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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를 위한 도시 인문학 - 마산 진해 창원 (김대홍, 가지, 2018.)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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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를 위한 도시 인문학 - 마산 진해 창원 (김대홍, 가지, 2018.)

Dog君 2019. 2. 20. 11:25


1. 시리즈의 전작인 부산편이 민속학자의 통찰로 꿰뚫어 본 도시 이야기였다면, 다음작인 마산진해창원편은 토박이의 경험으로 깊이 본 도시 이야기라고 하겠다. 꼭 어느 쪽이 더 낫다고 말할 수는 없고, 각자의 맛이 있다. 이 시리즈는 기본적으로 신뢰해도 된다. 이 시리즈의 다음 책을 기대하게 된다.


  그 시절 마산에선 대입보다 고입이 더 어렵다는 말들을 했다. 그럴 만도 했다. 200점 만점 시험에 커트라인이 항상 170점 안팎인 곳이 마산이었다. 반에서 10등 성적도 고입 합격을 장담 못했다. 이른 등교와 야간학습에 지친 학생들이 수업에 열의를 보이지 않으면 선생님들은 종종 엄포를 놓았다. “대학 재수야 다 하는 거니까 부끄럽지 않지만 고등학교도 못 가서 재수하면 부끄러워 어찌 살끼고.” 

(…) 

  물론 인구에 비해 마산 내 인문계 고등학교 수가 적은 것도 경쟁이 센 원인이었다. 이상하게도 인구와 중학생 수가 늘어나는 만큼 고등학교 숫자는 늘지 않았다. 게다가 마산의 고등학교들은 인근의 경쟁자를 항상 의식했다. 바로 진주다. 매년 대학입학고사가 끝나면 진주 고등학교들과 서울대 합격자수를 비교했다. 자리는 부족하고 모든 분야에 있어 경쟁이 체질화되어 있었으니 고입 커트라인이 이상할 정도로 높은 것도 당연했다. (135~138쪽.) 


  해방 이후 벚꽃 원산지 논쟁이 본격화된 건 당연한 일이었다. 비록 일본이 우리 땅에 벚나무를 많이 심었지만 그 원산지가 우리나라라면 아껴 가꿀 이유가 되었을 테니까. 1962년 4월 19일 ‘일본국화 왕벚나무 원산지는 제주도’라는 기사가 동아일보에 실렸다. 이듬해 4월에도 ‘왕벚꽃 원산지는 역시 한라산이다’라는 기사가 같은 신문에 실렸다. 그때까지 일본에선 자생하는 벚나무가 없었다. 1965년 한국 정부는 한라산에서 자생하는 왕벚나무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했고 이로써 한일 벚꽃 원산지 논쟁은 끝이 나는 듯 보였다. 과연 이 벚꽃 전쟁에서 우리나라는 승리했을까? 아쉽게도 그렇지 않다. 

  우선 벚나무 종류는 다른 벚나무 종과 쉽게 교잡할 수 있어 기원을 밝히기가 매우 까다롭다. 이리저리 퍼져나간 것까지 포함하면 그 종류가 무려 200종이 넘는다. 일본은 본국과 한국에서 자라는 왕벚나무가 모두 재배종이라고 결론 내렸다. 즉, 한라산에서 자생하는 왕벚나무가 모두 재배종이라고 결론 내렸다. 즉, 한라산에서 자생하는 왕벚나무가 모두 재배종이라고 결론 내렸다. 즉, 한라산에서 자생하는 왕벚나무가 모두 재배종이라고 결론 내렸다. 즉, 한라산에서 자생하는 왕벚나무가 있는 것은 맞지만 그 역시 일찍이 일본에서 교잡해 생겨난 재배종이라고 맞선 것이다. 양측 의견이 너무 팽팽해 서로가 이겼다고만 주장할 뿐 승부는 한쪽으로 기울지 않았다. 

  이런 논란 속에서 죽어가던 벚나무들에게 다행인 것은 1960년대 들어 정권을 잡은 박정희 대통령이 벚꽃과 진해를 무척이나 사랑했다는 사실이다. 그는 매년 4월이면 진해공관에 머물며 휴가를 보냈고 정부요인이나 외교사절을 진해로 초대해 회담을 하거나 행사를 열곤 했다. 그는 1976년 4월 해군사관학교 졸업식에 참석한 뒤 진해시장을 마난 자리에서 “가로수뿐만 아니라 산이나 들에도 심을 수 있는 곳에는 모두 벚나무를 심어 진해시를 벚꽃의 명소가 되게 하라”고 지시했다. 해방 후 수명을 다한 뒤 어쩌면 조용히 사라질 운명이었던 진해 벚꽃이 지금껏 건재한 데는 그의 벚꽃 사랑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세계일보 류순열 기자가 쓴 벚꽃의 비밀이라는 책에 따르면 우리나라 벚꽃의 쇠락과 부활엔 이승만, 박정희 두 대통령의 취향이 반영되어 있다. 이승만 시절 벚꽃 관리 예산은 모두 삭감된 반면 박정희는 벚꽃을 어디에 심으라고 직접 지시할 정도였다. 서울 강변북로에 벚꽃을 심은 것도, 여의도 국회의사당 뒷길에 벚꽃 길을 조성한 것도 그의 의중일 것이라고 저자는 밝히고 있다. (191~192쪽.) 


  배경지식을 알면 풍경이 남다르게 보이는 법이다. (…) (214쪽.) 


교정. 

19쪽 20줄 : 마산((馬山) -> 마산(馬山) 

59쪽 11줄 : 김지하 1972년 5월 -> 김지하 또한 1972년 5월 (주격조사가 빠졌다) 

219쪽 8줄 : 북간도 융정 -> 북간도 용정 (문화재 안내판을 인용한 것인데, 원래 안내판에서부터 틀린 것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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