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g君 Blues...
휴가 중인 시체 (김중혁, 아시아, 2019.) 본문
(...) 그즈음 나의 가장 큰 고민은 두 번째 삶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였다. 확실한 것은 첫 번째 삶이 끝났다는 것뿐이었다. 그냥 온몸으로 깨달았다. 불안과 공포와 환멸과 싫증과 권태와 무력이 액체가 되어 내부로부터 나를 익사시키기 직전이었다. 새로운 아이디어도 없었고 새로운 생각을 발전시킬 배터리도 없는 상태였다. 두 번째 직업을 찾아야했지만 거기에 걸맞은 재능이 없었다. 나는 죽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 이제 와 하는 말이지만 그때 죽었어도 하나도 이상할 게 없었다.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온도가 높아졌고, 그게 새삼스럽게 신기했다. (10~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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