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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君 Blues...
1-1.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지독한 오해 중 하나는 '마르크스주의자는 무신론자이다'라는 것이고 마르크스주의의 지독한 오해 중 하나는 '종교는 세상에 대한 객관적인 이해를 방해한다'라는 것이다. 나도 한때는 정말로 그런 줄 알았다. 1-2. 그런데 10년도 더 전에 한 인터뷰에서 서준식은 대략 이런 취지로 말을 했었다. "유물론의 반대는 유신론이 아니라 관념론이다." 이 말을 듣고 깨우친 바 있었다. 얼추 대학 3학년 땐가 4학년 때부터 이런저런 관심을 가지고 틈틈이 기독교史를 공부했다. 공부하고 보니 이거 웬걸 싶었다. 1-3. 그러고 김규항도 대략 이런 취지로 말을 했었다. "나는 진정으로 사회주의를 소망하고 내 나머지 삶을 연관시키려 하지만 사회주의가 인간의 영혼을 구원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무탈히 전파를 탔어야 할 멀쩡한 TV프로그램이 정권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다는 이유로(명시적이지는 않지만 아마 99.9% 그러할 것이다) 불방되었다. 참으로 개탄할 노릇이다.
1-1. 거의 20년을 함께 했던 안경을 버리고 드디어 콘택트렌즈를 샀다. 수면시간을 포함한다고 해도 안경과 함께 했던 내 인생의 절대시간이 함께 하지 않았던 시간보다 더 길지 않을까 싶은 이 시점에 뜬금없는 렌즈라니. 내가 생각해도 놀라운 급작스러운 변화. 1-2. 귀를 뚫을 때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장비 착용'에 대한 내 몸의 거부반응은 생각보다 적은 편. 약간의 이물감이 좀 거슬리긴 하지만 (아마도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최대의) 이물감을 오롯이 3년씩이나 입 속에서 느꼈던게 불과 3주 전까지였는데 이정도쯤이야. 1-3. 다만 렌즈 초짜로서의 '적응 안 됨'은 있는데, 초점이 잘 안 맞는다든지 눈알의 뻑뻑함 같은 것. 원경遠景을 볼 때는 그렇게나 또렷하고 눈이 편할 수가 없는데 어찌된 것이 근경近景을..
1. 지난 주말 通統筒 사람들과 답사를 다녀왔다. 출발하기 10분전까지 답사인걸 까맣게 잊고 있다가 전화받고 허겁지겁 달려가느라 시간은 시간대로 늦고 준비물도 다수 빼먹은, 출발부터 많이 삐걱거린 답사. 카메라를 못 챙긴 덕에 첨부된 사진은 전부 다 동행들이 찍은 것. 여기에 올려도 다들 별 말씀 없으실거라 믿어 의심치 않으면서... 2-1. 거제도하면 역시 포로수용소. 순식간에 10여만명의 포로가 들어찬 거제포로수용소는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도시였고 그 속에서 사람들은 또 하나의 작은 한국전쟁을 치뤘다. 그런 점에서 우리가 그냥 넘기기는 어려웠겠지. 2-2. 한국전쟁에 대한 고전적인(이라고 쓰고 '반공주의적인'이라고 읽는다) 해석으로 가득한 포로수용소는 역사학자와 대중의 거리가 어느 정도인지를 여실..
백산서당에서 나온 한국현대사의 재인식 시리즈는 투박하고 진부한 주제이며 출간된지 10년이 훌쩍 넘은 책들임에도 불구하고 이래저래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주는 편이라 공부하면서 많이 참고하곤 한다. 한 권 더 사긴 했는데 제목도 거의 비슷하고 책 디자인도 비슷하니 그냥 패스. 역시 씨는 못 속이는지 켄 로치 류의 직설적 화법을 상당히 좋아한다. 물론 이 영화야 그렇게나 직설적인 화법은 아니지만... 켄 로치가 영화 곳곳에 심어놓은 (의도적인지 아닌지는 불확실하지만) 몇 가지 장치들을 해석하는 맛도 쏠쏠한 영화라서 DVD떨이처분을 기다렸다가 구입. 별로... 만화책을 사서 보는 타입도 아닌데 왜 이걸 한두권씩 사모으고 있는지 책을 사고 있는 나조차도 가끔 이해가 안 될 때가 있다. 11권도 샀으니 이제 6권..
시즌이 계속 될수록 상대역의 약발이 좀 떨어지는 감이 있는데 시즌 4의 John Lithgow도 그다지 압도적이지는 못한 듯. 그래도 대형 떡밥 투척만큼은 일품.
1. 선물받아 기르고 있던 선인장이 죽었다. 저온다습한 환경과 검은 반점이 피어오르는 증상으로 볼 때 탄저병이 확실하다. 두 달만의 일이다. 바로 곁에 두고 기르면 좀 오래갈까 싶었는데 그러지를 못했다. 나는 역시 나 이외의 생물에게 잘 대해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효돌 미안. 2-1. 교정기를 뺐다. 덤덤하게 한 문장으로 정리되지만 내 기분은 도저히 이 문장 하나로 정리할 수 없을 정도로 기쁘다. 그동안 못 했던 것들, 그동안 제한되었던 것들, 이제는 다 넘어설 수 있으려나. 2-2. 국민학교 다닐 적에 동네의 어느 한 집에 보건소에서 무료로 치과검진을 받은 적이 있다. 가운입은 의사 수가 좀 많았고 하나같이 젊었던 걸로 봐서 치대생들의 봉사활동 같은 것 아니었나 싶다. 그 때 내 치..
1. 강릉 선교장과 함께 조선시대 사대부 가옥의 전형적인 특성을 가장 잘 보존하고 있는 정읍 김동수 가옥. 왜 이름이 '김동수 가옥'이냐는 문제제기도 꽤 많이 있지만 여기서 할 얘기는 아닌 것 같으니 일단 그건 pASS. 지난 주말에 지도교수님과 대학원 동학들과 함께 갔던 답사에서 방문했는데 기억이 생생할 때 정리해두련다. 2-1. 김동수 가옥에 들어서기 전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문 밖의 호지집이다. 호지집은 호외(戶外)집이라고도 하는데, 집을 가지지 못한 가난한 소작농들이 살던 집이다. 많은 블로그들에는 (심지어는 그 곳 안내표지판에도!) 노비들이 살던 집이라고 써놨는데 전부 다 개뻥이다. 조선시대에는 주인네 대문 바로 밖에 사는 노비들은 존재하지 않았다. 솔거노비는 주인과 같은 집에서 사는 애들이고 ..
1-1. 대학동기로 처음 만났으니 알고 지낸지 벌써 10년째다. 10년 전의 나는 온 세상을 다 바꿀 것 마냥 날뛰던 천둥벌거숭이였고 그 놈은 그런 나와 약간 친한, 하지만 내 생각에 대해서는 상당히 냉소적이었던 놈이었다. 지금에서야 말하는 거지만, 난 그 놈의 그런 자세가 좀 좆나많이 싫었다. (ㅋㅋㅋ) 1-2. 그 놈과 나는 본관이 같았는데 같은 것은 그 뿐, 살아온 환경도 가진 취미도 하고 있는 생각도 모두 달랐다. 모르지, 무의식적으로 그 놈이 가진 그런 배경이 좀 부러웠는지도. 어쨌든... 세세한 이야기를 다 하자면 신세한탄 혹은 폭로비방이 될지도 모르니 일단 이 정도로만. 2-1. 그다지 대단치 않은 서울4년제사립대 사학과를 나와서 먹고살길을 이리저리 찾던 녀석은 결국 남들 다 부러워하는 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