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g君 Blues...
지구에서 한아뿐 (정세랑, 난다, 2019.) 본문
솔직하지 못한 한아였지만, 오랜만에 심장이 뛰었다. 가벼운 위험, 몇 센티미터쯤 죽음과 재난에 가까이 간 것만으로 경민이 이렇게 변화했다면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싶었다. 앞으로 변화할 게 더 남아 있다면, 오래된 관계를 체념이라고 부르지 않아도 되 것 같았다. (25쪽.)
그렇게 한 번도 돌아보지 않고 우주로 떠나다니. 한아는 마지막 작별을 기억해내고는 치를 떨었다. 다이옥신 같은 새끼, 미세먼지 같은, 아니, 미세 플라스틱 같은 새끼, 낙진 같은 새끼, 옥티벤존, 옥시녹세이트 같은 새끼, 음식물 쓰레기 같은 새끼, 더러운, 정말 더러운 새끼, 밑바닥까지 더러운 새끼, 우주의 가장 끔찍한 곳에서 객사나 해라...... 더 심한 욕을 하고 싶었지만, 불행히도 어휘력이 딸렸다. 한아는 평소에 욕을 좀 연마해둘걸 후회했다. 유리가 욕을 잘하는데 좀 배워둘걸. (94~95쪽.)
그것은 매듭 이후, 끊임없이 이어질 달콤한 하루의 첫날, 셀 수 없을 키스 중의 첫 키스였다. 흔하지 않지만 어떤 사랑은 항상성을 가지고, 요동치지 않고, 요철도 없이 랄랄라 하고 계속되기도 한다.
우주 가장자리에서 일어나 아무도 기억하지 못할 러브 스토리의 시작이면서, 끝이었다. (2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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