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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君 Blues...
10년쯤 전 지역사를 본격적으로 연구해보겠다고 마음을 먹은 적이 있습니다. 몇 가지 사정이 이어지면서 그 결심은 이루기 어려워졌지만 지금도 틈틈이 진주의 역사에 대해 책을 읽고 자료를 찾아보곤 합니다. 제가 지역사를 공부하겠다는 마음을 먹게 된 주요한 계기 중 하나는 1998년 진주문화원에서 펴낸 『진주이야기 100선』이라는 책이었습니다. 이 책에는 공룡시대 화석 발견지부터 임진왜란과 3.1운동의 기억은 물론 현대사의 현장까지 100개의 키워드로 담아낸 진주의 역사가 가득 담겨 있습니다. 진주에서 나고 자랐고 역사 공부를 직업으로 삼은 저조차도 몰랐던 이야기들이 많기에 지금도 종종 들춰보는 책입니다. 저만 이런 것도 아닙니다. 아는 사람 사이에서는 숨겨진 명저로 꼽히지요. 하지만 간행되고 시간이 많이 지..
'서울리뷰오브북스' 11호를 읽었습니다. 작년 가을호를 이제서야 읽었네요;; 고백하자면, 서울리뷰오브북스를 읽으면서 살짝 피로감을 느꼈던 적이 있습니다. 서평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유의 피로감 같은 것이 있는데, 서리북도 그로부터 결코 자유롭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그런 느낌이 전혀 없습니다. 필자 섭외나 책 선정은 물론이고 글의 구성에서도 그런 피로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매호마다 기획이 충실해서 독자로서 참 기쁩니다. 저도 어쩔 수 없는 덕후라서 그런가, 이번에도 역시 박훈의 역사책 서평에 가장 먼저 손이 갑니다. 갑오개혁 관련 연구서라면 저도 대학원 과정 때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만큼 오래된 책이라는 말인데, 신간 위주로만 짜여진 서평 문화에 은근히 거부감이 큰 저로서는 일단 반가운 마음..
저는 이 책이 이토록 가독성이 좋은 것이, 책의 내용 뿐만 아니라 구성에서 기인하는 바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흡사 드래곤볼 같은 구조라고나 할까요. 드래곤볼의 손오공이 피콜로, 프리저, 셀, 마인 부우의 순서로 점차 강해지는 적을 상대했던 것처럼, (이런 구성/장르를 '배틀'물이라고 한다지요) 이 책은 린나이우스가 분류학을 정립시킨 이후 '진화의 계통'을 들고 나온 진화론, 각 생물개체의 특성을 수량화한 수리분류학, DNA를 통해 진화의 계통과 생물의 분류를 추적하는 분자생물학, '진화상의 새로움'에 주목한 분기학 등, 차례로 강적을 만나는 과정처럼 보입니다. 그러고보니 그 결과도 드래곤볼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제 기억 속의 드래곤볼은 프리저(1단계)의 전투력이 53만 정도였고 이후에도 뭐 대충 그 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