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g君 Blues...
한 권의 책 (최성일, 연암서가, 2012.) (발췌독) 본문
책을 읽고 거기에 말과 글을 보태는 것을 일상의 중요한 부분으로 삼은 나에게 인상 깊은 구절이 있어 옮긴다.
완전무결한 사람이 없듯이 완벽한 책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평자들이 서평, 리뷰, 독후감 등을 쓰면서 책의 단점에 대해 애써 눈감는 가장 큰 이유는 뭘까? 그것은 우리 사회가 '낯짝 사회'이기 때문이다. 책을 쓰고, 우리말로 옮기고, 만든 이들과의 인간관계에서 서평자는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우리 학계와 출판 동네의 범위는 의외로 좁아서 전혀 낯을 모르는 사람도 한 다리만 건너면 아는 사람이기 십상이다. 그런 점에서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기 위해 잠재적인 인터뷰 대상자와의 친밀한 만남을 꺼린다는 어느 방송인의 태도는 본받을 만하다. (...) (「또 한 권의 환경·생태운동 흠집 내기용 서적 - 자넷 빌·피터 스타우든마이어의 『에코파시즘: 독일 경험으로부터의 교훈』」, 287~288쪽.)
나는 이 책에 유감이 전혀 없다. 오히려 이 책은 내게 지적 자극을 주는 훌륭한 읽을거리였다. 다만 이 책이 세간의 평판만큼 뛰어난 책은 아니라는 사실을 말하고 싶었다. 그것은 '나쁜 책'을 솎아내는 작업도 신중해야 하지만 '좋은 책'을 고르는 일에도 신중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번 찍힌 '나쁜 책'의 낙인을 씻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지만 한번 드리워진 '좋은 책'의 후광을 걷어내는 것은 더욱 어려운 까닭이다. (「책·출판·독서에 대한 옅은 인식 - 천정환의 『근대의 책읽기』」, 299~30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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