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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君 Blues...
1. 요 며칠 동안 진짜 많이 잔다. 10시 좀 넘으면 곧장 잠들었다가 5~6시까지 줄창 잔다. 중간에 깨는 경우도 별로 없고, 꿈도 거의 안 꾼다. 정말 잘 잔다. 좋다. 2-1. 어제는 급기야 게임도 했다. 몇달씩 손도 안 대고 있었던 플스에 쌓인 먼지와 고양이털(...)을 털어내고 게임을 잠깐 했는데, 아따 재미있드마. 2-2. 모름지기 게임이란, 쉽고 단순해야한다는 내 철학에 상당히 잘 맞는 게임이라 하겠다. 길 찾고, 어쩌고 복잡한 거 없다.그냥 때리고 죽이고 아이템 먹고 그러는 게임이 장땡이지. 메트로이드... 그런 게임은 안 된다. 3-1. 만 2년을 훌쩍 넘긴 '통통통의 태티서' 프로젝트는 또 다시 새로운 작당을 시작했다. 전적으로 구성원들의 공명심과 명예욕에 기초한 프로젝트임을 어쩔 수 ..
1. 지난 주까지 좀 바빴다. 바빴다고 하면, 너님이 야근이 있길 하냐 주말근무가 있길 하냐 바쁘긴 개코가 바쁘냐 라고 할 혹자도 있겠으나, 아무튼 바쁘고 스트레스 받고 하긴 했다. 그리고 그 '바쁨'과 '스트레스'가 엉뚱한 곳으로 튀어서 의외의 결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2. 그렇게 행사가 끝나고 큰 걱정을 덜어내고 나니 이제서야 주변 상황이 눈에 좀 들어온다. 상현씨와 함께 쓰기로 한 글은 결국 상현씨가 자기 몫을 쓰고나서도 한 달이 훌쩍 지나고서야 그나마 완성이 됐다. 좋건 나쁘건 어쨌거나 마침표를 찍었다는 게 제일 큰 의의겠지만은, 나 스스로도 썩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주변의 피드백도, 급하게 써서 그런지 어떤지 모르겠지만 글이 좀 밋밋하면서도 불친절한 것 같다는 반응이 다수. 한 며칠 돌아보지도..
책을 읽는다는 것은 생각보다 꽤 어려운 일이다. 뭐 그냥 읽기만 하는 일이라면 별로 안 어렵겠지만, '독서'라는 말의 의미를 어떤 책의 시종始終을 일관하는 하나의 고갱이를 끄집어내는 동시에 그 곁가지까지 완전히 장악하고 그걸 다시 자기의 세계관으로 녹여내는 과정을 전부 지칭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한다면, 그건 꽤 어려운 일이다. 특히 전문분야를 다룬 책이면 더 그렇다. 어떤 사람이 '독서근육'이라는 말을 썼던 것처럼, 여기에는 재능이 개입할 여지가 적다. 살다보면 (또래에 비해) 독서를 참 잘 하는 사람을 만나는 경우가 왕왕 있는데, 물론 타고난 재능의 영향이 완전 0은 아니겠지만서도, 그런 사람을 보면 열이면 열 백이면 백 책도 열심히 읽고 생각도 많이 하고 메모도 많이 끄적이는 사람이다. 그러니까 독서..
0. 다른 것보다, '시바 료타로'라는 이름은 볼 때마다 어감 참 묘하다. 그럼 저 양반은 평생동안 어머니한테는 "밥 먹어라, 시바야", 친구한테는 "반갑다, 시바", 처음 만난 사람에게는 "잘 부탁드립니다, 시바 선생님" 이런 말 들었단 건가. 1. 계속 되는 '일본 우경화' 공부 시리즈. 이번에는 대전기 군국주의의 발원지가 어디인가를 찾아보기 위해 고른 책 되겠다. 일본 근대사를 이해하는 간단한 틀은, 메이지유신-청일전쟁-러일전쟁-중일전쟁-2차 대전 뭐 이런 식으로 정리되는 것 같다. 그래프로 그리면 피라미드 형태로 상승하다가 하강하는 뭐 그런 단순한 그래프. 그런데 이 책은 재미있게도 1차 대전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2-1. 러일전쟁의 여순전투가 묵묵히 전진하는 보병들에 힘입은 승리였다면, 1차 ..
1. 나도 도망치고 싶다고. 꼭 패러글라이딩 아니어도 되고, 보트 안 타도 되니까 도망치고 싶다고. 질질 끄는 발소리가 엘리베이터 밖으로 멀어졌다. 통 밖은 고요해졌다. 고요한 만큼 불안했다. 불안한 만큼 안달이 났다. 머릿속의 갈등은 점점 격렬해졌다. 차라리 자수해버릴까. 그랬다간 꼼짝없이 이발사한테 끌려갈 텐데. 내친 김에 세탁장까지 가? 거기라면 숨을 곳이 있을까? 불현듯 집채만 한 세탁기에 내던져져 세제를 뒤집어쓰고 휙휙 도는 내 몸뚱이가 떠올랐다. 뜨거운 물을 쏟아부어 헹구고, 고속회전으로 비틀어 짜고, 압착해서 고열 소독하면 물똥이...... (p. 39.) 놈이 내게 말을 걸어온 건 고등학교 2학년 가을이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지 두어 달쯤 됐을 때였다. 처음엔 놈의 말을 알아듣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