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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쓰는 법 (이원석, 유유, 2016.)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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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쓰는 법 (이원석, 유유, 2016.)

Dog君 2022. 4. 20. 20:25

 

  독후감이 독백이라면, 서평은 대화입니다. 독후감은 독자가 없어도 됩니다. 혼자 쓰고 끝내도 상관없지요. 감정을 풀어 놓기만 해도 충분합니다. 반면 서평은 이를 읽어줄 독자가 필요합니다. 서평의 독자는 서평에 반응합니다. 즉 서평의 주장에 동의하거나 반대하게 됩니다. 이것이 서평을 쓰는 이와 서평을 읽는 이의 대화입니다. 서평을 쓰면서 서평의 독자를 염두에 두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독자를 설득하고자 성찰하며 언어와 논리를 구성하고 배열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성찰은 정련되며, 정신의 성숙을 이루기도 합니다.
   (...)
  서평은 서평에서 다루는 책에 대한 성찰을 전달합니다. 서평을 쓰는 이의 사유가 서평을 통해 공유됩니다. 이러한 공유는 대화적이지요. 누군가가 내가 쓴 서평을 읽는다고 끝이 아닙니다. 책에 대한 그의 반응이 서평을 읽기 전과 읽은 후가 동일하다면, 그 서평은 실패한 셈입니다. 성공한 서평은 어떤 것일까요? 서평을 쓴 사람이 의도한 반응이 있어야 합니다. 보통 의도하는 반응은 서평의 독자가 책을 읽는 겁니다. 친구에게 빌리든 서점에서 사든 상관없이 책을 읽게 하는 거지요. 혹은 읽지 않게 하기를 목적으로 삼기도 합니다. 너도나도 좋은 책이라고 할 때 그 책을 읽지 않을 이유를 납득시킨다면, 그 서평은 성공한 서평입니다 (물론 이렇게 특정한 책을 읽거나 읽지 않게 하는 것이 서평의 전부는 아닙니다). (25~26쪽.)

 

  (...) 저자와 독자 사이에 위계가 사라지고, 대등하게 의견을 주고받는 것은 다름 아닌 서평을 통해 온전히 실현됩니다. 서평의 증가는 곧 건강한 공론장의 확산으로 이어집니다. 그러면 우리가 좀 더 건강한 민주주의 사회에서 사는 데 보탬이 되겠지요. (17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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