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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君 Blues...
곰돌이 푸 도안을 드디어 끝냈다. 한 번 정도 더 할 수 있는 실이 남긴 했는데 이 키트는 박음질할 때 손가락이 너무 아파서 다시 할지 어떨지는 모르겠다. 이보다 박음질이 예쁜 도안을 못봐서 결과물은 뿌듯한데 할 때마다 손가락 끝이 너무 아프다 ㅠㅠ 내셔널갤러리에서 산 DMC키트를 2년 반을 묵힌 끝에 드디어 시작. 한 8~9개월 걸리겠다.
십자수에서 가장 일반적인 크기는 14카운트 기준으로 가로세로 30cm 정도 된다. 시계부터 액자, 쿠션 등 여러모로 활용도가 가장 높은 크기라서 도안이나 아이다, 수틀도 대체로 이 크기에 맞춰져 있다. 나도 이 크기를 가장 많이 했고, 하는 족족 시계와 액자, 쿠션으로 만들어서 주변에 선물했다. 그 중 하나가 이 시계인데 2015년에 완성한 것이다. 시계로 만들어서 부모님께 선물로 드렸는데, 시간이 그리 오래 지난 것도 아닌데 여기저기 많이 망가졌다. 안에 붙인 실리콘은 떨어졌고 건전지도 누액이 돼서, 완전한 불능 상태였다. 시계를 맞췄던 십자수가게에 전화를 해서 시계를 수리할 수 있냐고 물었더니 안 된단다. 이제 십자수로 시계 맞춰주는 업체가 모두 사라져서 자기도 수리를 맡길 곳이 없단다. 가까운 시계..
여기까지만 하고 냉장고자석은 이제 좀 지겹다 싶어서 그간 모아둔 키트들을 하나씩 헐어먹기로 했다. 수틀도 얼마만에 잡아보는지... ㅎㅎㅎ
20210625 2019년에 집중적으로 사모았던 냉장고자석 키트를 본격적으로 터는 중. 후작업이 좀 귀찮지만 금방금방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건 좋다. 다만 이렇게 키트를 집중적으로 터는건 엄청난 단점이 있는데... 바늘이 너무 많이 쌓인다... ㅎㄷㄷ
20210531 그래도 그럭저럭 완성해서 여름 전에 선물로 줄 수 있었다. 런던 생활을 함께했던 지인의 가족에게 선물. (아래는 인증샷)
윤오영의 수필 '방망이 깎던 노인'은 얼핏 성질 급한 아재와 마음 느긋한 늙은 장인(匠人)의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실상 그 서사룰 완결짓는 것은 저자의 부인이다. "집에 와서 방망이를 내놨더니 아내는 이쁘게 깎았다고 야단이다. 집에 있는 것보다 참 좋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전의 것이나 별로 다른 것 같지가 않았다. 그런데 아내의 설명을 들어 보니, 배가 너무 부르면 옷감을 다듬다가 치기를 잘 하고 같은 무게라도 힘이 들며, 배가 너무 안 부르면 다듬잇살이 펴지지 않고 손에 헤먹기 쉽단다. 요렇게 꼭 알맞은 것은 좀체로 만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나는 비로소 마음이 확 풀렸다. 그리고 그 노인에 대한 내 태도를 뉘우쳤다. 참으로 미안했다." 저자의 부인이 그러한 것처럼, 눈으로 봐서는 전혀 알 수 없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