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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君 Blues...
4월도 갔다. 좀 있으면 5월도 갈거고, 그럼 봄도 끝나는 것. 딱히 철 맞춰서 챙겨먹고 하는 타입은 아니지만, 조개는 봄에 먹어야 맛있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다. 그래, 봄이 가기 전에 조개요리 하나쯤 먹어줘야지. 게다가 난 해산물도 좋아하잖아? 그래서 준비한 오늘의 요리는 바지락술찜. 재료 바지락 - 1봉에 200g인데, 난 2봉 샀음. 남자 혼자 끼니로 먹거나 여럿이 술안주로 하려면 이 정도는 해야 될 듯. - 돈 많으면(;;;) 백합이나 모시조개로 대체 가능 화이트와인 - 청주(청하)나 소주로 대체 가능. 버터 (옵션) - 무염버터 가염버터 다 상관 없음. - 심지어는 아예 없어도 상관 없지만, 나중에도 쓸지 모르니까 혹시 모르니까 일단 구비. - 없으면 걍 식용유로 대체 가능. 청양고추 - 색깔..
1. 영화랑 같이 봤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완독하지도 못했을 것이야. 읽는 내내 '아, 나랑 스파이소설은 안 맞는구나'하는 생각만 했다. ㅋㅋㅋ 역시 내 독서 취향이란 이렇게나 좁은 것이었어. 짐 프리도와는 다르게, 조지 스마일리 씨는 빗속을 달려가는 일은 잘 하지 못할 사람이다. 그것도 한밤중에는 더더욱 말이다. 그는 어린 빌 로치가 나중에 크면 그렇게 될 법한 예고편 인물이었다. 키가 작고 땅딸막한 데다 중년의 신사인 그는 외관으로 보아 큰 상속 재산은있을 것 같지 않은, 영락 없는 런던 무지렁이였다. 다리는 짧아서 걸음걸이는 전혀 민첩하지 못했고 옷은 비록 값비싼 것이지만 몸에 잘 맞지 않았으며 게다가 비에 푹 젖어 있었다. 약간 홀아비 냄새를 풍기는 그의 외투는 습기를 잘 흡수하도록 디자..
1. 아무리 찌질한 놈이라도 저 나름의 추억 하나쯤은 갖고 있는 법이고, 가끔 그게 불현듯 떠올라서 쓸데없이 센치해지고 소주도 빨고 안주도 씹고 하는 그런 날이 있다. 그러고 그날을 되씹으면 어김없이 이불에다 하이킥레그킥니킥을 날리게 되지만 그래도 잊을만하면 그런 날이 온다. 2. 나처럼 찌질한 놈을 위해 맞춤작곡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던 브로콜리 너마저의 데뷔EP가 얼마 전에 다시 나왔다. 이제는 잘 나가기가 경부고속도로를 140km로 달리는 중형세단 같은 브로콜리 너마저이지만, 10년이나 전에 냈던 이 앨범을 다시 들으면 소리들도 뭉툭하고 잘 섞여있다는 느낌도 확실히 덜 하다. 그래, 브로콜리 너마저 멤버들 역시 이 앨범을 들으며 이불에다 하이킥레그킥니킥을 날릴지 모르겠다. 3. 그런데 그게 이 ..
1. 나 이런 책 안 좋아한다. 세상을 선과 악으로 나누는 이분법. 그래, 이분법으로 나눠보면 편하기는 하다. 너 어느 쪽이야 하고 물어보기만 하면 되니까. 이 책에 실린 사람들이 나쁜 놈이 아니라서가 아니라 그런 자세가 문제의 본질을 흐릴 뿐만 아니라 문제의 해결도 불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게 다 저런 새끼들 때문이야 라고 생각하고 나면, 성찰이나 반성이 들어설 자리 따위는 없다. 모든 잘못과 모순이 다 저 새끼 때문인데 내가 왜 반성을 하며 우리가 왜 성찰을 해. 저 새끼들이 악惡이니까 나는 당연히 선善이니까. '악의 평범성'? 악惡이 뭐가 평범해. 저런 악인들이나 저지르는게 악惡이지, 나는 괜찮아...라고 생각하면 우리는 영원히 악惡을 극복할 수 없다는 건 이제 뭐 상식이니까 이 정도로 이야기..
1-1. 학문의 사회적 효용이 뭘까 하는 생각을 한다. 넓고 얕은 지식만 있어도 지적 대화가 가능하다고 설파하는 책이 수십만권씩 팔리는 이 시대에, (학문으로서의) 인문학이란게 대체 무슨 쓸모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다. 인문학이라는게, 사람들 바깥에 서서는, 마치 나는 그 속에 속하지 않은 양 거기에 대고 이러쿵저러쿵 분석을 덧붙이는 일인데, 어느 순간에는 그게 참 그렇게 거만해 보일 수가 없다. 학문이라는 이름으로 자기 스스로를 사람들과 분리시켜놓고 그게 뭔가 대단한 권위인양 맞다 틀리다 남말하듯 말하고 있는 건 아닌지, 내가 써내는 글자들이 내가 속한 이 세상을 조금 더 나아지게 만드는데 대체 무슨 도움이 되는 건지 회의가 드는 경우가 참 많다. 1-2. 제노사이드라는 미증유..
1-1. '고전'이라는 말의 뜻을 열거하다 보면, 저 아래 13번쯤에 "누구나 말하지만 정작 읽은 사람은 얼마 안 되는 책"이라는 의미도 있을 것 같다. '고전'이란 대체로 두께도 두껍고 문장도 난해하기 마련이어서 읽기엔 엄청 짜증나지만, 여기저기서 말들은 많이 하기 때문에 그것들만 주워들어도 마치 내가 그 책을 읽은 것만 같은 착각을 주는 책이다. 그런데 뭐 흥부가도 아니고 구비문학처럼 입에서 입으로 구전되다 보면 '고전'이 본디 가지고 있던 풍부한 가능성 같은 것들은 사라져버리고, 키워드 한두개만 남아서 텍스트를 앙상하게 만들어버리는 상황도 생기고 그런다. (물론 그렇게 해도 들킬 염려는 없다. 어차피 남들도 안 읽었으니까.) 1-2. '감시와 처벌'도 그렇다. 푸코 책이 좀 어렵냐. 누구나 푸코를 ..
블로그 스킨을 바꿨다. 이게 얼마만인지. 원래대로면 그냥 그대로 써도 별 문제가 없겠으나,어찌된 일인지 요새 티스토리가 점점 구려져서말로 설명하기 힘든 문제가 조금 생겼고그래서 그냥 스킨까지 교체. 개인블로그의 시대는 끝나가는 것 같지만, 그래도 뭐 이렇게 갑자기 구려질줄은...
한 몇 번 요리연습을 해보다보니 조금씩 감이 오는 게 뭐냐면... 요리라는 거, 대단한 이벤트가 아니었다. 하루 세끼 먹을 때마다 해야 하는 것이 ‘요리’ 아이냐. ‘1일 1똥’을 건강한 배변의 기준으로 본다면, 싸는 것보다 먹는 게 더 일상적이고 편안한 일이라는 결론 정도는 쉽게 도출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앞으로 나의 요리분투기는 일상적인 반찬과 국에 포인트를 맞추게 될 것임을 선언하는 바이다. 이번 도전요리는 그런 점에서 떡볶이… …로 해서 비주얼은 좀 성공적이었으나 결과는 폭망. 처참한 맛으로 인해 정리를 해야겠다는 멘탈조차 함께 폭망해버렸기 때문에 떡볶이는 그냥 이 정도 잠깐 스쳐가는 과정으로만 정리하고, 그 다음으로 고른 다음 도전요리는 만두국.(맞춤법으로는 만둣국이 맞다고 한다. 하지만 내..
1. 처음으로 개고기를 먹었던 경험을 유형별로 정리해서 순위를 매기면, '아빠가 말 안 해주고 그냥 먹여서'가 제일 많을 것 같다. 나도 그랬고, 내 친구들도 대부분 그랬다고 하니까. 그냥 좀 노린내가 많이 나는 돼지고기인가보다 하고 처묵처묵하다가 갑자기 '그거 사실 개고긴데' 하는 소리 들을 때, 그동안 내가 알아오던 맛과 지식과 세계가 붕괴하는 것만 같은 불쾌감과 짜증남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 맛있음 등등이 짬짜면곱빼기로 나온 그 기분, 다들 아시지? 책을 읽다가도 그런 기분 들 때가 간혹 있다. 같은 사안을 두고 정반대로 말하는 책을 연달아 읽게 되었을 때가 그와 비슷한 상황 아닐까. (...라고 쓰고보니 전혀 맞아떨어지는 사례 같지 않아서 민망하다;;;) 2. 어쩌다가 한성훈의 을 찰쌈스트롱의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