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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君 Blu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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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책의 첫 인상은 썩 좋지 않았다. 지방 소도시 출신인 나에게, 독자를 낄낄대며 웃게 만드는 지역축제 참관기라는 것이 곱게 보일리가 없기 때문이다. 적어도 내가 아는 한, 대부분의 지역축제에는, 소멸해가는 지역사회에서 뭐라고 해보려고 분투하는 공무원과 소상공인의 고민이 녹아있다. 지역축제가, 평소에는 눈길도 주지 않았을 품바 공연이나 무명가수들을 초대해서는, 시치미 뚝 떼고 괜히 춤도 더 추고 박수도 더 치고 웃음소리도 더 크게 내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조금이라도 나아지게 하려면 뭐라도 해야 되니까. 그런 것은 대체로 다 어색하게 마련이다. 그러다보니 거기서 딱 한발짝만 뒤로 물러나서 보면 지역축제란 대체로 우스꽝스러운 꼴들을 총집합체 비스무리한 모양새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속사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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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이라기보다는 팜플렛에 가까운) 이 책의 주장을 아주 간단하게 요약하면, 현재 한국의 전력체계는 특정한 지역에 집중적으로 건설된 대규모 발전시설들이 초고압 송전선을 통해 전력을 송전하는 형식인데, 이 때문에 송전선 건설을 둘러싼 여러 문제들(전력집중에 따른 취약성의 증가와 지역 갈등의 조장 등)이 생기고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소규모 발전시설을 통한 지역분산형 발전체계를 도입해야 한다는 것, 정도가 될 것 같다. 2. 중학교였나 고등학교였나, 기술 시간에 배웠던 옴의 법칙 이후로 전기공학에 대해서는 단 1도 업데이트가 되지 않은 나로서는 (사실 그마저도 기억이 잘 안 난다...) 이 주장이 얼마나 타당한지 검증할 능력이 없다. 다만 이 책을 읽으며 속으로 뜨끔했던 것은, 한국 전력산업의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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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농촌의 현실을 직시하고자 "21세기 농촌의 사관"(350쪽.)의 마음으로 이 책을 썼노라고 했지만, 내가 살았고 겪었던 농촌은 이 책보다 훨씬 더 냉정하고 차가운 곳이었다. 농촌이라고 해서 딱히 더 인간미가 있는 곳도 아니었고, 공동체적 삶이 딱히 더 잘 구현된 곳도 아니었다. 물론 이 소설의 목표가 농촌을 목가적으로 그리는 데 있지 않다는 것 정도는 나도 알고 있다. 혹시라도 이 책을 2021년판 전원일기로 착각해서는 안 되겠다. 그저 한 편의 블랙코미디로 받아들이면 족할 일이다. 이놈의 영감탱이 무사한지 모르겠네. 도저히 궁금함을 참을 수 없어 한파를 뚫고 가보았다. 남편은 전기장판 위에서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추우면 이불을 더 갖다 덮어야지. 얼어죽을라고 작정했소!" 윗방 장롱에서 이불 ..
이처럼 3·1운동 해석에서 '민주주의'의 강조는 2019년의 한국 사회가 무엇보다도 천착하고 있는 가치를 3·1운동을 자리매김하는 데 활용되었던 강조점으로 '민족'이나 '민중'이 있었고, 이는 당대의 연구자들을 포함한 당시의 사회가 강조했던 가치와 무관하지 않았다. 지금 3·1운동을 역사 속에 고정시키는 개념, 중심을 찾는 무게추는 '민주'인 것일까? (...) 3·1운동에서 민주적 가치를 강조하는 것은 오늘의 시민사회와 학술장에서도 공통적으로 발견된다. 그런데 '민주주의'란 늘 현재진행형의 문제이며, 어떤 민주주의를 만들어 나갈 것인가는 지금 한국 사회가 치열하게 논쟁 중인 문제이기도 하다. (...) 이러한 '현재라는 시선'은 어떤 효과를 가져오는가? 다시금 1919년으로 돌아가보자. 정말로 3·1운..
"조선시대의 역사 속에서 특정한 사상, 특히 성리학을 조선시대 역사의 많은 현상을 일으킨 원인으로 파악하려는 시각은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에 적절한 역사적 설명이라고 하기 어렵다. 첫째, 성리학은 그것이 조선왕조의 체제교학이었던 만큼 어떤 역사 현상과도 연결될 수 있는 공통 조건이다. 따라서 어떤 역사 현상이 성리학으로 인한 것이라고 설명하는 것은 공기에 산소가 포함되었기 때문에 화재가 발생하였다는 설명과 같이 사실상 쓸모없는 말이다. 둘째, 성리학은 그것이 조선시대의 모든 역사 현상과 연결될 수 있는 공통 조건이기 때문에, 시대와 지역과 상황과 조건에 따라서 수많은 다른 요소들과 얽히면서 다양한 양상으로 복잡하게 인과의 연쇄적 고리를 형성했다. 따라서 각 상황마다 성리학이 차지하는 비중과 모습과 역할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