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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君 Blu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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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어떻게 지방 중소도시를 살릴 수 있을까? 핵심은 도시재생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는 데 있다. (...) 앞으로의 도시재생 사업은 '치료'가 아닌 도시의 '체질 개선'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 이 책에서 강조하는 체질 개선은 도시 공간구조를 압축적으로 바꾸는 것이다. (...) 또한 쇠락하는 도시들을 위해서라도 지방에 거점 대도시들을 키워야 한다. (...) (...) 요약하자면, '수도권과 어깨를 나란히 할 지방 대도시 몇 개를 키우는 것', 그리고 '지방 대도시와 중소도시의 상생시스템을 구축하는 것', 이것이 예산의 제약 아래에서 우리가 추구할 수 있는 진정한 국토균형발전이다. (19쪽.) 인구의 감소와 물리적 낙후 현상의 원인은 경제적 이유에 있다. 순서로 따지면 경제적 쇠퇴가 먼저 오고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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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5월만 다가오면 5·18과 관련된 온갖 거짓뉴스가 넘쳐난다. 북한군 개입설부터 시작해서 시민군을 '폭도'로 매도하는 주장까지... 최근에는 극우 유튜버들까지 가세해서 온갖 험한 말들을 쏟아내고 있다. 그래서 그런가, 여당에서는 이른바 '역사왜곡방지법'을 발의하기까지 했다. (물론 나는 이 법안에 매우 비판적이다.) 그런데 막상 그런 헛소리들을 반박하거나 5·18의 전체적인 과정을 차분하고 꼼꼼하게 정리하려고 하면 또 마땅한 역사책이 잘 안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예전에 5·18을 다룬 어떤 책을 읽기는 했는데 개인적으로는 그 책이 굉장히 불만족스러웠다. 지나치게 감정이 과잉되었다는 느낌만 들 뿐 5·18에 대한 엄정하고 객관적인 접근이라고 보기에는 여러모로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노영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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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당첨되었다. 상품이 금일봉이래.” 어젯밤 서울을 다니러 간 아내가 카톡을 보내왔다. 아내는 음식 모임이 있어 매달 한 번은 일박이일 서울나들이를 한다. “무슨 당첨? 상금은 얼마래?” “모임에 개근한 사람을 대상으로 행운권 추첨을 했는데 내가 당첨되었어. 상금이 삼십만 원이나 돼.” “어머니, 그 돈으로 맛있는 거 많이 사드시고, 옷도 사셔요.” 며느리가 카톡에 끼어들었다. 아직도 철이 덜 든 나는 여전히 어리광을 부리며 카톡에 이런 문자를 넣고 있었다. “홍어 먹고 싶다.” (「전복 양식장의 유혹」, 46쪽.) 직접 지은 햅쌀로 처음 밥을 지었을 때의 그 감격스런 순간은 영영 잊을 수 없을 것 같았다. 쌀농사를 시작한 첫 해 그 가을, 방앗간 트럭에 쌀 포대를 싣고 집으로 들어설 때의 나는 이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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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은 피동적 감정이 아닙니다. 고통과 절망을 껴안으면서 동시에 그것을 넘어서는 능동적 감정입니다. 제가 비교적 꾸준히 글을 쓸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를 찾자면 ‘슬픔’이라는 감정의 씨앗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기 때문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봅니다. (…) (「책을 펴내며」, 5~6쪽.) 나는 인간이 가진 소중한 능력 가운데 하나가 슬퍼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슬픔 속에는 원한을 정화하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슬픔이 폭력에 대한 분노를 지운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분노와 원한은 다르다. 폭력에는 분노해야 한다 폭력에 분노하지 않는다는 것은 폭력을 인정하는 행위이다 분노를 껴안으면서, 분노를 넘어서는 감정이 슬픔이다. 분노가 또 다른 폭력으로 치닫지 않게 하는 고귀한 감정이 슬픔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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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지식은 언제나 제한적이다. 유난히 더웠던 2018년과 2019년. 그 시절에는 지구가 더워지고 있다는 것과 한국도 더워지고 있다는 정도는 알았지만, 그 여파로 한반도에 바람의 총량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까지는 몰랐다. 적도 인근에 광범위하게 무풍지대가 펼쳐져서 원거리 항해에 나선 범선들을 곤란하게 했던 것처럼, 내륙지역 중심으로 점점 바람이 줄고 있다는 것도 잘 몰랐다. 미세먼지가 점점 더 심해지는 것과 여름에 에어컨 없이 버틸 수 없는 날이 늘어나는 것이 내륙 무풍지대 현상과 연관되어 있는 것을, 2019년에는 미처 잘 몰랐다. 미세먼지도 미세먼지지만, 바람이 불지 않으면 에어컨 도움 없이 여름을 버티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요즘은 기상 방송에서 미세먼지 예보뿐만 아니라 바람 총량과 무풍지역 예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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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스포츠와 함께 아오마메가 즐기는 것 중 하나였다. 소설은 별로 읽지 않지만 역사와 관련된 책이라면 얼마든지 읽을 수 있었다. 역사에서 특히 그녀가 좋아하는 것은 모든 사실이 기본적으로 특정한 연도와 장소에 관련되어 있다는 점이다. 역사의 연도를 외우는 건 그녀에게는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다. 숫자를 달달 외우지 않아도 다양한 사건의 전후좌우 관계를 잘 파악하면 연도는 저절로 머릿속에 떠오른다. 중고등학교 때 아오마메는 역사시험만은 항상 반에서 최고 점수를 받았다. 역사의 연도를 외우기가 어렵다고 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아오마메는 의아했다. 어떻게 그런 간단한 것을 못할까. (1권, 10~11쪽.) “그렇게 쉽게는 들키지 않아. 나는 마음만 먹으면 아주 용의주도하게 일을 처리할 수 있어. 그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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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즈음 나의 가장 큰 고민은 두 번째 삶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였다. 확실한 것은 첫 번째 삶이 끝났다는 것뿐이었다. 그냥 온몸으로 깨달았다. 불안과 공포와 환멸과 싫증과 권태와 무력이 액체가 되어 내부로부터 나를 익사시키기 직전이었다. 새로운 아이디어도 없었고 새로운 생각을 발전시킬 배터리도 없는 상태였다. 두 번째 직업을 찾아야했지만 거기에 걸맞은 재능이 없었다. 나는 죽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 이제 와 하는 말이지만 그때 죽었어도 하나도 이상할 게 없었다.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온도가 높아졌고, 그게 새삼스럽게 신기했다. (10~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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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박사학위논문을 책으로 다듬은 것이다. 전근대 한국에서 '단맛'이란 참으로 귀한 것이었다. 중국으로부터 수입되는 설탕은 양이 매우 적었고, 꿀은 너무 비쌌기 때문이다. 그러던 것이 근대적인 설탕산업이 도입되어 설탕이 대량생산되면서 비로소 단맛은 우리의 삶 속에 깊이 들어오게 됐다. 그런 점에서 보면 근대는 설탕과 단맛을 통해 우리의 미각까지 바꿔놓았다고도 할 수 있겠다. 설탕과 단맛은 근대적인 식생활의 상징이자 맛과 영양의 보고로 여겨졌다. (물론 시대에 따라 정반대로 인식되기도 했다.) 이 책은 설탕으로 대표되는 '좀 더 건강하고 과학적인 식생활'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꾸었는지에 주목하는데, 책을 읽고나니 근대는 미각으로도 우리 몸에 각인된다는 사실을 새삼 떠올리게 된다. 많은 학자들이 지적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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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이 카페에 모여 정치 토론을 벌인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부 당국을 긴장시켰다. 곧이어 엄격한 규제가 하나씩 획책되기 시작했다. 루이 14세 시대에는 경찰이 카페와 같은 공공장소를 철저하게 감시하기도 했다. 카페는 은밀한 만남을 갖기에 적합한 곳이었고, 소문을 퍼뜨리기에 안성맞춤인 곳이었다. 반체제적 소문까지도 카페를 중심으로 퍼져나갔다. 게다가 카페는 비밀이 보장되는 곳이었다. (...) 카페의 손님들은 정치 현안을 아주 자유롭게 토론했다. 몇몇 사람은 유난히 목소리를 높이면서 극단적인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다른 손님들의 말조심하라는 경고나 물리적인 위협에도 소용이 없었다. 그들은 시골에서 올라온 듯한 청년들을 흥분시켜 그에게 정치 이야기를 했던 고향 사람들의 이름을 알아내려는 수작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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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하지 못한 한아였지만, 오랜만에 심장이 뛰었다. 가벼운 위험, 몇 센티미터쯤 죽음과 재난에 가까이 간 것만으로 경민이 이렇게 변화했다면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싶었다. 앞으로 변화할 게 더 남아 있다면, 오래된 관계를 체념이라고 부르지 않아도 되 것 같았다. (25쪽.) 그렇게 한 번도 돌아보지 않고 우주로 떠나다니. 한아는 마지막 작별을 기억해내고는 치를 떨었다. 다이옥신 같은 새끼, 미세먼지 같은, 아니, 미세 플라스틱 같은 새끼, 낙진 같은 새끼, 옥티벤존, 옥시녹세이트 같은 새끼, 음식물 쓰레기 같은 새끼, 더러운, 정말 더러운 새끼, 밑바닥까지 더러운 새끼, 우주의 가장 끔찍한 곳에서 객사나 해라...... 더 심한 욕을 하고 싶었지만, 불행히도 어휘력이 딸렸다. 한아는 평소에 욕을 좀 연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