다는 겁니다. 하긴, 제가 무심코 쓴 '..

이 책은 1970~80년대 민주화운동의 역사를 다룹니다. 그런데 민주화운동이라고 하면 우리가 으레 떠올리는 무슨무슨 투쟁이니 무슨무슨 협의회니 하는 돌출적인 사건이나 단체, 사람의 이름들보다는 사회 전반을 장악한 폭압적인 독재 치하에서 민주화운동 세력이 대항적인 담론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좀 더 주력하는 듯합니다. 그러니까 여기서 말하는 '민중'이란 국가가 호명한 '국민'에 대항하여 역사 진보의 주체이자 독재에 맞선 민주화담론 전반을 아우르는 개념이라고 하겠습니다. 한 때 86세대 때리기가 거의 온라인 민속놀이였던 적이 있습니다. 80년대 학번으로 민주화운동에 투신했다가 지금은 정치권에 들어가 '꼰대'가 된 '86세대'를 비판하고 조롱하는 게 '들불처럼' 번졌죠. 저 역시도 누구보다 86세대의 한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