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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君 Blues...
1. 노회한 역사가답게 세상을 바라보는 눈도 그렇게 바라본 세상을 글로 풀어내는 솜씨도 무엇 하나 쉬이 보아 넘길만한 것이 없다. 이 세상에서 역사학이란 무엇이며 무엇을 할 것인가 거듭 고민한 결과가 아마 이 책일 것이다. 2-1. 그가 책 내내 숨기지 않고 있는 것이 젊은 연구자들과의 생각의 차이. 책을 읽고 있는 나조차도 '에이 이건 아닌거 같은데용 ㅋㅋㅋ' 하는 생각이 여러번 들었던걸 생각하면 꼭 맞는 말이다. 2-2. 선생으로서는 그것이 못내 아쉬운 모양이지만 앞세대가 만들어둔 것에만 안주하여 그 이상의 이야기를 꺼내지 못한다는 것도 젊은 세대로서는 게으른 것이다. 부지런히 까고 부지런히 물어뜯는 것이 우리 세대의 임무겠지. 3. 간만에 긴장 풀고 편하게 독서했다. 즐거웠다.
1-1. 스무살 넘어서 나를 알게 된 사람들은 다소 의심하겠지만 스무살 이전의 나는 비교적 전자기기에 있어서는 얼리어답터에 속하는 편이었다. 그 깡촌에 매우 일찍부터 컴퓨터를 들여놓은 얼마 안 되는 집이었고 비디오 플레이어도 또래보다 일찍 접할 수 있었다. 비록 PC통신에는 발을 들여놓지 못했지만 또래 중에서 인터넷과 핸드폰을 가장 먼저 즐긴 부류에 속하기도 했다. mp3를 가장 먼저 다루기 시작했으며 냅스터와 네띠앙도 매우 즐겼던 기억이 난다. 1-2. 스무살 넘어서 전자기기에 대한 열정이 급격히 식어버린 것은 그 반대급부였던 것 같다. 기껏해야 남들보다 몇 달 정도 먼저 접하는 것이 별달리 대단하다는 느낌도 없었고, 그런 것들이 있다고 해도 내 인생이 결정적으로 변한다는 느낌도 없었다. 1-3. 그렇..
1-1.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지독한 오해 중 하나는 '마르크스주의자는 무신론자이다'라는 것이고 마르크스주의의 지독한 오해 중 하나는 '종교는 세상에 대한 객관적인 이해를 방해한다'라는 것이다. 나도 한때는 정말로 그런 줄 알았다. 1-2. 그런데 10년도 더 전에 한 인터뷰에서 서준식은 대략 이런 취지로 말을 했었다. "유물론의 반대는 유신론이 아니라 관념론이다." 이 말을 듣고 깨우친 바 있었다. 얼추 대학 3학년 땐가 4학년 때부터 이런저런 관심을 가지고 틈틈이 기독교史를 공부했다. 공부하고 보니 이거 웬걸 싶었다. 1-3. 그러고 김규항도 대략 이런 취지로 말을 했었다. "나는 진정으로 사회주의를 소망하고 내 나머지 삶을 연관시키려 하지만 사회주의가 인간의 영혼을 구원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무탈히 전파를 탔어야 할 멀쩡한 TV프로그램이 정권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다는 이유로(명시적이지는 않지만 아마 99.9% 그러할 것이다) 불방되었다. 참으로 개탄할 노릇이다.
1-1. 거의 20년을 함께 했던 안경을 버리고 드디어 콘택트렌즈를 샀다. 수면시간을 포함한다고 해도 안경과 함께 했던 내 인생의 절대시간이 함께 하지 않았던 시간보다 더 길지 않을까 싶은 이 시점에 뜬금없는 렌즈라니. 내가 생각해도 놀라운 급작스러운 변화. 1-2. 귀를 뚫을 때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장비 착용'에 대한 내 몸의 거부반응은 생각보다 적은 편. 약간의 이물감이 좀 거슬리긴 하지만 (아마도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최대의) 이물감을 오롯이 3년씩이나 입 속에서 느꼈던게 불과 3주 전까지였는데 이정도쯤이야. 1-3. 다만 렌즈 초짜로서의 '적응 안 됨'은 있는데, 초점이 잘 안 맞는다든지 눈알의 뻑뻑함 같은 것. 원경遠景을 볼 때는 그렇게나 또렷하고 눈이 편할 수가 없는데 어찌된 것이 근경近景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