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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君 Blues...
1. 심장 쫄깃해지는 소설, 참 오래간만이다. 초반에 툭툭 흘려두었던 (그래서 중반을 넘어서면서 거의 잊고 있었던) 떡밥까지 모조리 회수하는 마지막 몇십 페이지는 아주 그냥... 캬... 2. 죄책감, 양심, 사법, 처벌 등의 키워드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소설을 해석하는 건 내 능력을 넘어선다. 그러니 여기서 끝. *. 아래의 쪽수는 내가 읽은 전자책 기준이다. 전체 371쪽이었다. 그의 머리 위에 다모클레스의 칼이 영원히 걸려 있게 될 것이었다. (…) 오늘 일어나지 않는 일은 내일 위협이 될 것이었다. 그리고 평생토록 그럴 것이었다. (335쪽.) 교정.14쪽 : 화룡정점 -> 화룡점정246쪽 : 그 자신 의사였기 때문에 -> 그 자신이 의사였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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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전자책에 전혀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 책, 십자수, 음악, 이 세 가지만큼은 물성物性에 꽤 집착하는 편이기 때문이다. 십자수는 무조건 오프라인 가게를 찾고, 음악 역시 CD나 LP를 사서 (MP3로 리핑하여) 듣는다. 책도 마찬가지라서, 무슨 일이 있어도 종이책을 고집한다. 무겁고 부피도 크지만, 여행을 가건 출장을 가건 불편함을 무릅쓰고 꼭 종이책을 챙긴다. 아무리 전자책이 편하다지만, 한 번 종이책의 물성物性에 익숙해지고 나니, 전자책은 그저 비인간적인 기계덩어리로 느껴질 뿐이다. (PDF로 다운받은 논문도 굳이 종이에 인쇄한 다음에 줄쳐가며 읽는 걸 보면, 화면으로 글자를 읽는 행위 자체를 싫어하는 것 같기도 하다. 다만 책과 음악 구입을 대체로 온라인에 의지하는 것을 보면, 내 태도도 아..
1-1. 독서란 무릇 열린 행위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상의 진리를 꿰뚫는 단 하나의 책 같은 것은 없기 때문이다. 한 번의 독서에서 얻은 질문과 답변을 다음 책을 통해 확인하고 검증하며,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허물어뜨리고 다시 세우는 무한한 '과정', 바로 그것에 독서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평소 생각이 그래서 그런가, 이 책을 읽으면서 다른 책(과 영화)들이 많이 생각났다. 1-2. 첫 번째로 언급해야 할 이승문의 영화 '땐뽀걸즈'는 책에서도 충분히 언급하고 있으므로 일단 넘어가자. 두 번째로 떠오르는 것은 (책에서는 아주 잠깐 언급하고 지나가는) 조주은의 책 『현대가족이야기』. 나도 읽은지가 하도 오래 돼서 기억은 잘 안 나는데, 대기업 남성 노동자를 중심으로 구성된 가정의 일상적 측면을 다루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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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성이 보수적이다. 생활이건 무엇이건, 특별히 문제가 되지 않으면 바꿀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주의다. 한 번 정하면 잘 바꾸지 않는다. 자주 가는 카페도, 이용하는 요금제도, 출근길 루트도, 책 읽을 때 끼고 다니는 책갈피도, 한 번 익숙해지면 잘 바꾸지 않는다. 더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드는 것이 분명해도, 잘 안 바꾼다. 합리적으로 생각해보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지만, 그냥 그런다. 그렇게 사는 것이 꽤 손해인 것을 알지만 그런 것 따질 시간에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다른 것이 집중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쏟을 수 있는 열정의 양이 정해져 있다면 굳이 그런 곳에까지 내 열정을 쏟을 이유가 없으니까. 그래서 낯선 것을 싫어한다. 낯선 곳에서의 경험과 흥분과 두근거림... 그런 거 없다. 어..
1-1. 구성과 작법이 보통의 역사책과 사뭇 다르다. 먼저 구성의 측면. 위해 이 책은 3.1운동을 기획, 전달, 실행의 세 국면으로 나누고 각각의 국면에서 활약한 사람들에 주목하는 방식을 택했다. 보통의 역사책이 배경, 전개, 결과, 의의... 뭐 이런 식으로 이름을 붙이는 것과는 다르다. 사건을 국면에 따라 나눴기 때문에 흐름에 따라 사건을 이해하기가 무척 편하다. 3.1운동이 워낙에 다양하고 복잡한 사람들에 의해 주도되었기 때문에 전후 사정까지 함께 머리에 넣고 이해하기가 꽤나 까다로운 것을 생각하면 이런 식의 구성은 독자의 편의성이라는 면에서 일단 합격점이다. 1-2. 이러한 구성은 책의 내용과도 맞닿는다. 국면 별로 파트를 나눴지만 실제 파트의 이름은 ‘기획자들’, ‘전달자들’, ‘실행자들’로 ..
2019년 2월 24일 일요일 아침 달리기.평균 페이스 : 5분 10초운동 시간 : 1시간 5분 6초 겨우내 실내에서만 뛰었다.어제 낮에 완연히 봄날씨가 된 것을 보고 다시 공원으로 나갔다.겨울, 특히 2월에는 달리기를 많이 못해서 걱정이 좀 됐는데,막상 해보니 페이스도 별로 많이 안 떨어졌다.다행이다.
책상에 딸린 서랍장을 정리하다가 열쇠고리 반제품이 나왔다;;; 2019년의 십자수는 끝난줄 알았는데열쇠고리 반제품을 남기고 애매하게 한해를 마무리할 수는 없어서...
1-1. 대학 1학년 봄답사의 무대는 경주 일대였다. 불국사에 갔을 때였다. 오른쪽으로 난 작은 문으로 들어섰을 때 나도 모르게 “헉”하고 짧게 탄식했다. 다보탑은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압도적이었다. 그때까지 다보탑이란 10원짜리 동전이나 애국가에서 본 것이 전부였다. (중고등학교 때 수학여행에서 경주엔 안 갔던 모양이다.) 그때의 나는 (그 이후로도 한참을 더 그랬지만) 술 먹고 놀거나 집회에나 나갈 줄 알았지 공부 같은 것에는 도통 관심이 없었던 놈이었는데도 다보탑에 완전히 압도되어 탑을 한참이나 우러러 보았던 기억이 난다. 1-2. 그러고도 답사의 진짜 의미를 알아가는 데는 시간이 한참 더 걸렸다. 흔적만 남은 절터나 낡아빠진 건물 따위나 보러 돌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터만 남은 곳에서 웅장한..
1-1. 박찬승 선생님의 『마을로 간 한국전쟁』은, 한국전쟁 당시 마을에서 일어났던 학살의 구체적인 양상은 전쟁이나 이데올로기 같은 외부적이고 커다란 요인이 아니라 그 마을(혹은 공동체) 내에 평소에 내재되어 있던 조건들, 즉 공동체의 결속력이 얼마나 강했는지, 공동체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는 명망가가 있었는지, 집안 혹은 계급간 역관계는 어떤 식으로 형성되어 있었는지 등에 의해 결정되었다고 말한다. 학살이 한국전쟁과 이데올로기 충돌이라는 외부적 자극에 의해 추동된 것은 사실이지만 각각의 구체적 양상은 그 이전에 내재해 있었던 조건과 반응에 따라 결정되었다는 것이다. 학살 이후의 양상도 마찬가지다. 똑같이 전쟁과 학살에 휩쓸렸지만 어느 마을은 서로를 죽이다 못해 전쟁 끝나고 수십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