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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君 Blues...
오늘따라 부쩍 멘탈이 안 좋다. '멘탈 붕괴'라는 말을 대학원 들어와서 거의 입에 달고 살았던 것 같은데 오늘도 그 비슷한 날이다. 기계적으로 하던 일을 하고는 있지만 좀체 회복이 안 된다. 멘탈이 돌아오지 않아.
1-1. 솔직히 말하자면 대학원생에게 독서란 일종의 '업무'와 비슷하다. 수업 준비를 위해서 책을 읽어야 할 뿐더러 논문 쓰려고 보는 연구서와 논문들에, 취미 삼아 읽는 책을 더하고 세상 돌아가는 얘기 좀 알아보려고 읽는 주간지나 월간지까지 더하면 순수히 활자의 양만 가지고 볼 때 많을 때는 1주일에 서너권 분량은 족히 읽는 것 같다. 대한민국 연간 평균 독서량이 직장인 기준으로 15권 조금 넘는다는데 이 정도면 가히 '활자중독' 수준은 아닐랑가. 1-2. 근데 저 많은 책을 다 읽으려면 사실 좀 마이 피곤타. 책상 앞에 앉으면 어김없이 책을 꺼내들어야 하고 전철에 타서도 책을 꺼내야 되고 버스에서도 책을 꺼내야 되고 자기 전에도 책을 꺼내야 되고... 아 이게 뭐야. 우엥 ㅠㅠ. 가끔 어떤 때는 책 사..
1-1. 내가 소설을 읽는 경우는 거개 두 가지인데 인터넷서점에서 책을 주문하다가 배송비를 아끼려고 싼 값에 할인 중인 소설책을 끼워넣거나 어떤 특정한 계기로 인해 어떤 작가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경우이다. '펭귄뉴스'는 두번째 경우에 해당한다. 1-2. 내가 김중혁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은 것은 불과 몇 달 전으로 이동진이 진행하는 '빨간 책방'이라는 팟캐스트에 그가 고정 패널로 출연하고 있는 것이 계기였다. 그의 시덥잖은 언어유희에 나는 다소 매료되었고, 그의 소설책을 사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얼마 전에도 새 소설집을 냈지만 역시 누군가의 작품세계를 제대로 더듬으려면 첫 작품부터 보는 것이 순서인지라, 2006년에 나온 그의 첫 소설집을 골라들었다. 2. 소설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을 붙여야 하는지 ..
1. 정신차려보니 벌써 9월 27일이다. 개강한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9월이 끝나간다. 언제는 안 그랬냐만은, 이번 달도 정말정말 시간 가는 속도가 F1 레이싱카 마냥 씽씽씽이다. 2-1. 바쁜 이유는 역시 수업 때문이다. 석사 과정 때도 그랬지만 박사 과정도 별 다르지 않은 것 같다. 거기에 입에 풀칠 좀 해보겠다고 일 몇 가지 더 하다보니 아 이러다 정말 죽겠다 싶을 정도로 너무 많은 업무스트레스와 너무 적은 수면시간과... 아 ㅅㅂ 정말 죽겠다. 2-2. 이번 학기에 과에 새로 부임하신 ㄱ선생님의 수업은 무척이나 흥미롭다. 선생님의 내공이야 학계에서 이름난 그대로였다. 수업시간에는 뭐라도 하나 더 얘기해주시려는 듯 3시간 꽉꽉 채워서 이야기를 많이 해주셔서 가만히 듣고 있는 것만으로도 뭔가 지식이 ..
0. YES24에서 이 책으로 검색하면 리뷰만 200개 넘게 나오는데 나까지 거기에 더 보태서 이 책의 내용이 어떠니저떠니 이야기하는 것은 트래픽 낭비인 것 같다. 1. 한국사회에서 '재벌'이나 '노동', '복지', '민주' 같은 단어는 여러가지 의미에서 언터처블의 경지에 오른 것 같다. 신주단지 모시듯 숭배하는 쪽에서든 참이슬 먹고 게워낸 토사물 보듯 하는 쪽에서든 말이다. 당장 나도 재벌 일가의 부도덕하고 탐욕스러운 행각을 보면 곧바로 분노게이지가 상승하는 입장이니까. 그리고 이 책이 욕을 먹는 것 중 아마도 거의 90% 이상이 거기에서 기인할걸. 2. 하지만 끓어오르는 분노를 꾹꾹 눌러참으면서 경청할 가치는 충분히 있는 이야기들이라고 본다. 많은 경우 김상조의 '종횡무진 한국경제'와 비교해서 읽곤 ..
0-1. 김일성이 죽었을 때도 그랬고 김정일이 죽었을 때도 그랬다. 대충 이런 그림 자주 나왔다. 자연스럽게 "아 정말 저노무 에미나이들은 이해할 수가 없다니깐. 그렇게 배곯고 사는 사람들이 무슨 ㅅㅂ 옴 진리교 교주 모시듯 수령님 장군님 모시는거."하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그런 그림들. 0-2.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그러니까 북조선이라는 나라는 정말 이해할 수가 없는 미친 나라야."라고 생각해버리면 그냥 거기서 끝이라는거지. 두동강난 우리 민족 어쩌고저쩌고 통일의 일주체 어쩌고저쩌고 동북아 평화를 위한 평화적 회담이 어쩌고저쩌고도 다 필요없다. 아니 미친 놈이랑 무슨 얘길 더 하겠냐고. 0-3. 그런데 김일성과 김정일의 죽음에 오열하는 이들을 '비합리'나 '정신병', '독재', '세뇌'라는 단어로 설..
무슨 일이건 작심삼일만 넘기면 본궤도에 올랐다고 봐도 무방할텐데, 이 프로젝트도 벌써 세번째 만남이니 어느 정도 궤도에는 오른거 아닌가 싶다. 조금씩 버겁기는 하지만 책 읽는 속도도 대충 맞추겠고 책 선정도 전반적으로 마음에 든다. 사실 나란 놈이 시야가 무척 좁아서 딱 내가 보는 책 말고는 다른 책이 뭐가 있는지 정말 어두운데, 그런 면에서 보면 프레시안 북스를 즐겨찾기 해놓은 지상현씨한테 내가 빚을 진 셈이다. 뭐 어쨌거나... 이번 주는 체력이 좀 많이 딸린 한 주였다. 찐만두라도 만들고 싶은건지 공기는 습한데 태양은 죽어라고 내리쬔다. 이런 날씨에 연 이틀이나 답사한답시고 낮 내내 걸어다니느라 체력도 까먹고 시간도 까먹었다. 그렇게 목요일을 맞았는데 아 정말 누가 내 몸에 큰 빨대 꽂아서 체력을 ..
'빅이슈'의 체계는 직관적이다. 빅이슈 코리아는 빅이슈 판매원(줄여서 '빅판'이라고 한다)에게 1400원을 받고 잡지를 공급하고 빅판은 이를 지정된 시각과 지정된 장소(빅판 스스로 지정한다)에서 3000원에 판매한다. 1부당 1600원이 빅판에게 돌아가는 셈이다. 이러한 원칙은 판매금액의 50% 이상이 빅판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원칙에 따른 것이다. 이렇게 번 돈으로 빅판은 기존의 생활을 정리하고 고시원에서 새로운 보금자리를 꾸민다. 처음 빅판을 신청하는 주거취약자에게는 첫 달에 한해 빅이슈 10부와 첫 달치 고시원비가 제공된다. 그리고 어느 정도 돈이 모이면 빅이슈 코리아는 이들이 임대주택으로 옮겨갈 수 있도록 유도한다. 빅이슈 코리아는 사회적 기업의 형태로 운영되며 컨텐츠의 많은 부분은 여러 사람들의 ..
0. 그간 바쁘다는 핑계로 세미나를 두번씩이나 빼먹었던 참인데 이번에는 아니나다를까 발제까지 떠맡게 되어 참여치 않을 수가 없었던 세미나라 하겠다. 1. 이번 주제는 '전환기의 역사정책'이었던가... 뭐 그랬는데 '전환기'라는 말은 개콘 유행어쯤 되는 것처럼 여기저기서 많이 듣고는 있는데, 예전에 '아햏햏'이란 말을 들었을 때처럼 암만 들어도 무슨 뜻인지는 잘 모르겠다. 거기에 '역사'와 '정책'을 섞어서 '역사정책'이란 괴이쩍은 단어까지 만들어 붙여놔서 기획의도가 뭔지도 잘 모르겠다. 세상이 엿같아지니까 역비의 기획특집도 점점 괴작이 되어가는 것 같다. 다음 통권 100호 특집이 기대된다. 2-1. 원래는 이번 모임에서 통통통 기획자를 바꿀 계획이 있었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현재 기획자인 준석씨로 2개월..
1-1. 독일 가기 전에 나를 짓눌렀던 과중한 업무들은 여행 이후에도 그 위세가 여전했고 심지어는 돌아온지 한 달이 넘은 지금도 여전하다. 과거의 신문기사를 그대로 옮겨 쓰고, 언론사에 뿌릴 보도자료를 작성하고, 새로운 브리핑 계획을 짜고 하는 등등의 일들은 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내 몸의 열정을 갉아먹는 느낌이 든다. 그런 일들에 계속 짓눌려 있자면 학생이라는 내 본래 위치가 어느 순간 보이질 않아서 참 거시기하다. 1-2. 만년제(萬年堤) 정비복원 사업은 그럭저럭 잘 진행되고 있다. 부지런히 피똥싸면서 쓴 원고는 결국 해체되어 보고서 여기저기로 나뉘어 묻히는 것으로 결정됐지만 거기까지는 내 소관이 아니니 뭐라 할 말은 없지. 이대로만 가면 내 맡은 부분은 (좀 귀찮아서 그렇지) 나름 순조롭게 마무리되지..