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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君 Blues...
저는 미술에 대해 참말로 까막눈입니다. 서경식도 잘 알지 못합니다. 꽤 인기있는 저자인 것은 알지만 특별히 그의 글을 열심히 읽은 적은 없습니다. 『고뇌의 원근법』(돌베개, 2009.)을 읽었지만 하얀 건 종이요 까만건 글자요, 하며 힘들어했던 것만 기억납니다;;; 아, 하나 더 있네요. 대학교 3학년 때였나 (그게 언제적이여...) 그의 형이 쓴 『서준식 옥중서한』을 읽다가 포기한 기억도 있습니다. 평범하고 일상적인 서간문에 녹아있는 소소한 통찰과 깨달음들을 이해하기에 그때의 저의 세계관은 너무 단순했죠.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도 완전한 자의는 아니었습니다. 어쩌다가 이 책의 공저자 중 한 분의 사인을 받게 됐고, 기왕 책장에서 꺼낸 김에 한 번 읽어나 보자...는 마음 정도였거든요. 물론 막연한 궁금..
요즘 핫한 책이죠. 저자인 천현우는 페이스북에서 널리 공유된 글을 통해 처음 접했습니다. 현장 노동자의 현장감 넘치는 글이라는 느낌이 들어서 꽤 좋게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이후로도 꽤 존중할만한 글을 몇 번 더 읽었고요. 이 책은 저자가 자신의 삶을 담담하게 정리한, 일종의 자서전입니다. (페이스북에서 봤던 글들은 아니더군요;;) 워낙에 문장도 좋고 구성도 깔끔해서 그런가, 읽는 재미로만 따지면 여느 소설 못지 않습니다. 현장노동자가 글을 통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공감대를 얻는다는 것은 그 자체로 매우 좋은 일입니다. 흔히들 '글을 쓰는 것이 곧 권력'이라고 합니다. 글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변호하고 후대에 기록을 남길 수 있다는 것이 굉장한 특권인 것은 사실이죠. 그런 점에서 언제나 객체로 머물..
이 책은 저자의 박사학위논문을 다듬어서 낸 책을 번역한 것입니다. 중인, 서얼, 무반 등을 '제2신분집단'으로 묶은 다음 이들 집단을 중심으로 한국 근대의 신분변동을 다뤘습니다. 이 책의 가장 적절한 요약(비유)은, 제가 어느 블로그에서 본 "한국의 근대는 임꺽정의 난이 아니었다"는 문장으로 충분할 것 같습니다. 소설 임꺽정에 등장하는 길막봉(중인)이나 이봉학(향리), 배돌석(무반) 같은 이들이 바로 이 책에서 말하는 '제2신분집단'이죠. 소설 임꺽정은 이들과 농민 출신의 다른 의적 패거리들이 힘을 합쳐 봉건지배질서에 맞서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이 책에 따르면 한국의 근대는 이런 식으로 오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제2신분집단'은 전근대의 관료제 하에서 저 나름의 지위와 입지를 공고하게 다졌고, ..
서울리뷰오브북스(이하 서리북) 7호를 받아보았습니다. 어느 때보다 기다리던 서평이 많았습니다. 지난 호에서 예고했던 '유유의 귀향'과 '가짜 남편 만들기'의 서평을 비롯해서 '한국 경제의 설계자들'의 서평도 (이번 호에 실린다는 이야기를 조금 일찍 전해 들었거든요) 무척 기다렸습니다. 아무래도 제 전공이 역사다 보니 기대감이 좀 더 컸던 것 같습니다. (아우, 덕후 냄새...) 이 둘은 다른 지면에서도 서평(비평)을 더 찾아볼 수 있는데요, 그것들과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전자는 '역사비평' 139호에, 후자는 '역사문제연구' 48호에 각각 평이 실렸죠. 제 개인적으로는, 서리북의 서평은 상대적으로 텍스트 바깥에 대해서도 약간 더 주목을 했다는 느낌이 듭니다. (어디까지나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겁니..
역사비평 140호를 받아보았습니다. 이번 호는 무엇보다 '한국 근현대 능력주의의 역사와 신화'라는 제목으로 준비된 능력주의 특집이 눈에 띕니다. 최근 얼마 사이에 '능력주의'가 무척 뜨거운 키워드가 되었는데요, 여기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좋은 참고가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눈길이 가는 것은 '모후의 반역'에 대한 오수창 선생님의 서평입니다. 사료의 인용과 해석에 대한 디테일한 논평에 (그건 제가 도저히 정리할 수 없는 내용이네요...) 더하여, '충'과 '효'를 대립시킨 이 책의 기본적인 구도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습니다. 왕실 내에서도 거의 절대적인 지위를 누린 대왕대비를 논하면서 '충'과 '효'를 굳이 분리시키고 대립시키는 것이 과연 옳은가, 그리고 이 때의 '효'를 사회 일반의 원리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