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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君 Blu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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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역사지리학 언저리에서 얼쩡댄 적이 있다. 조선시대 교통로를 한참 걷고 연구했는데 그때 대상 중 하나가 연행로였다. 대략 독립문 정도에서 시작해서 은평구를 지나 고양과 파주를 거쳐 임진각까지 가는 길이었다. 농업사회에서 보통사람이 자기 살던 동네를 벗어날 일은 없고 서북지역에서 과거 보려고 한양까지 가는 사람이 (다른 지역에 비해서) 많지도 않았을테니, 이 길은 주로 연행사절 혹은 중국에서 온 사절이 사용했을 것이다. 그 길을 따라 중국을 오가는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두 번의 호란 이후 청나라를 바라보는 조선의 심정은 복잡했을 것이다. 저깟 오랑캐들은 기껏해야 백년도 못 가서 스스로 망할 거라 생각하며 삼전도의 굴욕감을 꾹꾹 참아 눌렀는데, 이게 왠걸, 강희-옹정-건륭의 치세를 거치며 청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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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대한 나의 느낌+α는 한국역사연구회 웹진에 썼다. 동유럽의 여러 국가는 해방 이전에 이미 통일된 반파시즘 민족군대를 창설하고 소련군과 함께 자국의 해방전투에 직접 참전하였다. 반면에 조선의 공산주의자들은 단일한 민족부대를 창설하지 못했고, 한반도 해방전투에 참전하지 못했다. 통일된 군대의 보유 여부와 해방전쟁의 참여 여부는 북한의 공산주의자들이 해방 이후에 국가를 수립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조건으로 작용하게 된다. (93쪽.) 항일연군 출신들이 입북 직후부터 군사조직을 결성할 수 있었던 배경은 이들이 소련군사령부가 북한의 주요 도·시 소재지에 설치한 위수사령부 부사령관으로 입북했기 때문이다. (...) 무엇보다 항일연군 출신의 가장 큰 자산은 이들의 지도자인 김일성이 소련 극동군과 국내에 이미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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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수에서 가장 일반적인 크기는 14카운트 기준으로 가로세로 30cm 정도 된다. 시계부터 액자, 쿠션 등 여러모로 활용도가 가장 높은 크기라서 도안이나 아이다, 수틀도 대체로 이 크기에 맞춰져 있다. 나도 이 크기를 가장 많이 했고, 하는 족족 시계와 액자, 쿠션으로 만들어서 주변에 선물했다. 그 중 하나가 이 시계인데 2015년에 완성한 것이다. 시계로 만들어서 부모님께 선물로 드렸는데, 시간이 그리 오래 지난 것도 아닌데 여기저기 많이 망가졌다. 안에 붙인 실리콘은 떨어졌고 건전지도 누액이 돼서, 완전한 불능 상태였다. 시계를 맞췄던 십자수가게에 전화를 해서 시계를 수리할 수 있냐고 물었더니 안 된단다. 이제 십자수로 시계 맞춰주는 업체가 모두 사라져서 자기도 수리를 맡길 곳이 없단다. 가까운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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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혁의 글에는 엉뚱한 상상력이 가득해서 그의 글을 읽으면 글 읽는 나도 덩달아 공상을 하게 된다. 특히 그게 나도 언젠가 한번쯤 해봤던 공상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에어태그 광고도 재미있다. 한 남자가 외출 전에 열쇠를 찾고 있다. 어디에도 없다. 다행히 에어태그를 부착해 두었다. 에어태그에서 나는 소리를 따라 소파 사이로 들어간 남자는 '분실문들이 모여 사는 세계'를 만나게 된다. 거기에는 고양이, 수많은 동전, 땅콩 껍질, 아이팟, 리모컨 등이 모여 살고 있다. 아마 그곳에 색색의 포스트잇을 붙인, 흑연을 좋아하는 괴물도 살고 있을 것이다. (17쪽.) '음원 깡패'라고 하면 음원 순위를 조작하기 위해 동원된 조직폭력배가 떠오르고, '착한 가격'이라고 하면 지나가는 손님들에게 인사를 하는 숫자들이 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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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언제나 열강의 틈바구니에 있었다. 전근대의 한국을 두고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의 충돌이 어쩌고 경합이 저쩌고 하는 이들이 많고(근데 이건 임진왜란 이래로 일본 쪽에서 계속 써오던 수사 아닌감?), 근대 이후에도 열강끼리의 각축전을 빼고 한국을 말하기가 어렵다. 오로지 주구장창 그것만 갖고 말하니 이제는 좀 지겨운 느낌도 없잖아 있지만 그래도 머 우짜겠노. 우리가 후진 동네에서 태어난걸. 근데 진짜 순간적이기는 하지만, 한반도를 둘러싼 열강의 영향력이 일시적으로 공백이 된 적이 있었다. 일본이 항복을 선언한 1945년 8월 15일부터 미군이 서울에 진주한 9월 9일(인천 입항은 9월 8일)까지의 26일 동안이다. 이 책은 그 26일 간의 분주했던 한국 정치지도자들의 움직임을 따라간다. 총독부 치안 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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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만 하고 냉장고자석은 이제 좀 지겹다 싶어서 그간 모아둔 키트들을 하나씩 헐어먹기로 했다. 수틀도 얼마만에 잡아보는지...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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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25 2019년에 집중적으로 사모았던 냉장고자석 키트를 본격적으로 터는 중. 후작업이 좀 귀찮지만 금방금방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건 좋다. 다만 이렇게 키트를 집중적으로 터는건 엄청난 단점이 있는데... 바늘이 너무 많이 쌓인다... ㅎ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