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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비평 149호 (역사비평사, 2024.) 본문

잡冊나부랭이

역사비평 149호 (역사비평사, 2024.)

Dog君 2025. 2. 16. 09:34

 

  난지도 매립지의 역사는 서울시가 산업화와 도시화, 발전 과정에 수반하는 물질적, 사회적 문제에 어떻게 대응했는지 보여준다. 난지도는 쓰레기 매립장이라는 기피 시설을 시야에서 가린 채 서울의 쓰레기 위기를 막아냈지만, 단순 매립은 다른 환경 문제를 초래했다. 난지도는 도시 하층민에게 삶과 노동의 공간을 제공했지만, 서울시가 빈민층의 노동력을 확보하는 수단이기도 했다. 주민들은 재활용품 거래로 도시 경제에 기여하며 도시 환경의 물질 순환을 매개했고, 이를 통해 도시 성장의 필수적 조건을 제공했다. 주민들의 노동은 난지도 관리 비용 감축과 매립지 사용 기간 연장의 핵심적 요인이 되었다. 서울 시민들 역시 고도성장의 부산물인 쓰레기와 그 위험에서 벗어나 경제성장의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 하지만 난지도는 쓰레기와 빈곤 지역을 시야에서 가린 채, 쓰레기 문제와 빈민의 존재, 그들의 노동에 대한 사회적 무관심을 초래했다. (박효진, 「쓰레기 속의 삶과 노동―폐기물 관리의 변화와 난지도 매립지 주민들의 주거권」, 28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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