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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君 Blues...
1. 제목에는 2019년을 콕 집었지만 꼭 2019년만을 위한 전망이라기보다는 향후 몇 년에 대한 전망에 가깝다. 평소에는 절대로 때와 시기에 맞춘 독서 같은 거 안 한다만 (그래서 주간지나 월간지를 거의 안 읽는다.) 어쩐 일인지 이 책을 사서 보게 됐다. (정확한 이유는 기억이 안 난다.) 이런 기회라도 일부러 만들어야 역사학 외의 다른 분야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그나마 생기는 것도 같다. (…) 소셜미디어의 발전과 맞물리면서 과거에는 수일에서 수개월이 걸렸을 허위 정보의 유포가 반나절 만에 이뤄지고 있다. 반면 이를 검증해 반박하는 팩트체크 정보도 그만큼 빨리 유포될 수 있다. (…) 2019년에 ‘가짜뉴스’는 어떻게 될 것인가? 논란은 계속될 것이다. 허위조작 정보를 규제하려는 정부의 방침이 여전..
지난 2015년 1월 31일, 독일의 제6대 대통령을 지낸 리하르트 폰 바이츠제커(Richard von Weizsäcker)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는 대통령 재임시에 적극적으로 과거사 반성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그 때문에 바이츠제커는 독일의 역사인식 형성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특히 1985년 2차대전 종전 40주년 기념 연설에서 그의 그러한 역사인식이 잘 드러났다고 알려져 있죠. 제가 찾은 것 중에서 그의 연설내용을 담은 국내의 기록 중에서 가장 오래된 것은 아래와 같습니다. 우리는 새삼 독일패전 40주년이 되던 날, 서독의 바이츠제커 대통령이 남겼던 웅변을 잊어버릴 수 없다. 그는 “과거에 눈을 감는 것은 현재에 대해서도 맹목이 되는 것이다. 비인간성을 기억에서 ..
2018년에 읽은 책들을 정리했다. (저자 가나다순) 총 84권. 정말 징하게도 읽었다. (무협지도 끼어 있는데, 읽는 속도와 난이도를 감안해서 그냥 그건 1권으로 퉁.)읽은 책마다 감상을 블로그에 정리할 계획도 있었는데, 이건 2/3 정도 달성... 추천도서도 골라봤는데, 내가 그나마 좀 아는 분야인 역사(그리고 그와 관련된) 분야 중에서만 골랐다.비전공자를 포함한 타인에게도 권할만한 책에는 *표를, 특별히 더 권할만한 책에는 **표를 했다. ---------- 가바야마 고이치 외 - 새로운 현대 역사학의 명저들가즈오 이시구로 - 나를 보내지 마가쿠타 미쓰요 - 어느새 운동할 나이가 되었네요고미숙 - 연애의 시대교수신문 - 고종황제 역사 청문회*권보드래 - 연애의 시대금정연, 김중혁 - 탐방서점기미야 ..
지난 편에서 저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문장이 신채호의 창작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저는 여전히 하나의 의문이 남아있다고 덧붙였죠.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문장의 창작자로 신채호가 지목된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하는 것입니다. 지난 편에 따르면 신채호는 그와 비슷한 이야기를 한 적도 없는데 말이죠.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문장이 그간 한국의 언론과 저술에서 어떤 식으로 쓰여 왔는지를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포털에서 뉴스를 검색해보시면 알겠지만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문장의 용례는 굉장히 많고, 또한 굉장히 오래 전부터 찾을 수 있습니다. 출처를 신채호로 명시하지 않았을 뿐이죠. (이 문장의 출처를..
1-1. 나도 한때는 환빠였노라...는 이야기로 시작하고 싶지만, 그건 너무 진부한 것 같으니까 일단 여기서는 패스. (이 책의 서평에는 이 얘기가 거의 빠지질 않더라;;;) 일일이 전거를 들어가며 유사역사학을 논파하는 것은 내 전공도 아니고 내 능력으로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니까 그것도 패스. 책의 내용을 요약하는 건 원래 안 하니까 또 패스. 1-2. 이런 식으로 패스 패스 패스 하다보니, 마침내는 서평이라고 노트북을 열기는 했지만 막상 쓰자니 쓸 내용이 없는 지경까지 이르고 말았다. 그러니까 이 책을 읽었다는 것을 인증하는 선에서 오늘은 끝. 1-3. ...이면 너무 서운하니까 현대사를 공부하는 연구자의 입장에서 받은 느낌만 조금 보태볼까 한다. 2-1. 이 책에서 가장 힘을 쏟고 있고 내가 가장 ..
1-1. 출장차 뉴욕에 갔을 때 잠시 짬을 내서 반스 앤 노블에 갔다. 내심으로는 살만한 CD나 DVD가 있나 살펴보려는 것이었지만, 어디까지나 공식적인 목적은 한국사 관련한 책이 있나 찾아보는 것이었다. 몇몇 신간을 이미 눈여겨보던 중이었지만, 반스 앤 노블에는 그 책이 없었다. 하긴, 변방 중에서도 변방인 한국사 책이 시중 서점에 있을 가능성이 얼마나 되겠나. 반스 앤 노블 같은 오프라인 서점이 죽 쑤고 있는 거야 너도나도 다 아는 사실인데, 그런 반스 앤 노블에서 잘 팔리지도 않을 한국사 책을 갖추고 있기를 바라기는 힘들겠지. 1-2. 가장 놀라운 것은 YA(Young Adult)장르의 규모였다. 대충 어림잡아 전체 서가의 1/3 정도가 YA였던 거 같다. 쪼그라들대로 쪼그라든 미국 도서시장에서 그..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아마 역사를 소재로한 격언 중에서는 가장 널리 알려진 것 아닐까 싶습니다. 문장은 짧지만 ‘역사’와 ‘미래’가 대비되고 있고 메시지도 선명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 문장, 정말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역사학의 존재이유를 묻는 이에게 이보다 더 좋은 답변이 있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그렇다면 이 문장은 어디서 온 것일까요. 이 문장은 단재 신채호가 남긴 것으로 아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선 말부터 식민지기에 이르기까지 비타협적이고 견실한 운동가의 일생을 보낸데다가 역사학자로서도 상당한 저술을 남겼다는 점을 생각하면, 신채호가 저런 말을 남겼다고 해도 별로 이상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그런가, 인터넷이고 방송이고 할 것 없이 이 문장의 창작자가 신채호라는 명제가 거의 정설처럼..
(…) 어느 낮 어느 담벼락에 내가 기대 쉬고 있을 때...... 그 담이 너무 서늘하고 내가 너무 지치고 피곤해 이제 그만 영영 잤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 담에 박이 자라고 있었어. 조롱박, 아직 어려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연한 박이...... 희고도 파랗게 그것이 어찌나 예뻤는지 손으로 쥐었다가 땄지. 내가 그것을 뚝 땄을 적에는 반드시 먹으려는 목적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그게 다만 탐스럽게 예뻐서, 십여 개 열린 것 중에 한 개를 쥐고 넝쿨에서 뚝 떼어낸 거야. 그랬더니 그 집 여편네가 벼락같이 문을 열고 나와서 우리 박을 따지 말라고 야 이 도둑년, 박 도둑년, 아주 그러며 내 손에 든 박을 싹 빼앗아갔지. 나하고 똑, 같은 나이를 먹은 것 같은 그년이 아주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