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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君 Blu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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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의 굵직굵직한 주제 중에, 의외로 개설서를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예로 중국의 문화혁명을 들 수 있겠다. 문화혁명을 직간접적으로 다루는 책은 무척 많지만 문화혁명의 전반을 파악할 수 있는 개설서는 거의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문혁에 대한 평가에만 집중하거나 그 와중에 있었던 에피소드 같은 것에 집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독자 입장에서 이런 상황이 정말 난감하다. 사칙연산도 안 배웠는데 함수부터 들이미는 느낌이랄까. 베트남전쟁도 비슷하다. 베트남전에 대한 이야기와 책은 정말 많다. 고엽제 피해를 입은 군인들, 전쟁 중에 자행된 민간인 학살들, 전쟁 특수로 돈을 벌어 재벌이 된 사업가들 등등. 하지만 의외로 베트남전의 전체적인 양상과 한국과의 관계를 전체적으로 서술한 개설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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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먹을 때는 김치가, 피자 먹을 땐 콜라나 사이다가 있어야 된다. 그러지 않고 라면 옆에 간장을 내놓거나 피자에 김치를 곁들였다가는 음식의 도를 모르는 놈이라고 얼마나 타박을 들을까;; (아, 물론 그런 취향을 가진 분도 분명히 어딘가에 있긴 할테니 그 분은 제외...) 역사학에도 그런 조합이 있다. 어느 시대 어느 분야를 공부하려면 반드시 일독해야 한다거나, 그 책을 인용하지 않고서는 좀처럼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그런 책이 꼭 하나씩 있거든. 『사기』나 『삼국사기』처럼 이미 그 자체로 사료(史料)가 된 책도 있지만 지금 이 시대에 한창 활동하고 있는 연구자들이 쓴 연구서 중에도 그런 책이 있다. 최근에 (다시) 읽은 『미국의 대한경제원조정책 1948~1960』이 정확히 그렇다. 이 책은 195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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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해방 정국에 대한 균형감각이 좋다. 어떤 면에서 보면 최근의 역사감각이 오히려 이에 비해 퇴보한 느낌이랄까. 1989년에 나온 책을 두고 지금 와서 직접 논평을 붙이기는 좀 그렇다만은, 나중에 언젠가 이 책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할 일이 있을 것이다. (...) 정국은 반탁과 찬탁으로 양분되어 신탁통치문제에 대해 중간적인 입장을 취할 수 있는 여지는 좁혀지고 말았다. 3상회의결정에 규정된 신탁통치를 식민통치와 유사한 것이라고 여겨 민족적 자존심에 비추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대한 진영이나, 한반도문제의 유일한 해결책으로서 전면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찬탁진영 앞에서 중간이란 용납되기 어려웠던 것이다. 이로써 3상회의결정의 의의와 내용을 냉철하게 분석하여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자세가 수용되기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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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의 연구 경향은 대체로 전체주의-수정주의-신수정주의 순으로 진행되었다고 정리된다. 세 관점 모두 각각의 맥락과 입장이 다르지만 한국전쟁의 원인이나 구조, 연원 등에 연구의 초점을 두는 거시적인 연구라는 점에서는 공통적이다. 그러다가 90년대 이후 구술사oral history 연구방법이 도입되면서 한국전쟁 연구는 큰 전환을 맞는다. 물론 애초의 한국전쟁 경험에 대한 구술 연구는 연구 그 자체가 목적이라기보다는 민간인 학살에 대한 진상규명 차원에서 시작되었다. 하지만 한국전쟁 구술 연구는 기존 역사학에서 미처 포착하지 못했던 미시적이고 주관적인 세계, 즉 소문자 역사에 대한 관심으로 폭이 확대되면서 한국전쟁의 다양한 측면을 드러내는 연구방법론으로 자리매김했다. 『마을로 간 한국전쟁』은 바로 이런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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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연구가 여론의 쟁점으로 떠오르는 일이 1년에 몇 번이나 있을까. 아마 별로 없을걸. 하지만 잊을만하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그 분, '식민지 근대화론'이 등장하는 그 순간만큼은 역사학이 당당히 자기 존재감을 뽐내는 순간이다. '식민지 근대화론'이 그렇게 영향력이 큰 것은 아마도 식민지를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이 곧 지금의 정치적 성향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일 거다. 또한 식민지가 우리에게 남긴 역사적 트라우마가 그만큼 크다는 뜻이기도 하겠지. 개인적으로는 '근대화론이냐 수탈론이냐'는 식으로 나뉜 이분법적 구도를 무척 싫어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섣불리 양비론을 펼치고 싶은 마음도 없다. 지금의 시점에서 볼 때 근대화론과 수탈론이 현실에서 가지는 정치적 효과가 동일하다고 보지는 않기 때문이다. '근대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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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계(자)는 이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요?" 역사에 관련된 질문 중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이것 아닌가 싶다. 관심이 있어서 나름대로 책도 읽어보고 다큐멘터리 같은 것도 챙겨보기는 하는데, 직업적 연구자가 아닌 보통의 독자로서는 이게 과연 학문적으로 근거가 있는 말인지 검증할 방법이 없으니까. 그러니까 열심히 책을 읽고 나서도 가슴 한켠의 불안함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그런 불안함을 없애는 가장 좋은 방법은 책을 많이 읽는 것이다. 어차피 학계의 연구성과라는 것도 결국에는 책의 형태로 가공되어 나올테니 끝도 없이 책을 읽어가다보면 언젠가는 학계의 연구수준을 따라 잡을 수 있겠지. 하지만 그건 불가능하다. 직업적인 연구자도 아닌 보통의 독자가, 읽기도 까다로운 전문 연구서를 주구장창 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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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자는 도식적이라고 말할지도 모르겠으나, 60~70년대 록 음악의 흐름을 이 정도로 정리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대중음악의 연대기를 써내려가는 신현준의 작업을 (독자로서는 이미 한참 늦었지만) 하나씩 찬찬히 따라밟아가는 재미가 있다. 물론 1997년에 나온 책이다보니 지난 23년 간의 역사가 고스란히 공백으로 남아있기는 하다. ("레이지 어겐스트 더 머신Rage against the Machine, 콘Korn, (...) 등의 신진 하드코어 밴드들" 같은 표현도 나온다;;) 트래비스, 콜드플레이, 뮤즈 등으로 이어지는 이후의 계보를 채워넣는 것은 독자의 몫. 그리고 하나 더. 이 책은 존경하는 대선배이자 나의 음악적 멘토, 락찔이 정대춘에게 정통 락스피릿의 세례를 퍼부어주셨던, 에, 그리고 또... 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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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난로 앞 다른 의자에 앉았다. 아내에게 돈 이야기를 어떻게 꺼내는게 가장 좋을지 생각하려고 계속 애썼다. 이야기를 잘 풀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다가, 갑자기, 아내가 찬성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심란하게도, 뜻밖의 사실을 발견했다. 내가 돈을 정말이지 간절히 원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깨닫게 됐던 것이다. 그때까지는 형과 루에게 돈을 넘기지 않겠다고 계속 협박했다. 그러다보니, 내 자신이 형과 루에 비해서 그 횡재에 비교적 관심이 없다는 환상을 품게 됐다. 돈을 보관하겠다, 그러나 상황이 여의찮으면 곧장 없애겠다는 환상이었다. 이제 돈을 돌려주어야 할지도 모르는 가능성에 맞닥뜨리자, 그런 조건들이 정말이지 얼마나 가식적인지 깨달았다. 나는 깨달았다. 나는 돈을 원한다. 돈을 갖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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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메리아는 동경의 서부, 조용한 주택가인 무사시코야마에 위치하고 있다. 입구에는 중형 크기의 본막 럭키 로스팅 머신이 있고, 안쪽에는 업라이트 피아노가 차분히 놓여있다. 매장이 작고 아담해 앉을 수 있는 좌석은 10석이 조금 넘는다. 단골 손님들은 익숙해졌는지 사이좋게 테이블을 공유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다른 손님에게 자리를 양보하기도 한다. 들어오는 손님들 모두 서로를 알아보고 안부를 전한다. 동네 사랑방이 따로 없다. 오야마다이 마루야마의 손님들에게서는 고급스러운 품격이 느껴졌고, 아마메리아의 손님들에게서는 소박하고 따듯하게 서로를 배려하는 정겨움이 느껴졌다. (17쪽.) 브라질 커피는 산미가 주도적이지 않지만, 슈가 브라우닝 플레이버의 단맛과 고소함이 도드라진다. (...) 물론 저품질의 브라질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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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짜임새가 좋아서 책장이 금방 넘어간다. 마지막까지 긴장을 끌어올리는 솜씨도 일품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불편하기도 했다. 선명하고 강렬한 이미지 연출 그 자체에만 몰두하는 것 같아서. 하물며 그 대상이 하나 같이 여성이라면야. 카미유는 몇 분 동안만이라도 생각을 가다듬어보려 했다. 하지만 이런 환경 속에 머물러 있는 한 뭔가에 대해 사고를 집중하기란 아예 불가능할 듯했다. 지금 눈에 들어오는 모든 것이 인간의 사고력에 대한 도발로밖에 여겨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30쪽.) 교정. 개정판 2쇄 212쪽 2줄 : 유명세을 -> 유명세를 223쪽 10줄 : " 그렇게 -> "그렇게 353쪽 8줄 : 오르가즘 -> 오르가슴 (오르가즘이나 오르가슴이나 둘 다 맞지만 표기를 통일은 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