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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君 Blues...
이제 한두달만 있으면 왕십리도 대학 신입생들과 그들 앞에서 후까시 함 잡아보려는 '선배' 나부랭이들이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의 각오로 알콜을 흡입하는 현장이 될 것이다. 누가 좀 고만 처먹으라고 해도 계속 먹다가 끝내 어떤 놈은 아까 먹은 안주를 다시 꺼내놓기도 할 것이고 처음 보는 선배네 집에서 하룻밤 신세를 지기도 할 것이며 집으로 가는 택시에 아까 먹은 안주를 다시 깔아놓아 기사 아저씨의 분노게이지를 자극하기도 할 것이다. 근데 그게 걔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이 나라에서 술이란게 원래 글타. 어디 술 처먹고 토하는게 걔들만 그러던가. 나잇살 잡술대로 잡수신 어르신들도 술 마시면 토하고, 어디 국회의원 양반들은 술을 핑계로 여자들 엉덩이 슥슥 만지고도 뻔뻔하게 잘 살고들 계시잖은가. 원래 술을 의미하..
통통통의 태티서 프로젝트가 시작된지 벌써 6개월이 넘었다. 그리고 첫 해가 저물어 간다. 2012년을 마무리하면서 내맘대로 2012년 통티서 어워드 함 해보기로 한다. 이번에는 일단 그 첫번째 시간. 아마도 이건 상현씨도 하게 될 것 같긴 하다만은... 어쨌거나 올 해 읽었던 책 중에서 제일 느낀 바가 많았던 책 다섯 개 꼽아본다. 그 중 대충 내 나름대로 안배를 해서 통티서에서 읽은 것 3권, 그냥 혼자 읽은 것 2권을 꼽기로 한다. 순위를 매기는 건 도리가 아닌 것 같고, 그냥 순서 없이 늘어놓고 20자평만 간단히 덧붙일까 한다. -------------------------------------------------- 독과 도 (윤미화, 북노마드, 2012.) (링크)서평 바로가기 20자평: 왜 책..
1-1. 인간의 역사라는 관점에서 볼 때, 중국이라는 나라는 특출나기로는 단연 독보적인 위치가 아닐까 싶다. 세계사에서 뭔가 대단한 발견이나 흐름 같은 게 생겼다 하면 꼭 그 어딘가에 중국이 연루되지 않은 경우가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르네상스로 유럽의 인문정신이 꽃필 수 있었던 것은 고전에 관한 관심의 증폭이 있었기 때문이고, 그러한 관심이 일어나는 데는 인쇄술이 발달하여 출판물의 수가 비약적으로 증가한 것이 원인인데, 그 인쇄술이라는 게 알고 보니 중국에서 들어온 거더라... 자급자족이 가능한 수준의 일정한 봉토를 떼어주는 중세 봉건제가 등장한 것은 기사 계급의 무장력을 보장하기 위해서였고, 그런 기사 계급이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기사의 전투력이 일정한 시점에 비약적으로 상승했기 ..
0-1. 전에 여기에 썼던 한 서평에 저자께서 직접 댓글을 다신 이후로, 이 블로그에 올리는 서평에서 불만을 표현하기가 살짝 부담스러워진게 사실이다. 내가 다른 사람 글을 두고 좋으네 안 좋으네 할 처지가 안 되는게 엄연한 사실이니까... ^^;; 0-2.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다시 그런 일이 일어날 확률이란게 매우매우 낮다. 그러면 또... 좀 불만스러운 점을 쓰는 것도 아주 나쁘지는 않겠지. 세상에 블로그라는게 얼마나 많으며, 서평이라는건 그보다 더 많으니까. 농땡이 대학원생이 혼자서 대충대충 쓰는 서평이니까... 1. 지난번에 읽었던 '펭귄뉴스'보다 아주 약간 감흥이 덜한 것 같다. 물론 그것이 소설 자체의 감흥이 좀 떨어져서인지, 현재의 내 상태가 감흥을 받기엔 너무 다운된 상태이기 때문인지는 확..
0. 태티서 프로젝트를 위해 선정된 책. 특별히 책에 대해 악감정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좀처럼 생각이 정리되지 않아 끝내 서평을 쓰지 못해서 마음 속에 내내 불편한 마음이 있었다. 자꾸 찝찝하게 남겨두는 것도 예의가 아니다 싶어서... 서평이라기보다는 머리 속에 돌아다니는 몇 가지 아이디어들만 메모처럼 살짝 정리해둘란다. (아마 '독도 1947'도 이런 식으로 정리되지 않을까 싶다.) 1-1. 나는 '학살, 그 이후'라는 제목을 처음 듣고 이 사진이 제일 먼저 머리에 떠올랐다. 1-2. 나는 이 사진의 핵심은 학살의 참혹함이나 그것을 초래한 반공주의나 혹은 죽은 사람들이 아니라 시신을 살펴보고 있는 저 아낙들이라 생각한다. 얼마나 죽고 얼마나 죽였든간에 저 아낙들의 삶은 그 이후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을..
0. 학부 2학년 2학기 아니면 3학년 1학기였을 것이다. 중국근대사 수업시간에 영화를 한 편 보았는데, 위화의 소설을 원적으로 한 영화, '인생(원제는 活着)'을 보고, 살짝 방황을 겪고 있었던 나는 가히 떡실신의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1-1. 흔히들 역사라고 하면 스케일이 엄청 큰 이야기들을 떠올리는 경향이 있다. 전쟁이라도 한번 나면 수십만명이 몰살당하는 것도 순식간이고, 국가 단위로 경제 얘기를 할 때는 평생 다 셀 수도 없는 몇십몇억 같은 숫자들도 심드렁하게 이야기하며 쿨한 척 할 수 있다. 1-2.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역사라는 것도 무수히 잘게 쪼개다보면 결국엔 그냥 보통의 사람사람들이 만들어온 작은 이야기들이 된다. 뭐 역사책에서야 수백년의 세월이나 수백간짜리 고대광실도 한 두어줄이면..
1-1. 솔직히 말하자면 대학원생에게 독서란 일종의 '업무'와 비슷하다. 수업 준비를 위해서 책을 읽어야 할 뿐더러 논문 쓰려고 보는 연구서와 논문들에, 취미 삼아 읽는 책을 더하고 세상 돌아가는 얘기 좀 알아보려고 읽는 주간지나 월간지까지 더하면 순수히 활자의 양만 가지고 볼 때 많을 때는 1주일에 서너권 분량은 족히 읽는 것 같다. 대한민국 연간 평균 독서량이 직장인 기준으로 15권 조금 넘는다는데 이 정도면 가히 '활자중독' 수준은 아닐랑가. 1-2. 근데 저 많은 책을 다 읽으려면 사실 좀 마이 피곤타. 책상 앞에 앉으면 어김없이 책을 꺼내들어야 하고 전철에 타서도 책을 꺼내야 되고 버스에서도 책을 꺼내야 되고 자기 전에도 책을 꺼내야 되고... 아 이게 뭐야. 우엥 ㅠㅠ. 가끔 어떤 때는 책 사..
1-1. 내가 소설을 읽는 경우는 거개 두 가지인데 인터넷서점에서 책을 주문하다가 배송비를 아끼려고 싼 값에 할인 중인 소설책을 끼워넣거나 어떤 특정한 계기로 인해 어떤 작가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경우이다. '펭귄뉴스'는 두번째 경우에 해당한다. 1-2. 내가 김중혁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은 것은 불과 몇 달 전으로 이동진이 진행하는 '빨간 책방'이라는 팟캐스트에 그가 고정 패널로 출연하고 있는 것이 계기였다. 그의 시덥잖은 언어유희에 나는 다소 매료되었고, 그의 소설책을 사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얼마 전에도 새 소설집을 냈지만 역시 누군가의 작품세계를 제대로 더듬으려면 첫 작품부터 보는 것이 순서인지라, 2006년에 나온 그의 첫 소설집을 골라들었다. 2. 소설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을 붙여야 하는지 ..
0. YES24에서 이 책으로 검색하면 리뷰만 200개 넘게 나오는데 나까지 거기에 더 보태서 이 책의 내용이 어떠니저떠니 이야기하는 것은 트래픽 낭비인 것 같다. 1. 한국사회에서 '재벌'이나 '노동', '복지', '민주' 같은 단어는 여러가지 의미에서 언터처블의 경지에 오른 것 같다. 신주단지 모시듯 숭배하는 쪽에서든 참이슬 먹고 게워낸 토사물 보듯 하는 쪽에서든 말이다. 당장 나도 재벌 일가의 부도덕하고 탐욕스러운 행각을 보면 곧바로 분노게이지가 상승하는 입장이니까. 그리고 이 책이 욕을 먹는 것 중 아마도 거의 90% 이상이 거기에서 기인할걸. 2. 하지만 끓어오르는 분노를 꾹꾹 눌러참으면서 경청할 가치는 충분히 있는 이야기들이라고 본다. 많은 경우 김상조의 '종횡무진 한국경제'와 비교해서 읽곤 ..
0-1. 김일성이 죽었을 때도 그랬고 김정일이 죽었을 때도 그랬다. 대충 이런 그림 자주 나왔다. 자연스럽게 "아 정말 저노무 에미나이들은 이해할 수가 없다니깐. 그렇게 배곯고 사는 사람들이 무슨 ㅅㅂ 옴 진리교 교주 모시듯 수령님 장군님 모시는거."하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그런 그림들. 0-2.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그러니까 북조선이라는 나라는 정말 이해할 수가 없는 미친 나라야."라고 생각해버리면 그냥 거기서 끝이라는거지. 두동강난 우리 민족 어쩌고저쩌고 통일의 일주체 어쩌고저쩌고 동북아 평화를 위한 평화적 회담이 어쩌고저쩌고도 다 필요없다. 아니 미친 놈이랑 무슨 얘길 더 하겠냐고. 0-3. 그런데 김일성과 김정일의 죽음에 오열하는 이들을 '비합리'나 '정신병', '독재', '세뇌'라는 단어로 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