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잡繡나부랭이 (98)
Dog君 Blues...
수령자는 첫 자녀를 낳은 나의 오랜 친구, 김XX 부부. 100일 되기 전에 선물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그리고 현장감 넘치는 인증샷.
내 십자수에는 철칙이 있다. 절대로 결과물을 소유하지 않는 것. 취미생활에 무슨 철칙까지 세우며 요란을 떠냐고 한소리 할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저 ‘철칙’이라는 것이 일부러 만든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지금껏 십자수를 해오면서 거의 예외 없이 누군가에게 다 선물로 줘버린 탓에 생긴 습관에 가깝다. 이런 습관이 생긴 것은 무엇보다 실용적인 이유가 크다. 십자수로 만들 수 있는 결과물이라는게 기껏해야 쿠션이나 시계, 액자 정도인데, 그걸 다 내가 꾸역꾸역 갖고 있겠다고 욕심을 부리면 당장 내가 못 버틴다. 1년에 4개 정도를 완성한다고 치면 내 방에는 매년 시계와 쿠션과 액자가 하나씩 추가된다는 뜻이다. 십자수 쿠션과 십자수 시계와 십자수 액자가 막 서너개씩 있는 노총각의 방... 아, 그것은 ..
어쩌다 잠시 프랑스에 갈 일이 있었고, 잠시 짬이 나길래 혹시나 싶어서 파리의 십자수 가게를 찾아봤다. 그랬더니 꽤 유명한 가게가 하나 나온다. 간판에는 그냥 'Sajou'라고 되어 있지만 구글 지도에는 'Maison Sajou'라고 나온다. 파리를 여행하는 십자수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꽤 유명한 것 같고, 한국 웹에서도 관련된 글을 적잖이 찾아볼 수 있다. 십자수 키트 뿐만 아니라 오거나이저나 실패 같은 주변용품도 꽤 많고 기성품 악세사리도 이것저것 많은 편. 특히 가위 같은 건 장식이 화려한 고급품이 많아서 살짝 마음이 흔들렸다. 끝이 뾰족한 가위를 정말 싫어하기에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덥썩 살 뻔 했다. (공항 수하물 검사에서 귀찮은 일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쫄보 근성도 좀 작용했고.) 뭐 암튼 그러하..
네덜란드에서 산 십자수 키트를 정리해봤다. 네덜란드에서는 짐을 늘리지 않기로 결심하고 왔지만,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갈 수는 없는 노릇이라 결국 몇 개 사고야 말았다. 나름대로는 한국에서 못 구하는 키트로 고른다고 골랐는데, 글쎄 모르지, 인터넷에 불가능이란 없으니 한국 어딘가 샵에서도 파는 걸지도 모르겠다. 처음은 Pingouin Buitenveldert에서 산 키트. 사람 이름과 생년월일이 써있고 귀여운 동물 모양 도안인 것을 보면 갓 태어난 아기를 위한 키트인 것 같다. 한국에 있는 친한 친구 부부가 생각나서 냉큼 샀다. 다음은 H. Bruinink에서 산 키트. 딱 봐도 신혼부부용 도안. 네덜란드에서 에펠탑이 배경인 도안을 사는 것이 좀 이상하긴 하지만... 그림이 귀엽고 사랑스러우니 다 용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