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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君 Blu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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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세대론' 책에는 좀처럼 손이 안 간다. 『88만원 세대』가 나왔을 때는 이야, 하면서 읽었지만 그 이후로 쏟아져 나온 '세대론'(혹은 '세대'를 전면에 내세운) 책은 대체로 다 불만족스러웠다. '내가 더 좆됐어요' 내지는 '이 새끼들아, 이게 다 너네들 때문이다'에서 딱히 더 나아가는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나에게 '세대론'이란 『88만원 세대』 이래로 주어와 목적어만 몇 군데 바뀌었을 뿐 서술어는 거의 그대로인채로 똑같은 소리만 반복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2021년 현재까지도 이런 경향은 그대로인데, 『K를 생각...』 같은 괴작에 쏟아지는 세간의 관심과 상찬을 보면 당분간 나아질 전망도 안 보인다. 2. '세대'를 말하고 있기는 『추월의 시대』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 책에는 '내가 더 좆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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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료史料로 인용되는 사진 중에 간혹 그런 사진이 있다. 너무 유명해서 못 찾는 사진. 위 사진이 꼭 그렇다. 1945년 10월 14일 평양에서 열린 군중대회에서 찍힌 사진이다. 현대사 책 좀 보신 분이라면 낯이 익을거다. 김일성이 이 날 대중 앞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그래서 관련 책에서 이 사진이 상당히 자주 나온다. 그런데 막상 이 사진의 정확한 출처를 찾으려고 하면… 안 나온다... 블로그고 언론기사고 엄청 많이 나오기는 하는데 제대로 출처를 밝힌 경우가 거의 없다. 드물게 출처를 밝힌다 해도 그냥 '자료사진' 정도로 하는 경우가 많다. 하다 못해 이 사진이 처음 실렸던 당시의 신문기사가 있다면 그걸 이야기해줘도 되련만 글쎄, 여기저기서 인용은 많이 하는데 도통 출처가 안 나온다. 물..
'포스트post'니 '탈脫'이니 '후기後期'니 하는 접두어가 엄청 유행했던 적이 있다. 문사철 공히 이 말들이 히트를 쳤는데, 모두들 '포스트'를 입에 올리며 호랑이 기운을 얻으려 했고, 인문대 강의실에는 지마켓보다 더 많은 '후기'들이 넘쳐났고, 하도 '탈'이 많이 나와서 인문대 앞마당에 윤문식 김성녀가 매일 같이 마당극 순회공연을 하나 싶고 막 그랬다. 지금 생각하면 아이고 의미 없다 뭐 요런 느낌이지만, 그때는 거대담론을 해체한다는둥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허문다는둥 해서 와 XX 이거 뭔가 새세상이 오는 건가, 역사학의 근간이 완전히 새롭게 바뀌는 건가, 그러면 우리 과도 없어지는 거 아닌가 뭐 그런 얘기들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주워섬기며 놀던/마시고 그랬다. 그 와중에 뭐 식민지근대성론이나 서..
어디 다른 곳에도 썼던 것을 그대로 옮겨온다. (어차피 이 블로그야 지극히 사적인 아카이브 정도 의미니까…) 그래서 말투가 좀 이상하긴 하다. 여기에 쓰지는 않았지만 발의에 참여한 12명의 면면도 살짝 실망스럽다. 대부분이 70년대 후반~80년대생으로 비교적 젊은 축에 속하는데 그들이 힘을 모아 발의한 것이 이런 거라니… 그것도 그것대로 또 실망이다. ——— 민주당 김용민 의원 등 12명이 발의한 '역사왜곡방지법안'에 대한 제 생각을 좀 길게 써볼까 합니다. 이 법안에 대해 한국역사연구회 등 역사학 관련 단체 명의로 비판 성명이 발표되기도 했습니다. 성명문이 그다지 길지 않은 탓에 성명문의 바탕에 깔린 생각까지 사람들에게 충분히 전달되지 않았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좀 길게 부연설명을 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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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가 직업의 일부가 된지 오래지만, 어떤 책이 좋은 책인지 알아보는 감각은 여전히도 무디다. 특별히 책 읽는 속도가 빠르거나 이해력이 좋은 것도 아니라서, 범람하는 책의 홍수 속에서 좋은 책을 골라내는 일은 언제나 어렵다. 그래서 어떤 책을 읽을지 고민할 때 사람들의 추천에 많이 의지한다. 꾸준히 듣는 책 관련 팟캐스트의 추천도서를 사기도 하고, SNS에서 존중할만한 분들이 추천하는 책도 눈여겨봐둔다. 그렇게 추천하는 책들만 따라 읽어도 독서리스트가 차고 넘친다. 그런 경로를 통해 상찬을 받는 책이, 막상 읽어보니 도무지 흡족한 구석이라고는 없을 때 무척 당혹스럽다. 내가 평소에 존중했던 그 분들은 대체 어디가 마음에 들어서 이 책을 칭찬하고 추천사를 쓰셨을까. 짜임새는 헐겁고, 논리는 널을 뛰며,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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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책의 첫 인상은 썩 좋지 않았다. 지방 소도시 출신인 나에게, 독자를 낄낄대며 웃게 만드는 지역축제 참관기라는 것이 곱게 보일리가 없기 때문이다. 적어도 내가 아는 한, 대부분의 지역축제에는, 소멸해가는 지역사회에서 뭐라고 해보려고 분투하는 공무원과 소상공인의 고민이 녹아있다. 지역축제가, 평소에는 눈길도 주지 않았을 품바 공연이나 무명가수들을 초대해서는, 시치미 뚝 떼고 괜히 춤도 더 추고 박수도 더 치고 웃음소리도 더 크게 내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조금이라도 나아지게 하려면 뭐라도 해야 되니까. 그런 것은 대체로 다 어색하게 마련이다. 그러다보니 거기서 딱 한발짝만 뒤로 물러나서 보면 지역축제란 대체로 우스꽝스러운 꼴들을 총집합체 비스무리한 모양새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속사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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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이라기보다는 팜플렛에 가까운) 이 책의 주장을 아주 간단하게 요약하면, 현재 한국의 전력체계는 특정한 지역에 집중적으로 건설된 대규모 발전시설들이 초고압 송전선을 통해 전력을 송전하는 형식인데, 이 때문에 송전선 건설을 둘러싼 여러 문제들(전력집중에 따른 취약성의 증가와 지역 갈등의 조장 등)이 생기고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소규모 발전시설을 통한 지역분산형 발전체계를 도입해야 한다는 것, 정도가 될 것 같다. 2. 중학교였나 고등학교였나, 기술 시간에 배웠던 옴의 법칙 이후로 전기공학에 대해서는 단 1도 업데이트가 되지 않은 나로서는 (사실 그마저도 기억이 잘 안 난다...) 이 주장이 얼마나 타당한지 검증할 능력이 없다. 다만 이 책을 읽으며 속으로 뜨끔했던 것은, 한국 전력산업의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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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농촌의 현실을 직시하고자 "21세기 농촌의 사관"(350쪽.)의 마음으로 이 책을 썼노라고 했지만, 내가 살았고 겪었던 농촌은 이 책보다 훨씬 더 냉정하고 차가운 곳이었다. 농촌이라고 해서 딱히 더 인간미가 있는 곳도 아니었고, 공동체적 삶이 딱히 더 잘 구현된 곳도 아니었다. 물론 이 소설의 목표가 농촌을 목가적으로 그리는 데 있지 않다는 것 정도는 나도 알고 있다. 혹시라도 이 책을 2021년판 전원일기로 착각해서는 안 되겠다. 그저 한 편의 블랙코미디로 받아들이면 족할 일이다. 이놈의 영감탱이 무사한지 모르겠네. 도저히 궁금함을 참을 수 없어 한파를 뚫고 가보았다. 남편은 전기장판 위에서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추우면 이불을 더 갖다 덮어야지. 얼어죽을라고 작정했소!" 윗방 장롱에서 이불 ..
이처럼 3·1운동 해석에서 '민주주의'의 강조는 2019년의 한국 사회가 무엇보다도 천착하고 있는 가치를 3·1운동을 자리매김하는 데 활용되었던 강조점으로 '민족'이나 '민중'이 있었고, 이는 당대의 연구자들을 포함한 당시의 사회가 강조했던 가치와 무관하지 않았다. 지금 3·1운동을 역사 속에 고정시키는 개념, 중심을 찾는 무게추는 '민주'인 것일까? (...) 3·1운동에서 민주적 가치를 강조하는 것은 오늘의 시민사회와 학술장에서도 공통적으로 발견된다. 그런데 '민주주의'란 늘 현재진행형의 문제이며, 어떤 민주주의를 만들어 나갈 것인가는 지금 한국 사회가 치열하게 논쟁 중인 문제이기도 하다. (...) 이러한 '현재라는 시선'은 어떤 효과를 가져오는가? 다시금 1919년으로 돌아가보자. 정말로 3·1운..
"조선시대의 역사 속에서 특정한 사상, 특히 성리학을 조선시대 역사의 많은 현상을 일으킨 원인으로 파악하려는 시각은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에 적절한 역사적 설명이라고 하기 어렵다. 첫째, 성리학은 그것이 조선왕조의 체제교학이었던 만큼 어떤 역사 현상과도 연결될 수 있는 공통 조건이다. 따라서 어떤 역사 현상이 성리학으로 인한 것이라고 설명하는 것은 공기에 산소가 포함되었기 때문에 화재가 발생하였다는 설명과 같이 사실상 쓸모없는 말이다. 둘째, 성리학은 그것이 조선시대의 모든 역사 현상과 연결될 수 있는 공통 조건이기 때문에, 시대와 지역과 상황과 조건에 따라서 수많은 다른 요소들과 얽히면서 다양한 양상으로 복잡하게 인과의 연쇄적 고리를 형성했다. 따라서 각 상황마다 성리학이 차지하는 비중과 모습과 역할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