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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君 Blues...
1-1. 2012년 5월 현재 나의 꿈은 '인기폭발시간강사'이다. 생긴 것도 별로고 개그도 별로고 화법도 별로인 내가 꾸는 꿈 치고는 다소 무모해보인다고 주위에서 손가락질할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난 꼭 '인기폭발시간강사'가 되고 싶다. 이 '인기폭발시간강사'라는 말에는, 내가 선택한 이 학문이 사람들의 문제에 해답을 줄 수 있다는 내 오랜 확신이 전제로 깔려있다. 나는 역사학이 단순한 호고주의적 씹덕씹덕취미의 소산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그렇기에 얼마든지 역사학이 유쾌한 소통의 도구가 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1-2. 그런 점에서 사람들의 고민에 해답을 주기 위해 자기 전공을 사용하는 몇몇 사람들이 '인기폭발시간강사'의 롤모델이다. 강신주가 그 중 하나이다. 2. 강신주는 세상에 대한 고민, 세상사람들의 질..
1-1. (누구나 다 그렇지만) 나 역시도 지적 편식이 심한 편인데 폐쇄적인 한국사학계의 전통이 내 몸에도 아로새겨진 때문이 아닌가 싶긴 하다. 특히 아시아쪽 서적을 거의 안 읽어왔는데 아마도 일본어와 중국어를 못하는게 좀 크지 않나... 마 그리 생각하고 있다. 내가 그간 갖고 있던 아시아에 대한 관심은 전적으로 L선배의 집요한 아시아 이야기 때문인데 그래봐야 그것도 그 선배가 인터넷 언론에 기고하는 글이나 가끔 읽으면서 관심을 쪼끔씩 키워온 정도. 1-2. 어떻게 하다가 단재 신채호 전집을 공짜로 얻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신채호를 참 좋아하기도 하지만 어찌어찌하다가 근대문학을 전공하시는 한 선생님께 그냥 넘겨버렸다. 내가 암만 신채호를 좋아한들 눈 앞에 닥친 공부만 하기 급급한 처지인지라 한 10년 ..
1-1. 박정희 시기(혹은 박정희 개인)를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는 한국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거니까 일단 패스. 그런데 그런 와중에 대중독재론이 박정희 시기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견지해오던 진보진영의 '내부'에서 제기되면서 그간 묻혀져 왔던 다양한 현실에 대한 성찰의 계기를 제공했다는거 아는 사람은 다 알지? 1-2. 그 당시에 대중독재론과 치열하게 논쟁을 벌였던 여러 사람 중 1인인 조희연이 펴낸 '동원된 근대화'는 대중독재론에 대한 진보진영의 응답 비슷해보인다. (이영훈도 들어가있긴 하지만 뭐... 솔직히 그쪽이야 논외로 하는게 맞는거 같고 ㅋㅋㅋ) 2-1. 기존의 박정희 비판 논의는 박정희 정권의 강압만을 과잉강조했고 그 바람에 역설적으로 결과적으로는 민중의 능동성을 살려내지 못하고..
1. 박정희. 정말 쉽지 않다. 남자이름인지 여자이름인지 헷갈리기도 하거니와 (박정희와 육영수의 결혼식에서는 신랑 육영수군과 신부 박정희양...이라고 소개되었다는 재미없는 일화가 있다;;;) 그가 남긴 유산의 영향이 작지 않기 때문이다. ㅅㅂ 졸라게 뜨거운 감자다 이거지. 2-1. 박정희시대에 대한 접근법은 크게 정치경제적 접근과 사회문화적 접근으로 나눠볼 수 있다. 전자의 것이 어려운 정치철학이나 난무하는 표와 그래프를 사용하는 방식이라면 후자는 박정희가 집권 내내 의지했던 물리력과 독재이데올로기의 퇴행적 성격을 밝히는 것으로 정리된다. 2-2. 이 책은 양쪽 모두에서 쟁점을 물고 늘어진다는 점에서 그 폭이 매우 넓다. 폭만 넓으면 깊이가 얕아지기 마련인데 마땅히 그런 것 같지도 않다. 선언적인 수준에..
1. 제자로서 지도교수님의 책에 대해 이러저러 말하는건 좀 주제넘은 일인 것 같지만 책의 주제가 지금도 가장 관심이 많이 가는 주제인지라 그냥 넘어갈래야 넘어갈 수가 엄따. 뭐... 어마어마한 정보가 넘쳐나는 인터넷 세상이니 눈에도 잘 안 띄는 이런 서평 하나 쓴다고 선생님께 덜커덕 걸릴 것 같지도 않고... ㅋ 2. 보통사람들이 어쩌고 학살이 어쩌고 일상이 어쩌고 하는 글을 읽을 때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관점은 둘이다. 전지적 연구자 시점과 일인칭 동네사람 시점이라고 말하면 말이 되는지 안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읽어서 무슨 뜻인지는 아니까 이 정도 표현으로 타협짓고 넘어가자면. 3-1. 역사학을 연구하는 학자라면 응당 전지적 연구자 시점을 택해야 하는데 그 내용과 결론은 사람마다 좀 다르기는 하지..
1-1. 지난 해에는 초여름부터 초겨울까지가 요 근래 보기 드물 정도로 상태가 메롱메롱한 상태였는데 특히 늦여름 이후부터는 가히 멘붕 직전의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계속되었고... 1-2. 상황이 그러하다보니 대학원에 두고 온 공부 생각도 좀 나고 막 그랬는데 마침 도올 김용옥이 EBS에서 중용 강의를 했는데 짤리고 뭐 어쩌고저쩌고 하는 일들이 생겨서 그럼 그거나 찾아볼까 했는데 2011년판 중용 강의는 없고 2004년판 한국사상사 강의가 있네. 꿩 대신 닭이고 이 아니면 잇몸이니 그거나 다운받아보자 싶어서 챙겨봤는데... 2. 도올 김용옥이야 이름만 많이 들어봤지 글을 읽어본 적도 강의를 들은 적도 없...는건 아니고 예전에 도덕경 강의만 띄엄띄엄 본 기억이 나는 정도에 불과해서 그이의 사상에 대해서 아는..
1-1. 얼마 전에 세미나 때문에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한 진보 성향을 문학비평계간지를 읽고 발제할 일이 있었다. 책을 읽는 내내 영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은 거기에 쓰인 단어들이 하나같이 마음에 와닿지를 않더라는 것. ‘87년 체제’, ‘연대’, ‘근대성’, ‘2013년 체제’... 아니, 아저씨들 많이 배우시고 똑똑하신건 알겠는데 그래서 이 말들이 지금 우리 사는거랑 상관이 있기나 한건가요? 1-2. 진보를 망하게 하는건 분열만이 아니다. 내 보기에 진보는 어려워서도 망한다. 아니 뭐 말은 많은데 이게 내 얘기를 하는건지 어디 올림푸스 산에 있는 얘긴지 알 수가 있어야 말이지. 그런 점에서 진보의 이야기를 (육두문자를 포함한) 일상의 언어로 풀어내는데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는 김어준의 존재는 소중하..
1-1. 가히 '맛'의 시대다. 인터넷에는 맛집 블로그가 차고 넘치고 길바닥에는 TV에 안 나온 집이 없다. 너무 많아서 이제 신뢰감이 떨어지는 지경에까지 이르렀지만... 뭐 암튼 많긴 많다. 물론 많다는 자체가 나쁜 일은 아니다. 나부터 해서 소개팅 자리 물색할 때 그들의 덕을 많이 보니까. ㅋㅋㅋ 1-2. 당연히 문제도 있다. 그 많은 이야기들 그 많은 글들이 (의도했건 안했건) 그 많은 음식들에 너무 많은 수식을 갖다 붙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래서 근거없는 신화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진지하게 따져봐야 된다. 2-1. 기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음식문화가 유구한 전통을 가진 것이라 말하기는 어렵다. 한국의 맛을 두고 흔히들 매운 맛을 내세우곤 하지만 지금처럼 고추가 대중적으로 쓰인 것은 채..
1. 절친께서 덜커덕 선물로 사준 것이다. (앞뒤 정황을 생각하면 정말 '덜커덕'이란 표현이 적절하다.) 한참 읽다가 지난 설에 고향집에 두고 와버린 것을 이번에 집에 내려가서 후딱 읽어버렸다. 대단한 통찰력이 보이는 것도 수려한 문장이 돋보이는 것도 아니지만 (아마도 번역된 것이라서 그럴 것이다) 끝난 후의 먹먹함이 좋다. 2. 우리는 살아가면서 '못 살겠다'는 소리를 얼마나 많이들 하는가. 그러고 보면 대개의 삶이란 항상 우리의 조소와 비아냥, 개탄의 대상이 되곤 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우리의 삶에 좀 더 많은 애정을 가질 필요가 있다. 3. 삶에 대해 냉소하는 것이야 얼마나 쉬운가. 하지만 그렇게 냉소하면서도 동시에 애정을 가지기는 또 얼마나 어려운가.
1. 역사가들은 흔히 소설을 단순히 '꾸며낸 허구'로 치부해버리곤 하지만 종종 소설은 역사서술이 가지지 못한 통찰력을 제공하기도 한다. 소설이라는 장르가 시도된 이후 수없이 명멸해간 그 많은 소설가들의 이름을 곱씹다보면 이들이 우리에게 던진 생각의 거리가 역사가가 던진 그것보다 훨씬 많음을 쉬이 알 수 있다. 2. 헌책방에서 사다놓은 것을 어젯밤에 다 읽었다. 초판이 나온 것은 76년이지만 내가 읽은 것은 2판하고도 몇십쇄를 더하고 93년에 나온 것이다. 93년 다이어리에서 찢어낸 속지가 책갈피 삼아 끼워져있었다. 3. 또한 사다만 놓고 읽지 않고 있었던 빌헬름 라이히의 '파시즘의 대중심리'를 읽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