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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君 Blu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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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해결된 문제 아닌가요?” 십여 년 전 인종주의(racism)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겠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종종 들었던 질문이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인종주의는 한국사회에서 관심을 받거나 공감을 얻는 연구 주제가 아니었다. (…) “시의적절한 주제네요!” 2016년 가을, 인종주의에 대한 책을 쓸 계획이라고 했을 때 주변의 공통된 반응이었다. (…) (4~5쪽.) (…) 레콩키스타 과정에서 무슬림과 유대인은 추방당할 위기에 내몰렸는데 추방을 면하려면 기독교도로 개종해야 했다. 생존을 위한 개종자가 속출했지만, 개종으로 유대교와 이슬람교 문화가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따라서 동화는 쉽지 않았고 거짓 개종이 아닌가 하는 의심도 끊이지 않았다. (…) 콘베르소(converso), 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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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때부터 남편의 페이스북에 올라온 글들과 사진을 하나하나 보기 시작했는데...... 참 가관도 그런 가관이 없더라고요. 거기엔 내가 그때까지, 그러니까 연애 기간까지 포함해 십 년 넘게 보아온 남편은 온데간데없고, 감상적이고 섬세하고 따뜻한, 심지어 지적이기까지 한 남자가 있는 거예요. 일테면 이런 식으로 말이에요. ‘비가 온다. 비가 오는 날이면 어디론가 무작정 떠나고만 싶다. 인도에 떨어지는 빗방울 하나하나에 잊고 산 내 꿈들이 방울방울 튀어 오르고 있다.’ 참 나, 이런 걸 그 흔한 말로 지랄도 풍년이라고 하나요. 우리 남편은요, 머리가 가늘어서 비가 오는 날을 유독 싫어하거든요. 휴일에 비 오면 칼국수나 파전 같은 것을 먹고 하루 종일 소파에서 뒹구는 위인이죠. 그런 인간이 ‘잊고 산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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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하면 여배우 출신의 카페걸로는 ‘경성카페’의 서화정, 조경희, 정갑순, 양소정, ‘왕관’의 윤메리, 윤정자, ‘킹홀’의 임애천, ‘목단’의 김정숙, 김보신, ‘낙원회관’의 김명순 등이 있었다. 이들은 배우로 활동하다가 카페걸로 전향한 경우에 해당하는데, 당시에 이러한 상황을 부정적으로 평가하여 카페를 ‘몰락 여배우들의 수용소’(「별건곤」, 1932.11)라고 부르기도 하였다. 이들은 자신들이 카페걸로 전향한 이유를 배우로는 생활하기가 곤란하여 대체로 비교적 수입이 많은 곳을 찾다보니 그렇게 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50쪽.) 1930년대 남성들은 대놓고 자신들의 욕망을 표현할 수 있는 환경 속에 있었다고 할 수 있다. 하긴, 그 이전 시기에도 남성들은 그렇게 쭉 자신들의 욕망을 여성에 비해 강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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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모두는 인생의 중요한 시기를 관통하는 중이라는 사실을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일종의 살얼음판이기도 했다. 한 번만 잘못하면 나락으로 빠지게 되는, 작은 실수로 기회를 송두리째 날리게 되는 아슬아슬한 시간이 이어지고 있었다. 책에서 읽은 대로라면, 젊음이란 대체로 그런 시간의 연속인 모양이다. 관계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우리의 관계가 영원히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하지 않았다. 우정이라는 단어는 누구도 입 밖에 꺼내지 않았다. 상황이 조금이라도 바뀌면 관계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현재를 좋아했고, 즐기는 것을 좋아했다. 농담을 좋아했고, 계획을 증오했다. 전망을 싫어했고, 보상이라는 약속을 믿지 않았다. 월급보다는 주급을 좋아했고, 저축보다는 소비를 좋아했다. 소비할 돈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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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상우가 피식 웃었다. 백건을 만난 후로 자신의 성격이 바뀌고 있다는 것은 공상우도 느꼈다. 창의력이 커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웃는 일이 많아졌다. 백건과 함께 있으면 마음이 편했다. 새벽 1시의 농구장에서 시답잖은 농담을 주고받는 평화로운 순간이 오랫동안 지속되길 바랐다. 꿈 같은 걸 생각하지 않아도 되고, 가족들의 상황이나 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고, 자신 때문에 주변의 모든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는 과대망상 같은 것도 줄어들었다. 현재의 게임에만 집중하고, 육체적으로 피곤해지는 것이 좋았다. 낮에는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고, 밤에는 쫓고 쫓기는 연습을 하는 자신의 삶이 완벽하게 느껴졌다. (39~40쪽.) (…) 우리는 처음부터 두드러지는 존재가 아니었고, 숨어 있길 좋아하던 사람들이었으니 이제 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