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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君 Blues...
인공지능은 뭔가 새로운 것이 나올 때마다 화제가 됩니다. 오래 전 딥블루가 카스파로프를 이길 때도, 알파고가 초일류 바둑기사들을 죄다 압살해버릴 때도, 전세계가 난리였죠. 얼마 전에는 ChatGPT와 DeepL이 화제였구요. 인공지능이 매번 화제가 되는 것은 성장속도가 놀랍기 때문입니다. 번역만 해도 지금의 인공지능 번역은 꽤 딱딱한 학술서를 꽤 읽을만한 정도로 번역하는 수준까지 왔습니다. (번역의 미래는 과연...) 인공지능이 성장하는 속도는 제가 짐작했던 것보다 훨씬 빠릅니다. 인공지능이 우리에게 어떤 미래를 가져다 줄지를 짐작하기는 어렵습니다. 인간의 능력이 한참 확장된 유토피아가 될지 인간이 모두 기계의 노예가 된 디스토피아가 될지, 아무도 모릅니다. 그런데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사람들 사이에서조차..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동아시아에서 확인되는 반일(안티재팬) 정서를 들여다 볼 때는 불완전한 탈식민화를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작금의 반일정서는 식민지 체제의 유산이 완전히 와해되지 않은 상태에서 만들어진 것이고, 그 때문에 국가권력에 의해 조장되고 동원된 측면도 있다는 것이죠. 저자는 동아시아 각국의 문화콘텐츠를 통해 불완전하게 해체된 채로 미국에 의해 재편된 식민지 질서를 읽어냅니다. 저자가 이 책에서 '탈식민화'의 의미를 정확히 밝히지는 않은 탓에 책 전반적으로 이야기가 공허하거나 헛돈다는 느낌이 살짝 들기는 합니다. 하지만 저는 (예전에 『우리 안의 친일』에서도 말씀드렸던 것처럼) 우리가 아직 식민지의 유산에서 온전하게 벗어나지 못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저..
서리북은 받을 때마다 같은 말을 하게 됩니다. "책 한 권으로 즐기는 지적 호사." 늘 그러하듯 이번 호에도 괜찮은 책에 대한 괜찮은 서평이 그득합니다. 더욱이 이번 호 특집은 '베스트셀러'라서 특히 더 많은 분들에게 공감을 살만한 서평이 많습니다. (기획 조오타-) 베스트셀러라는 것이 으레 그러하듯 여기저기 읽었다는 사람은 많고, 책을 둘러싼 말들도 많은데, 정작 각 잡고 제대로 쓴 서평은 흔치 않지요. 이번 호에서 다룬 베스트셀러는 다른 분들도 많이 읽으셨을테니 이번 호만큼은 특히 더 사서 읽어볼 가치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박사하기'나 '태권V와 명랑소녀 국민 만들기'는 저도 무척 재미있게 읽고 간단한 독후감을 남긴 적이 있는 책이라 이 또한 반가웠습니다. 그나저나 요 아래의 인용문..
문재인 前 대통령의 추천으로 유명세를 탄 책입니다. 저도 그 때문에 책의 존재는 알고 있었지만 막상 읽으려고 보니 약간 놀랐습니다. 일단 너무 두꺼웠고(600쪽 넘...) '짱깨주의'라는 표현을 전면에 내세운 것도 의외였습니다. 그냥 '혐중정서'나 '반중의식' 정도로 해도 될텐데 이렇게 선정적인 표현을 제목에까지 집어넣었나 싶었거든요. 하지만 '짱깨주의'는 단지 선정적이기 때문에 고른 것이 아니라 저자의 핵심적인 문제의식이 정교하게 반영된 결과입니다. 저자는 '혐중정서'나 '반중의식'으로는 작금의 對중국 정서를 온전히 포착할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저자가 보기에 지금의 對중국 정서를 단지 특정 국가나 민족에 대한 반대정서 정도가 아니라 더 큰 맥락 속에서 설명하려고 합니다. 즉, 짱깨주의는 중국에 대..
켄 리우의 단편소설 「송사와 원숭이 왕」(『종이동물원』에 수록)의 주인공 '전호리'는 양주 대학살 사건을 노래로 만들어 아이들에게 알려줍니다. 이 사건을 영원히 기억(전승)하기 위해서죠. 하늘에서 내려온 사람, 쑥과 마늘을 먹고 사람이 된 곰, 그리고 그걸 견디지 못하고 동굴을 뛰쳐나간 호랑이가 등장하는 단군신화는 흔히 하늘, 곰, 호랑이를 각각 토템으로 했던 부족 간의 연합과 분열의 역사로 해석됩니다. 신화학자와 역사학자는 북유럽 신화에서 흔히 발견되는 거인족의 존재를 두고, 체구가 컸던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네안데르탈인)와 경쟁(하고 때로는 협력)했던 호모 사피엔스의 기억이 반영된 결과라고들 이야기합니다. 전호리의 노래와 단군신화와 북유럽신화의 공통점은 노래와 신화라는 형식으로 기록된 '이야기'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