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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君 Blues...
"글이 잘 써지는 날이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13월이라거나 제8요일 같은 것이다. 글이란 1년 내내 잘 안 써지게 돼있다. 커튼을 내리고 있으면 게으르거나 무기력해지기 쉽고 그렇다고 활짝 열어놓으면 날씨의 영향을 받는다. 햇빛이 환하고 맑은 날엔 산만해지기 마련이다. 흐리거나 비가 오는 날은 기분이 가라앉아 글이 잘 풀리지 않는다. 기분 좋은 소식이 오는 것도 반길 일이 못 된다. 기분 좋은 생각이란 한번 머리 속에 들어오면 좀처럼 다른 생각에 자리를 내주지 않는다. 반대로 안 좋은 소식이 왔다면 그건 말하나마나이다. 기분 나쁜 날 글이 잘 써질 정도로 인생에 의외의 일이 자주 있는건 아니니까. 더구나 의외라는건 주로 나쁜 방향에서 찾아오는 법이다. 모든 상황이 이것처럼 고통스럽게 돌아가는데도 작가에게..
오늘따라 부쩍 멘탈이 안 좋다. '멘탈 붕괴'라는 말을 대학원 들어와서 거의 입에 달고 살았던 것 같은데 오늘도 그 비슷한 날이다. 기계적으로 하던 일을 하고는 있지만 좀체 회복이 안 된다. 멘탈이 돌아오지 않아.
1-1. 솔직히 말하자면 대학원생에게 독서란 일종의 '업무'와 비슷하다. 수업 준비를 위해서 책을 읽어야 할 뿐더러 논문 쓰려고 보는 연구서와 논문들에, 취미 삼아 읽는 책을 더하고 세상 돌아가는 얘기 좀 알아보려고 읽는 주간지나 월간지까지 더하면 순수히 활자의 양만 가지고 볼 때 많을 때는 1주일에 서너권 분량은 족히 읽는 것 같다. 대한민국 연간 평균 독서량이 직장인 기준으로 15권 조금 넘는다는데 이 정도면 가히 '활자중독' 수준은 아닐랑가. 1-2. 근데 저 많은 책을 다 읽으려면 사실 좀 마이 피곤타. 책상 앞에 앉으면 어김없이 책을 꺼내들어야 하고 전철에 타서도 책을 꺼내야 되고 버스에서도 책을 꺼내야 되고 자기 전에도 책을 꺼내야 되고... 아 이게 뭐야. 우엥 ㅠㅠ. 가끔 어떤 때는 책 사..
1-1. 내가 소설을 읽는 경우는 거개 두 가지인데 인터넷서점에서 책을 주문하다가 배송비를 아끼려고 싼 값에 할인 중인 소설책을 끼워넣거나 어떤 특정한 계기로 인해 어떤 작가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경우이다. '펭귄뉴스'는 두번째 경우에 해당한다. 1-2. 내가 김중혁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은 것은 불과 몇 달 전으로 이동진이 진행하는 '빨간 책방'이라는 팟캐스트에 그가 고정 패널로 출연하고 있는 것이 계기였다. 그의 시덥잖은 언어유희에 나는 다소 매료되었고, 그의 소설책을 사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얼마 전에도 새 소설집을 냈지만 역시 누군가의 작품세계를 제대로 더듬으려면 첫 작품부터 보는 것이 순서인지라, 2006년에 나온 그의 첫 소설집을 골라들었다. 2. 소설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을 붙여야 하는지 ..
1. 정신차려보니 벌써 9월 27일이다. 개강한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9월이 끝나간다. 언제는 안 그랬냐만은, 이번 달도 정말정말 시간 가는 속도가 F1 레이싱카 마냥 씽씽씽이다. 2-1. 바쁜 이유는 역시 수업 때문이다. 석사 과정 때도 그랬지만 박사 과정도 별 다르지 않은 것 같다. 거기에 입에 풀칠 좀 해보겠다고 일 몇 가지 더 하다보니 아 이러다 정말 죽겠다 싶을 정도로 너무 많은 업무스트레스와 너무 적은 수면시간과... 아 ㅅㅂ 정말 죽겠다. 2-2. 이번 학기에 과에 새로 부임하신 ㄱ선생님의 수업은 무척이나 흥미롭다. 선생님의 내공이야 학계에서 이름난 그대로였다. 수업시간에는 뭐라도 하나 더 얘기해주시려는 듯 3시간 꽉꽉 채워서 이야기를 많이 해주셔서 가만히 듣고 있는 것만으로도 뭔가 지식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