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g君 Blues...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장하준, 부키, 2014.) 본문
1. 내게 있어서 올해(부터)의 학문적 화두는 단연 '경제'다. 전공이 경제학에 어느 정도 걸쳐 있다는 개인적인 사정도 있거니와 작년에 도서계에 불었던 경제학 바람(피케티, 장하준, 장하성 등등...)에 자극 받은 것도 조금씩 있다. 그래서 2014년 마지막이자 2015년 첫 책이 요 책. 좀 더 길게 보면 작년에 읽었던 장하준의 '국가의 역할'의 뒤를 잇는다고 할 수 있겠다.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
2. 저자가 한국 이름으로 되어 있지만 본래는 영어로 나온 책. 원서 제목은 (표지에도 떡 하니 박혀 있듯이) Economics: The User's Guide. 한국어 제목도 그렇고 영어 제목도 그렇고, 이 책의 지향점을 꽤 정확히 알려주는 것 같다. "여러분, 알아야 면장을 합니다."
전문 지식은 꼭 필요하다. 그러나 전문가는 말 그대로 말 그대로 아주 좁은 영역을 잘 아는 사람이기 때문에, 우리 삶에서 하나 이상의 넓은 영역이 결부된 문제(즉 대부분의 문제)에서 다양한 인간적 필요와 물질적 제한, 도덕적 가치를 모두 고려해 제대로 된 판단을 내려 달라고 기대하는 것은 무리이다. 전문 지식을 가지게 되면 시각이 더 편협해지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전문 지식에 약간 회의론적인 태도를 견지하는 것은 경제학뿐 아니라 삶의 모든 분야에 적용해야 한다. 그러나 과학이라는 포장을 씌운 정치적 주장인 경제학에서는 이 태도가 특히 중요하다.
누구나 전문 경제학자들의 말에 '도전'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맞다. 나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모든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경제학적 문제에서도 그들은 진실을 독접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p. 441.)
3. 책의 컨셉은 '대중을 위한 경제학 입문서' 정도고 실제 내용도 대부분 그렇게 채워져 있지만, 그렇다고 막 그렇게 지루하다거나 자기 주장이 없다거나 한 것은 아니다. 근데 뭐 그 주장이라는 것이 '국가의 역할'에서 했던 것과 거의 겹치기 때문에 굳이 여기서 더 정리할 필요는 없을 것 같고.
4. 지난 수백년간 경제를 수놓았던 많은 학설들을 편하게 정리한 편이라서, 앞으로 공부하면서 수시로 사전처럼 들춰보면 좋을 책이다. 리오 휴버먼의 '자본주의 역사 바로 알기'도 비슷하게 참 좋았던 것 같은데, 전에 누굴 줬는지 내 책꽂이에는 그 책이 없다. 새로 사야 되나. 나 원 참. 그나저나 최근에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을 시작했는데, 이 책을 미리 읽어둔게 정말 다행이다. 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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