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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君 Blues...
1-1. 요 몇 년 사이 일본사회의 우경화 때문에 시끌시끌하다. 그런데 한편으로 작금의 일본 사회를 두고 '우경화'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은 좀 어폐가 있는 것 같다는 이야기도 많이 듣는다. '1.5당 체제'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자민당이라는 보수정당의 독식체제가 길게 이어지고 있는 데다가 의미있는 좌파 운동이 부재한 일본 사회는 이미 오래 전부터 오른쪽으로[右] 기울어진[傾] 사회였기 때문이다. 그러면 작금의 일본 사회가 새삼스럽게 오른쪽으로 기울어졌다기보다는, 오른쪽 끝까지 우르르 쏠려가는 것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핀까지 풀려버렸기 때문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1-2. 사회가 전체적으로 오른쪽으로 기울었다는 말은, 사회 전체를 오른쪽으로 끌어당기는 모종의 합의 같은 것이 있다는 것으로도 유..
1. 결국 작가는 한 사람이니까, 한 사람에게 너무 많은 다양성을 기대할 수는 없겠지만은, 읽다 보면 어딘지 모르게 친숙한 이야기들이 반복되는 것 같은 느낌이 자꾸 든다. 아니, 작가의 게으름에서 비롯한 자기복제...라는 뜻이 아니라, 그래도 같은 작가의 책 서너권을 연이어 읽었을 때 느낄 수 있는 그 작가만의 특별한 세계 같은 것이 감지된다...라는 뜻입니다. 야노 씨와는 봄부터 가을까지 만났다. 봄부터 가을까지 빠짐없이 만났다. 야노씨는 은백색 테에 둥글고 맑은 유리를 끼워넣은 안경을 끼고 타박타박 걸어다녔다. 다도를 배운 듯 단정한 자세로 앉는 사람이었다. 어느날 가치관이 맞지 않네요,라는 말을 듣고 헤어졌다. 어떤 면에서 가치관이 맞지 않는다는 것인지 자세한 내용도 듣지 못했다. 가치관이 맞지 않..
1. 널리 알려진대로, 욕 참 찰지게 잘 썼다. 근데 욕이 많이 나온다고 해서 거친 조폭들이 막 나와서 허구헌날 두드려팬다거나, 한도 없이 가벼워서 엄청 웃긴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 2. 요 전의 '百의 그림자' 속 사람들이 다들 선하고 착한 사람들이었던 것에 반해, 이 책 속 사람들은 맨날 때리고 욕하기에 겉보기에 두 소설의 분위기는 서로 반대인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도 두 소설 속 사람들의 본성은 여전히 그대로인 것 같다. 그러니까 '야만적인 앨리스씨'가 선택한 욕설은, 착하디 착한 사람들이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한 그나마의 방어기제가 아닌가... 마 글타. 그녀는 오늘 검은 집 여자의 방문을 받았다. 마을에서 가장 넓은 마당과 가장 좋은 나무와 가장 비싼 자재를 들여 만든 집과 가장 검은 대무을 가..
1. 지난 밤엔 숙직을 했다. 숙직실이 있는 정문 앞으로 작은 개울이 흐르는데, 여기에서 늘 쏴아쏴아 하는 소리가 난다. 어제처럼 비가 오다말다 하는 날이면, 빗소린지 물소린지 모를 소리가 쏴아쏴아하고 계속 난다. 지난 번 첫 숙직은 어딘지 모르게 긴장되고, 살짝 설레기까지 했는데, 이것도 두번째부터는 별로 안 그렇다. 그러면 그렇지, 암만 재미있어도 일은 그냥 일이다. 2. 그리고, 아침엔 회의를 했고, 심각하게 멘붕에 빠졌다가, (원래는 1시 퇴근인데) 꾸역꾸역 일을 하다보니 서너시간을 더 일했다. 점심엔 낙지볶음을 먹었다. 역시 머리 아플 때는 낙지볶음이 당긴다. 3-1. 그래도 어떻게든 원래 퇴근시간보다는 일찍 퇴근을 할 수 있어서, 벼르고 별렀던 코스로 관악산에 올랐다. 생각보다 훠어어어어얼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