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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君 Blu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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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내가 내렸던 어떤 결정과 과거의 내가 겪었던 어떤 일은 오래도록 나를 괴롭힌다. 누구나 마찬가지고, 나도 그렇다. 지금보다 더 미숙하고 서툴렀던 내 과거가 지금도 불쑥불쑥 튀어나와서 나를 괴롭히곤 하니까. 그랬던 나 스스로조차 끌어안고 인정해야 진정으로 성숙한 인격체가 되는 거겠지만 그게 어디 말처럼 쉽나. ⠀ 이 책, 처음에는 자극적인 사건과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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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먼저 이 책을 읽은 지인은, 이 책의 저자인 이혁진을 두고 "어디 가둬놓고 계속 소설만 쓰게 하고 싶은" 작가라고 했다. 한 인간의 인권까지 짓밟을 정도로 재미있다고는 못하겠지만 '어른의 연애'를 이 정도로 실감나게 묘사하는 것이 대단한 일인 것만은 사실이다. 너무 실감나서 살짝 식은땀이 날 정도. 강도하의 '위대한 캐츠비'가 20대 중후반의 연애담이었다면 이 책은 30대 중후반의 연애담이다. 20대에 비해 몸과 호기심의 비중이 줄어든 대신 돈과 불안감의 비중이 커진 느낌이랄까. 분명히 사랑과 연애 이야기인데 그래서 어떤 장면에서는 공포영화 못지 않게 등골이 서늘해지기도 하는 이야기. 그리고 그래서 여름에 읽으면 더 좋은 책. 수영은 주변을 의식하지 않았다. 상수를 쳐다봤다. 아무 거리낌 없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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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체 미각이 둔한 탓에 음식 그 자체의 맛과 향을 온전히 즐기지 못하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음식에 얽힌 이야기를 읽고 듣는 것도 음식을 즐기는 좋은 방법이다. 나는 그래서 음식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읽는 것을 참 좋아한다. 하지만 음식에 관한 이야기에 빠져들다보면 어느새 음식에 관한 낭설 혹은 이야기조각이나 주워섬기고 있는 제 모습을 발견하곤 한다. 아무런 맥락과 의미 도 없이 조각난 지식파편의 갯수만 늘리고 있는 거지. 음식에 얽힌 이야기를 안다는 것은 아마도 그 음식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온전히 이해한다는 의미일 거다. 내 눈 앞에는 놓인 것은 그저 한 그릇의 음식이지만 그 한 그릇의 음식이 어떤 과정을 거쳐 내 앞에 당도했는지를 알게 되면 그순간부터 그 한 그릇의 의미는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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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교육학”은 어린 독자들이 자신의 생각을 뒷받침하기 위해 유리한 예들을 기꺼이 추구한다는 조건하에 “텍스트를 더욱 적극적으로 읽도록” 권장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질문을 제시하고서 그에 대한 답변을 명확히 하는 데 《미국 민중사》와 《민중사의 목소리》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면, 학생들이 어떻게 저자와 텍스트의 내용에 반론을 제기할 수 있을까? 만일 진의 《미국 민중사》가 그러한 토론에 활용할 수 있는 유일한 자료라면, 교사용 안내서는 ‘무엇이 요점인가?’라는 질문 외에는 다른 지시 사항을 제시할 수 없다. 이런 “토론”의 결과는 시작부터 이미 정해져 있다. 많은 면에서 《미국 민중사》와 전통적 교과서들은 학생들을 정보 분석가가 아닌 정보를 받아들이는 역할로 격하시킨다는 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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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역사 공부가 사람 사는 세상에 대한 공부라고 생각한다. 역사에서 만나는 온갖 천태만상이 곧 우리가 세상에서 만나는 복잡한 이야기들이니까. 나는 그래서 역사란 응당, 이쪽 끝도 아니고 저쪽 끝도 아닌 그 사이의 회색지대에 대한 이야기이어야 한다고 믿는다. 뉴스에서 보여주는 세상이란 민주와 진보, 여당과 야당, 친일과 반일, 좋은 놈과 나쁜 놈으로 명확히 나뉘는 듯 보이지만 어디 세상살이가 그렇던가. 당장 내 삶부터가 그 사이 어딘가에서의 끝없는 부유의 연속이다. 그래서 강상호라는 인물이 참말로 흥미롭다. 같은 동네 사람이라서 그런게 아니고... 한평생 다양한 활동에 발을 담갔지만 그의 행적은 하나같이 이쪽 끝도 아니고 저쪽 끝도 아닌, 어떤 모호한 중간 지대에 걸쳐 있기 때문이다. 진주의 부호 집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