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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君 Blu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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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타임라인이 ㅇㅅㅇ의 헛소리로 살짝 시끄러웠다. 이 주장을 굳이 논박할 필요가 없는 것은 (애정해 마지 않는 유튜브 채널 헬마우스에서도 계속 지적했듯이) 이 주장이 '존재하지 않는 허수아비 때리기'이기 때문이다. "3.1운동은 알고 보면 엄청 폭력적이었어!"라고 말하지만, 진지하게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 그 누구도 3.1운동이 순수하게 비폭력적인 운동이었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만세운동 와중에 순사나 면장을 두들겨 팬 사례가 부지기수고 주재소가 관공서가 습격당한 경우도 많다. 그 모든 것들이 다 만세운동의 일부였다는 점은 근래의 연구자라면 누구나 다 동의하는 내용이다. 그러니 ㅇㅅㅇ 같은 치들에게 반박한답시고 "3.1운동은 비폭력이었어!"라고 말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 '완전히 평화롭고 비폭력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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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건 아니건 간에 어떤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체념하거나 혹은 더 나아가 그것이 옳은 것이고 그렇게 하는 것이 당연했노라고 자기합리화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그 죄책감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있는 사람이 있다. 비슷한 상황이 다시 돌아왔을 때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는 쪽이 어느 쪽인지는 명백하다. 이렇게 쓰고 보면 누구나 망설임 없이 후자를 택할 것 같지만, 글쎄... 대체로 우리는 후자의 사람들을 두고 별 것도 아닌 일에 마음을 쓰는 도덕주의자 내지는 융통성 없는 원칙주의자라고 냉소하지 않나. 내가 무엇을 꿈꾸었느냐는 중요하지 않았다. 뭘 할 수 있느냐도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생명을 다루고 연구할 자격이 내게는 없다는 점이었다. 그것을 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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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대한 내 느낌은 한국역사연구회 웹진에 실렸다. (링크) 서점에서 가야를 다룬 역사책을 보면 '미완의'란 수식어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미완의 제국 가야', '미완의 왕국 가야' 등등 말이다. 그런데 이 말은 가야에 대한 상식 중 가장 보편적이면서 그 실상과는 가장 동떨어진 것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미완'이란 말은 곧 가야가 완성되지 못한 어떤 실체였음을 말한다. 이때 가야라는 나라가 이루었어야 할 완성이란 고대국가를 말한다. 가야와 같은 시기에 존재했던 고구려와 백제 그리고 신라는 중앙집권적 고대국가로 완성됐지만, 가야는 중앙집권적 지배 체제를 갖추지 못했기에 고대국가의 이전 단계에 머물렀으며, 이 때문에 백제와 신라 사이에 끼여 시달리다가 멸망의 길을 걸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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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이 벌써 20년 전이다. 퀴퀴하고 눅눅한 자취방에서 뒹굴거릴 때 친구가 이 영화를 몇 번이고 돌려보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이 영화에 그다지 마음이 가지 않았다. 이미 20대가 된 내 입장에서 방황하는 10대의 이야기는 유치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기도 하고, 한국인도 아니고 일본인도 아닌 애매한 어딘가에서 혼란스러워하는 자이니치의 이야기에도 역시 마음이 안 갔던 것 같다. 아마도 이런 이야기를 받아들이기에 그 당시의 나는 확신과 고집이 너무 가득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하면 시덥잖기 그지없는 이데올로기적 확신으로 똘똘 뭉쳐 있던 때였으니까. 그리고 꼭 20년이 지났다. 지금의 나는 확신보다는 주저함이, 명확함보다는 모호함이 더 많은 사람이 됐다. 나 스스로에 대해서도 그러한데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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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분절된 개체이다. 희진은 한 루이가 죽고 다른 루이가 다시 그 자리를 채울 때 연속적이지 않은 두 자아 사이의 어긋남을 목격했었다. 영혼은 이어질 수 없다. 그 사실만은 분명하다. 그들은 다른 루이로 출발했다. 그러나 그들은 결국 같은 루이가 되기로 결정했다. 여기에는 어떤 초자연적인 힘도 작용하지 않는다. 루이들은 단지 그렇게 하려고 했다. 그들은 기록된 루이로서의 자의식과 루이로서의 모든 것을 받아들였다. 경험, 감정, 가치, 희진과의 관계까지도. 그렇다면 희진도 그들을 같은 영혼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스펙트럼」, 90~91쪽.) "(...) 예전에는 헤어진다는 것이 이런 의미가 아니었어. 적어도 그때는 같은 하늘 아래 있었지. 같은 행성 위에서, 같은 대기를 공유했단 말일세.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