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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君 Blues...
이 책은 '한국 전근대사의 주요 쟁점'(2002)과 '논쟁으로 본 한국사회 100년'(2000)을 2009년에 전 2권의 개정판으로 낸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같은 제목이 되기는 했지만 애초에는 별개로 기획되었기 때문에 두 권은 구성은 약간 다릅니다. 방송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 차이를 우열의 차이로 이해할 필요는 없겠습니다. 그보다는 필요에 따라 선택할 수 있겠다... 정도로 이해하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특정한 학술적 쟁점에 대한 논쟁을 확인할 수 있는 1권은 역사학 학부 정도 혹은 역사학 연구 동향을 보다 깊이 살펴보시고 싶은 독자에게 어울릴 것 같고, 2권은 대학 교양이나 중고등학교 근현대사 수업 혹은 한국 근현대사를 간단하게 훑어보고 싶은 독자에게 좋을 것 같습니다. 1권처럼 학술적 논쟁의 역..
이 책은 식민지기를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을 촉구합니다. 식민주의를 극복[脫]하기 위해서는 물리적인 억압과 착취에 대한 비판은 물론이고 식민주의가 우리 안에 남겨둔 '생각의 방식'과도 싸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안의 친일'이라고 도발적으로 제목을 지은 것도, 친일을 비판하는 우리 자신 역시 식민주의가 남긴 '생각의 방식'을 벗어나지 못한 것은 매한가지임을 지적하기 위함이겠지요. 그런데 이러한 관점이 아주 새로운 것은 아닙니다. 꼭 식민지에 국한된 것도 아니구요. 지금 이 시점에서 박정희시대를 조망한다는 것은, 승하한 군주의 공과를 따지는 이조시대 사관의 임무가 아니라, 오늘날의 우리를 만든 그 생체권력이 우리의 몸과 마음에 깊이 각인해놓은 '바이오코드'를 찾아내어 청산하는 치유적(therapeutic..
'인권'이 소중한 것은 누구나 압니다. 어떤 경우에도 침해받아서는 안 되는 권리가 모든 인간에게 보장되어 있다는 것이 '인권' 개념입니다. 신분제의 질곡을 부수고 근대에 이른 인간의 소중한 성취죠. 인간의 문명이 근대에 이르러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은 어쩌면 '인권' 덕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신분과 인종에 관계없이 누구나 자기 생각을 말하고 자기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기에 인류의 문명이 이토록 거대한 성취를 이룰 수 있었던 것 같거든요. 그런데 종종 탕수육은 '인권' 앞에서 스텝이 꼬입니다. 다른 사람의 인권을 짓밟은 악랄한 범죄자에게도 인권이 보장되어야 할까, 같은 질문 앞에서 특히 그러합니다. 그런 자들의 인권조차 보장되어야 마땅하다고, 인권이란 그렇게 보편타당한 것이라고, 머리 속으로는 생각하지만 당..
책 좋아하는 사람 치고 서점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서가에 꽂힌 책을 보며 어떤 책을 읽을지 고민하는 것만큼 즐거운 일도 드물죠. (그러고 보면 도서관도 같은 즐거움을 주는군요 ㅋ) 요즘은 오프라인 서점을 못가지만 탕수육도 서점 참 좋아합니다. 예전에 (20년도 더 전인가...) 서울에 처음 왔을 때 가장 먼저 갔던 곳 중 하나가 종로서적이었고, 어디 여행을 가면 박물관이니 절터니 하는 곳에는 시큰둥해도 그 동네의 작은 서점은 가능한 시간을 내서 찾아가봅니다. 서점이 주는 즐거움을 이야기할 때 탕수육은 종종 아래의 구절을 인용합니다. 몇 달 전 나는 내가 마음의 스승으로 모시는 분이 텔레비전에 한방 먹였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는 의 권정생 선생이다. 몇 달 전 라는 프로그램에서 선생의 책 을 선정..
역사책을 주로 읽고, 격투기는 그저 주말 낮에 시청하는 취미 정도인 내가 이 책에 대해서 깊은 이야기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한국 격투기의 역사와 향후 전망...에 대해 말을 보탤 깜냥도 못 되고. 저자가 글쓰기를 직업으로 하는 사람도 아니니 대단히 수려한 문장이 가득한 책도 아니다. 무한경쟁과 적자생존을 말할 때 유독 문장이 강해지는 저자의 세계관에 공감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익명으로 처리된 몇몇 선수들의 뒷이야기를 읽고 그 이름을 추측해보는 재미는 있다. (실명이 공개된 사람이 딱 한 사람 있긴 있다.) 한국의 격투기를 오래 보아온 사람이라면 특히 그러할 것이다. 혹은 한참의 시간이 지나서 한국 격투기의 역사를 써야 할 때, 현장을 뛰었던 당사자의 목소리를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이 사료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