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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君 Blues...
어째 이리도 좋은지. 통기타 소리란 참 오래 들어도 안 좋은 소리.
1-1. 역사학에는 (그리고 우리의 언어생활에는) 전前근대premodern란 말이 있다. 전前중세도 없고 전前고대도 없는데 전근대는 있다. 전근대라는 말은 한편으로 근대modern라는 것의 등장을 기점으로 인간사가 많은 부분 변화했음을 의미한다. 1-2. 계몽주의와 합리성을 내세운 인간의 이성에 대한 존중은 암흑으로 대변되는 중세의 어둠을 깨부수는 인간의 지향점이었고, 이것이 역사의 전면으로 등장한 것이 곧 근대였다. 하지만 동시에 근대는 포화상태에 이른 과학기술과 자본주의가 무한한 증식력으로 전지구적인 탐욕을 드러낸 제국의 시대였다. 그 탐욕이 모든 인간의 보편적 권리를 완벽하게 침해하는 것임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1-3. 완벽하게 모순되는 양자가 완벽하게 공존하는 것이 곧 근대였다. 물론 이런 모..
1-1. 09년 초의 일이다. 세계적 수준의 연구중심대학이 뭐 어쩌구저쩌구하는 사업이 있는데 그 중 한 팀이 내가 몸담고 있는 한양대 비교역사문화연구소. 뭐 쉽게 말하면 외국의 석학 한 분을 초빙해서 워크샵도 하고 학술교류도 하고 학생들 교육도 시키고 뭐 그런 (적어도 그 의도 하나만큼은 확실히) 좋은 프로그램. 1-2. 그래서 한양대에 초빙된 석학은 독일 에어푸르트대의 '알프 뤼트케'. 일상사(history of everyday life)의 권위자로 잘 알려진 양반이지. 2-1. '일상사'라는 말을 처음 들은 것은 2002년쯤으로 기억된다. 그 즈음에 데틀레프 포이케르트의 '나치시대의 일상사'란 책을 읽고 저으기 놀랐던 기억이 난다. 이렇게 보면 또 다른 것들이 드러나는구나... 싶기도 했었는데 아쉽게..
1. 전국시대 말 항우와 유방의 다툼 이야기는 삼국지나 수호지처럼 복잡하지는 않지만 선명한 대결구도 덕분에 나름의 강렬한 맛이 있다. 뛰어난 무용을 자랑했던 천하장사 항우와 인재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통솔할 줄 알았던 유방의 대결은 삼척동자도 다 알다시피 결국 유방의 승리로 끝을 맺는다. 2-1. 시황제의 죽음 이후 혼돈에 빠진 중국대륙은 결국 항우와 유방의 양강구도로 정립되고 양측은 일진일퇴를 거듭한다. 초기에 승기를 잡은 것은 항우였지만 유방은 우여곡절 끝에 승세를 잡고 해하垓河에서 항우군을 완전포위하는데 성공한다. 2-2.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밤, 초나라 군사들을 회유하기 위한 초나라 민요가 사방에서 들려오는 가운데 항우는 우미인과 술잔을 나눈다. 그리고 짧게 노래한다. 3. 力拔山兮氣蓋世 역..
1. 제대로 좆ㅋ망ㅋ한 올 한해를 돌아보는 시간 그 네번째. 오늘은 도서 부문. 책 읽는 걸 업으로 삼은 덕에 거의 순전히 타의에 의해 상당량의 독서를 하는게 내 인생이지만 그래도 나름 그 틈새를 비집고 내가 읽고 싶은 책 종종 챙겨읽었다. 고심 끝에 그 중에서 두 권 골라찍어봤다. 2. 예수전 (김규항, 돌베개, 2009.) 신앙심이나 경건함 같은 것과는 거리가 멀게 살아온 인생인지라 종교라는 문제에 대해 그다지 심각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는게 내 인생.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에 대해서는 늘상 복합적인 인상이 있었는데 대충 그런 생각들을 정리해보겠다는 생각으로 질렀었다. 3. 아는 사람이야 다 아는 사실이겠지만 나는 참 김규항이라는 이를 좋아한다. 가끔 그가 노출하는 '특정한 사안에 대한 옳지 못한 태..
1. 완전 제대로 좆ㅋ망ㅋ한 올 한해를 돌아보는 그 세번째 시간. 오늘은 '올해의 영화' 부문. 나온지 10년이 다 된 영화를 갑자기 올해 꺼내봤냐... 뭐 이런 얘기로 이야기를 시작해 온 것이 그간의 습관이었으나 오늘은 그런 쓸데없는 소리는 각설하고 바로 본론으로. 2-1. 나는 이 포스터 보면 좀 서글프다. 포스터의 '뽕삘'이나 다소 촌스런 색감 같은걸 이야기하는게 아니다. 포스터만 봐서는 류승범이 주인공 같지만 실제 주인공은 저멀리 뒤에서 기타 잡고 있는 이얼이다. 하긴 뭐 개봉 당시로서는 그나마 이름이 알려진 출연배우가 류승범 정도에 불과했으니 어쩔 수 없는 홍보전략이긴 하겠지만 그래도 좀 거시기한 건 어쩔 수 없잖아. 2-2. 뭐 여담처럼 덧붙이자면 포스터 속의 모습은 영화 속의 모습과도 한참 ..
1. 먼저 글을 쓰기 전에. 갑자기 본인도 전혀 의도치 못하게 화급히 티스토리로 도망치듯 이사를 와버렸다. 그동안 누적되었던 호스팅업체에 대한 불만이 이런 식으로 폭발해버린 셈인데 에라 모르겠다 ㅅㅂ 하는게 지금 마음. 2. 럼블 피쉬 - 비와 당신 (Memory for You, 2008.) 최근 몇 년 사이에 부쩍 많아진 그룹구성이라면 역시 여성보컬을 전면에 내세운 말랑말랑 밴드라고 할 수 있겠다. 자우림이나 롤러코스터 등을 필두로 체리필터, 러브홀릭, 클래지콰이 등으로 이어지는 요 계보는 장르와 성향이라는 측면에서 끊임없는 분화를 시도하면서 어딘지 모르게 친숙한 인원구성임에도 불구하고 그 누구도 비스무리하다는 느낌을 주지 않으며 각자의 위치를 단단하게 다지고 있다. 3. 사실 럼블피쉬도 결국 그런 연..
1. 좆ㅋ망ㅋ 올 한해를 되돌아보는 그 첫시간. 올해의 앨범. 내 귀를 간지럽혔던 수많은 앨범들이 치열한 경합을 벌였으나 최종적으로 두 앨범을 선정하였다. 원래대로면 대표곡 한두개 정도 함께 업로드해주는 것이 방문하신 분들을 위한 예의겠으나 저작권이 뭐 어쩌구저쩌구가 더럽게 복잡한 관계로 그건 무기한 연기하도록 하겠심다. 2-1. 브로콜리 너마저 - 보편적인 노래 (2008) 아마 모르긴 몰라도 2008년과 2009년을 통틀어 한국 인디음악계의 최대어는 브로콜리 너마저가 아닐까 싶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은 '장기하와 얼굴들'을 꼽겠지만...) 그러고보면 지난 수년간은 유독 많은 '인디'팀들이 빛을 발했던 때였던 것 같다. (개인적인 취향과는 약간 거리가 있지만) '국카스텐'이나 '눈뜨고 코베인'도 유..
아마도 지구상에서 가장 인기있는 UCC 시리즈 중 하나일 터이다. 아타리2600부터 플레이스테이션까지의 콘솔게임 중 병맛게임들만 골라서 리뷰하는 UCC로 외전격으로 제작된 것까지 포함하면 현재까지 100편이 넘는 시리즈가 나왔다. 난무하는 쌍욕과 화장실 유머 등 UCC이기에 가능한 표현의 한계를 십분 활용하고 있는 작품. 사실 나 이거 꽤나 팬이다. 이보다 더 자세한 얘기는 인터넷에 널려있으니 나중에 기회 되고 시간 남으면 하기로 하고... 옛날 게임을 잘 몰라도 볼 수 있는 작품 하나.
1. 기타를 배우면서, 그리고 기타를 (아아주 약간) 알게 되면서 이런저런 기타곡들을 찾아보게 되었는데 그러면서 번번이 이 간단해 보이는 악기 속에 숨어있는 무한히 많은 음색과 리듬과 멜로디들에 놀라게 된다. 2. 때로는 끈적하게 3. 또 때로는 빡세게 4. 뭐 이렇게 상큼하고 말랑말랑할 수도 있고 5. 그러니까 어떻게 해도 그건 다 기타고, 다 아름답고 다 좋은거다 뭐 이런거지. 6. 사실 이 뒤에 뭐라뭐라 낯 간지런 이야기를 덧붙일까 했는데 그냥 관둘란다. 음악 듣다보니 닥치고 하던 일이나 마저해야겠단 생각이 들어서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