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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君 Blues...
1. 일전에도 적은 것처럼, 나는 IT산업의 발전과 4차산업혁명이 가져올 장밋빛 미래... 뭐 그런 거에 대해서 별 관심이 없다. 좀 더 정확히는, 그런 말만 주구장창 늘어놓는 사람에 대해서는 거의 적대적이다. 기술의 발전에 수반되는 윤리와 도덕 문제 그리고 사회적 문제들을 도외시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윤리의 문제가 그저 인공지능에 심어야 하는 기계적 알고리즘의 하나 정도에 불과할리가 없잖은가. 2-1. 이 책의 저자가 독자에게 말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구글과 야후재팬이라는 회사가 동일본지진이라는 미증유의 자연재해에 맞서서 얼마나 유연하게 대응했는지, 그러므로 구글과 야후재팬의 조직작동방식이 얼마나 훌륭한 것인지를 말하고 싶었을까. 아니면, 구글과 야후재팬이 제공한 첨단 IT기술이 재..
경제사를 공부한답시고 깝치고 다니지만, 경제학에 대해서 심하게 똥멍청이라 올해는 경제학 책을 열심히 읽는 중이다. 사료를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어느 정도의 배경지식은 필수니까. 하지만 책 몇 권 읽는다고 똥멍청이가 금방 멀쩡해질리가 없어서, 조금만 책이 어려워져도 쩔쩔맨다. 결국 2018년에 두번째로 완독 실패. 무슨 책을 읽고, 거기에 무슨 내용이 있는지 정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완독에 실패한 책이 무엇인지 기록해두는 것도 필요하겠다 싶다. 그래야 다음에 또 도전하지. 티머시 미첼, 『탄소 민주주의』, 생각비행, 2017.- 문장이 좀 까다롭다. 서문까지는 그래도 좀 괜찮았는데 뒤로 갈수록 문장이 난해하다. 원래 그런 건지 번역이 매끄럽지 않은 건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거나 집중이 좀 어렵다...
0. 두껍지 않은 책인데, 여기에 세계경제사를 다 우겨넣었다고 생각하니 대충 수박 겉이나 좀 핥고 넘어갔겠구나 싶지만, 의외로 메모해둘만한 내용이 꽤 있다. 1. 이 책은 지난 500년 간의 세계경제사를 크게 3개의 시기로 나눈다. 첫번째는 대항해시대로 촉발된 경제성장이 영국 등의 해양국가 중심으로 시작된 시기, 두번째는 미국과 그 외의 유럽 국가들이 그 뒤를 추격한 시기(여기서 추격catch-up이라는 표현을 쓴 게 좀 재미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트리컨티넨탈의 빅 푸시의 시기. 우리는 과거 500년을 세 개의 시기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1500년에서 1800년 사이의 중상주의 시대(mercantilist era)이다. 이 시대는 통합된 세계 경제를 만들어낸 콜럼버스와 다 가마의 항해로 시작되어 ..
1. 나에게 이기호를 권해준 이는, 이기호의 책에는 나 같은 사람들이 나온다고 했다. (나 같은 놈이 나오는 책으로는, 대표적으로 『싱글맨』이 있다 ㅎㅎㅎ) 흙 퍼먹는 애 나온다고 ㅋㅋㅋ 32) 저는 초등학교 육학년을 마지막으로 모든 학업을 가볍게 포기했습니다. 그리고 흙맛에 보다 집착하기 시작했죠. 저의 집 지하 벙커 흙뿐만 아니라, 보다 맛 좋은 흙, 보다 영양가 있는 흙을 찾아다니기 시작한 겁니다. 운동장 흙도 먹어보고, 놀이터 흙도 먹어보고, 사과 과수원 흙도 먹어보고, 미군 부대 근처 야산에 있는 흙도 먹어보았습니다(운동장 흙에선 지나치게 땀냄새가 많이 나고, 놀이터 흙은 자칫 잘못하다간 동전을 씹을 수도 있지요. 과수원 흙은 그라목손-농약입니다-때문에 자칫 자살 기도자로 응급실에 실려갈 수도 ..
1-1. 흡사 고명을 잔뜩 얹은 잔치국수 같다고나 할까. 복잡한 수식이나 도표, 개념 없이 마치 입담 좋은 재담꾼이 이야기를 풀어가듯 온갖 레퍼런스를 끌어와서 이야기를 풀어간다. 나처럼 기초지식이 부족한 사람 입장에서는 입문서로는 딱이다. 풍부한 레퍼런스 덕분에 어디 가서 썰 풀기에도 딱 좋은 내용들이다. (몇 주쯤 전에 한창 SNS에서 남이섬이 어쩌고 친일파가 저쩌고 하는 이야기가 돌아다녔는데, 여기에도 그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 이 책에 따르면 그런 식의 이해는 대단히 피상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게 궁금하신 분은 직접 사서 읽으시고...) 1-2. 그런데 똑같은 점이 약점이 되기도 한다. 워낙에 많은 이야기들을 끌어다 붙이다보니 어떤 면에서는 상당히 비효율적인 독서가 될 수도 있다. 이리저리 ..
1. 책의 내용에 대해서 내가 구구절절이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이미 이 책 자체가 고대사를 둘러싼 주요한 쟁점을 효과적으로 꿰뚫고 있는데다가, 이미 수많은 분들에 의해 충분히 논의된 내용이기도 하니까. 나는 그저 보통의 독자의 입장에서, 이 책을 통해 얻은 깨달음을 정리하기로. 2. 지리결정론에 대해서 막연한 정도의 이해 밖에 없었다. 옳다 그르다 하는 정도도 아니고, 아, 그렇게 설명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정도의 이해만 있었다. 물론 예전에 ‘총, 균, 쇠’를 읽었을 때 느꼈던 거부감을 생각하면 지리결정론에 마냥 호의적이었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솔까말 가끔 강의 같은 자리에서 ‘대륙’이니 ‘해양’이니, 그 사이에 낀 한반도니 어쩌고저쩌고 하는 클리셰에 꽤 의존했기 때문에 몇몇 부분에서는 나..
1-1. 흔히들 마르크스주의의 역사관이라고 하면 원시공산제, 고대노예제, 중세봉건제, 근대자본주의, 그리고 미래의 사회주의/공산주의로 이어지는 5단계론을 생각하곤 하는데, (사실 이건 마르크스가 한 말이 아니고 그로부터 한참 지난 스탈린의 ‘역사적 유물론과 변증법적 유물론’에 등장하는 거긴 하지만 그런 것까지 내가 일일이 따질 깜냥은 안 되고...) 이건 어디까지나 이상화된 모델에 가깝기 때문에 실제로 이 모양대로 역사가 흘러간 경우는 거의 없다. 당장 봉건제라는 것부터가 유럽에서만 관찰되는 독특한 역사적 경험이다 보니, 그런게 없는 다른 지역에서는 뭐 다른 말을 해 볼 여지조차 없는 거다. 콩을 심어야 콩이 나지, 팥을 심어서 콩이 나올리가 없잖냐. 1-2. 그래서 유럽이 아닌 다른 동네의 마르크스주의..
1-1. 경제사를 전공한다지만 경제학에 대한 지식이 너무 부족하다보니 자료를 보는 것도 힘들고 당시를 바라보는 내 시야도 너무 좁고 단순한 것 같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그래서 박사학위논문을 위한 여러 준비 중 하나로 경제학 관련 책을 하나씩 찾아보고 정리하는 중이다. (이러다가 대학에서 배우는 경제학교재까지 찾아보는 상황이 올지도...) 아무래도 내 주제에 맞춰서 정부와 시장의 관계에 주로 포인트를 맞추고 있다. 1-2. 이 책을 고르게 된 것도 역시 정부와 시장의 관계에 대한 양측의 대립을 살펴 보고 싶어서였다. 1950~1970년대의 한국경제정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당대의 세계경제정책을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야 한국의 경제발전에 대한 미국의 입장이 왜 그러했는지도 설명할 수 있을테니까. 한국..
1-1. 한국사를 공부하면서, 한국사 연구에 일종의 강박관념 비슷한 것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가끔 한다. '발전'이나 '성장', '진보' 같은 것을 말할 때 특히 강하게 드러나는 것 같은데... 음... 1)고려왕조에서 조선왕조로 이행하는 과정을 단절적으로 이해하려는 태도라거나, 2)'식민지 근대화론'에 대한 입장, 3)박정희 정권기 경제성장에 대한 입장 같은 걸 예로 들 수 있겠다. 1-2. 1), 2), 3) 각각 하나하나가 모두 세밀하게 따지고 들어가야 할 큰 주제들이지만 그렇다고 내가 그렇게까지 세부적으로 따지고 들어갈 깜냥은 안 되고... 다만 공부하는 사람 입장에서 볼 때 이 복잡하고 세밀하게 따져봐야할 이야기들이 어째서 세상 밖으로 나오기만 하면 우째그리 단순하게만 흘러가는가 싶어서 답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