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전체 글 (928)
Dog君 Blues...
마음이 심란하야 잠시 짬을 내어 이심以心에 갔다. 좀 있자니 건너편 미용실 아주머니가 아코디언을 연주하셨다.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주인과 손님 모두 문 밖 골목에 앉았다. 돌아오는 길에 마음이 좋았다.
1. 눈을 뜨니 6시 12분이다. 5시에 맞춰둔 알람을 들었던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데 어쨌거나 6시 12분이다. 얼추 6시 30분쯤에는 집에서 나가는 편이니 이쯤 되면 늦은 셈이다. 피곤함을 느낄 새도 없이 얼른 샤워하고 옷 입고 가방 메고 집을 나섰다. 아 오늘은 좀 피곤하다...고 느낀 것은 수원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였다. 2-1. 8시 30분 조금 넘어서 사무실에 앉아 오는 길에 편의점에서 산 빵을 꾸역꾸역 입에 밀어넣었다. 편의점에서 파는 빵이니 카스테라는 뭘 넣은건지 한도 없이 달고 크림빵은 뭘로 만든건지 기름내만 난다. 먹고 나니 배가 슬슬 아파온다. 밀가루음식에 약한 것을 모르지 않음에도 그나마도 먹지 않으면 배고파서 오전을 견디기 어려우니 (내 몸에 한끼 굶는다는건 정말 고문..
1. 질문의 눈높이를 맞추라는 말은 일단 우리에게 '정치적 무관심'이니 '개인주의'니 하는 냉소적인 단어를 던지지 말라는 뜻을 깔고 있다. 일단 그런건 기본적으로 꼰대들의 기준이니까. 우리들은 오늘도 나름대로의 정치와 나름대로의 전선戰線에서 피똥싸면서 살아간다. 2-1.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상황은 매우 비관적이다. 이 점 솔직하게 긍정하자. 어쩌다가 이 쳇바퀴를 벗어던지고 스스로의 열정과 욕망에 충실하게 살아가려는 개체들이 가끔 나온다. 근데 정말 무서운건 이 체제는 그들마저 착취대상으로 삼는다는 사실이다. 순수하게 바쳐지는 열정은 되려 그 열정이라는 이름이 족쇄가 되어 저임금 고강도 노동을 정당화한다. 이런 일은 주로 대학원이나 예술계에서 많이 일어나지 아마? 2-2. 따라서 우리들에게 섣불리 대안을..
1-1. '88만원 세대'로 촉발된 세대론은 그간 잘 안 풀리던 몇 가지 문제들에 꽤나 참신하게 대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수꼴들이야 말할 것도 없고 맨날 민족이니 계급이니 떠들던 좌파 진영에도 좀 시사점이 있었단 말이다. 물론 세대론의 맹점이 없는 것도 아닌데 좀만 진지하게 따져들면 이 '세대generation'란 말이 유효한 분석의 도구가 되기 힘들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젊은 놈들이 뭔가 꼬이고 짜증나는 상황에 처했다는 사실을 모르는건 아닌데 그렇다고 해서 그 나이또래의 애들을 한 통에 싸그리 몰아넣을 순 없거든. 1-2. 생각해보면 반값등록금 때문에 질질 짜는 애들도 중산층 이하의 좀 못 사는 애들이고 좁아터진 정규직 취업문과 대학서열화 때문에 피터지는 애들은 (소위) 'SKY/서성한/중경..
1. 매일 아침 이어폰을 귀에 꽂고 7시 15분을 전후한 시각에 강남역에서 버스를 타고 수원으로 내려오는 생활이 반복되고 있다. 전에 GRE 준비할 때도 이렇게나 일찍 움직이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말이지. 하루가 길어지는 것 같아서 나쁘지는 않지만... 뭔가 새로운 라이프 사이클이 생겨나는 것 같아 내 몸이 그에 적응하느라 바쁘시단다. 2. 이른 시간임에도 강남역은 사람이 꽤나 붐비는데 대개는 피곤한 얼굴의 직장인 아니면 단어장을 손에 든 학원생들이다. 내 동선은 그 중에서도 직장인들과 겹치는 편에 가깝다. 단정한 수트에 말끔한 서류가방을 멘 남자나 요란하지 않은 스커트 정장 차림의 여자들이 수도 없이 인도와 차도를 밀려다닌다. 한편으로는 이런게 다 사람 사는거지...하다가도 내가 지금 뭔가 몸에 안 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