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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君 Blues...
春夏以來, 旱勢太甚, 殿下焦勞、勤恤, 避殿、減膳, 祀典徧擧, (...) 理冤獄, 日不暇給봄·여름 이래로 가뭄 기운이 매우 심하여, 전하께서 애써서 노력하시고, 부지런히 구휼(救恤)하시며, 피전(避殿)하시고, 감선(減膳)하시며, 사전(祀典)을 두루 거행하시고, (…) 원통한 옥사(獄事)를 다스리시기에 날로 겨를이 없으십니다.- 각주 : 성종실록 성종1년(1470년) 6월 2일. 조선왕조실록 사이트의 번역을 내가 약간 다듬었다. 조선시대의 아홉번째 임금인 성종이 즉위한 이듬해는 유독 가뭄이 심했다. 봄부터 여름까지 비다운 비가 오지 않았다. 특히 삼남지방의 가뭄이 심했다고 한다. 한창 곡식이 여물어야 할 봄과 여름에 이렇게 날이 가물었으니 문제가 보통 심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대로면 그 해 소출에 문제가 ..
내가 태어나서 자란 곳은 인구를 다해봐야 30만 남짓 되는 작은 도시다. 그곳에서 나서 그곳에서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다 보냈다. 서울로 올라온 것은 스무살짜리 대학 새내기가 된 해의 늦겨울이었다. 변화를 싫어하는 천성은 그때도 마찬가지여서 서울로 삶터를 옮긴다는 것이 이만저만 걱정되는 일이 아니었다. 경상도에서 신입생이 올라오면 선배들이 빙 둘러싸고는 막대기 같은 것으로 쿡쿡 찌르며 “말 해봐, 말 해봐” 하며 놀린다는 끔찍한 이야기도 들은 참이었다. 내 서울 생활은 그렇게 걱정 반 스트레스 반으로 시작되었다. 내 걱정은 틀리지 않았다. 서울은 모든 것이 낯설고 놀라웠다. 말투는 어색했고, 사람은 너무 많았다. 사투리를 쓰지 않는 노인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서울에서 처음 알았고, 1년에 두 번 이상 눈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